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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Sep 17. 2016

오늘부터 디제잉

[북리뷰] 장규일 지음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기만에 스트레스 해소 방식이 있는데,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예전부터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실로 다양한 취미를 배워왔었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취미생활들에 있어서는 왠만한 분야에 모두 기초 이상은 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슬럼프가 좀 있었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사연이 있어서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많이 지쳐있었는데 그때 마침 이 책을 소개받아서 읽어보았다. 이 책은 실로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에서 단 1개의 연관성도 없는 분야였고 상상도 하지 못할 영역이었다. 그런데 한편으론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미지의 영역으로 도피할 수 있겠다는 점에서 거부감없이 읽게 되었다.


색깔부터 강렬한게 눈에 쏙 들어온다.


나는 실로 정말 재미없는 30대 중반의 아저씨인데 디제잉이라니.. 그냥 내가 디제잉을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웃겨서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예전에 컴퓨터음악(미디)를 공부해본 적은 있지만 디제잉은 또 다른 영역이라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였다.




저자이신 장규일님의 이력을 보니 왠지 동질감이 느껴졌다. 아니 그 뿐만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상황에서 이 책을 골랐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 역시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고 있는데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시작한 디제잉이 이제는 그를 DJ로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주고 있다고 한다.


디제잉을 배운 뒤로 그는 "퇴근 후 디제잉"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우리와 같은 -일상에 질린 많은 직장인들에게 디제잉의 매력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나 멋진가.


찾아보니 이런 강의도 진행하고 계신다


책의 내용은 무겁지 않다. 사진까지 포함해서 약 150p 정도이고 나도 가볍게 30분 정도 만에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짧은 내용안에 나 같은 초보자들이 디제잉에 대해 궁금해할만한 내용의 답은 빠짐없이 들어있다. 디제잉이 무엇인지, 디깅이 무엇인지, 디제인의 장비와 믹싱기술, 믹스셋, 무대매너에 다른 아마추어 직장인 디제이들의 인터뷰까지. 말 그대로 "이보다 더 쉬울 수 없는" 설명을 담았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대로 이 책에서 나온 정보보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할 거리가 더 많아지는 것이 숙제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과연 아마추어 디제이가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다가 이내 '그럼 가볍게 장비를 사거나 학원을 다녀볼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러다가 진짜 디제이가 되서 무대위에 있을 모습을 상상해보며 웃음을 지어보기도 한다. 지루한 현실에서 벗어나 이런 상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나에게 준 휴식같은 선물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 제목은 "그 많은 취미 중에서 왜 하필 디제잉이야?"다. 왜 하필 디제잉일까?

아직 EDM같은 음악을 즐겨듣는 것은 아니지만, 사견으로는 디제잉이 가장 tech한 느낌이 나는 음악 장르라고 생각한다. 가장 진보적이면서도 신나는 음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지루한 일상에서 원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가 도피하고 싶은 이상향과 맞아 떨어지는 음악이기 때문에 디제잉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실 나는 지금도 많은 취미생활을 하고 있어서 디제잉까지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한번 읽고 이미 아마추어 디제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껴봤다. 신나는 비트에 몸을 맡긴채 스테이지에서 관객들을 향해 음악을 틀어주는 상상도 해봤다. 비록 아직 실현되지 않은 꿈이라 해도 이런 일탈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퇴근 후 디제잉' 모임에는 한 번 나가보고 싶다.


언젠가 나도 이런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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