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미츠급 원자력 항공모함을 제작하는 Northup Grumman의 자료를 보면 항공모함 제작이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필요로 하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47,000톤의 정밀 용접된 강철, 백만 개 이상의 개별 부품, 900마일 가량의 철사와 케이블, 숙련 기술자의 4천만 시간 작업, 17,800명 근로자의 7년 이상의 업무가 필요한 작업이다. (Fortune, July.22.2012)
이러한 거대한 프로젝트가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개인이 철사를 만들고 케이블을 만들고 개별 부품들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결국 그것을 통합하여 거대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조직의 명확한 목표와 일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창업을 하시는 분들 중 1인 창업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다. 혹은 오랫동안 신뢰관계에 있는 친구와 함께 2~3인이 공동 창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이전 직장생활에서 대인관계에 질리고 속칭 '간섭받지 않고 혼자 일하는 게 편해서' 1인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
확실한 사실 한 가지는, 혼자서는 결코 항공모함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철사 장사나 케이블 장사로 돈을 벌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은 할 수가 없다. 여러 단위의 비즈니스를 통합하는 것은 리더십의 영역이며 조직 활동을 통해서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다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창업자 스스로 리더십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키워야만 하는데, 현실은 혼자 혹은 가까운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범위의 업무량만 하게 된다. 스스로 역량을 키운다면 훨씬 사업을 키울 수 있는데도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이 싫어서 스스로의 한계를 만드는 꼴이다.
이렇게 자기 신념이 강하신 분들은 운 좋게 사업이 성공해서 급여를 지급하는 직원을 두게 되어서도 자기 신념을 강요하기가 쉽다. 애초에 사업 초기부터 그런 방식으로 경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자신이 그렇게 욕하던 과거 직장생활 시절 상사들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유명한 아담스미스의 핀 공장 - "노동자 한 사람이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수작업으로 핀을 만든다면 잘 해야 하루에 한 개정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핀 제조과정을 18개 공정으로 나누어 열 명이 분업을 하면 하루에 4만 8천 개의 핀을 만들 수 있고 한명이 하루에 4천 8백 개의 핀을 만들 수 있다”- 이 말하는 분업과 전문화의 원리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정작 그것을 효율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론에는 나와 있지 않은 무수한 노동자들의 조직 행동(Organizational behavior)이 그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업가들이 자신은 이 세상을 바꿀 기업을 만들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혼자서 이룰 수 없다. 모범이 되는 멘토, 분신과도 같은 동업자, 훌륭한 직원들이 한 방향을 보고 몰입할 때만 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 훈련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매우 드물다.
리더십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말은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면서 수시로 주변과 충돌이 일어나는 사람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혹시 내가 독불장군은 아닌지, 내 생각만 옳다고 믿고 있지는 않는지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 같이 읽어볼 글 : 조직에서 직급에 따라 필요한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