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효석 Feb 12. 2016

디지털 시대의 읽기와 쓰기

 SNS세상이 되면서 사람들의 언어습관도 변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짧은 글만 읽는 바람에 긴 호흡을 가지고 봐야할 책을 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나아가 그로인해 생각하면서 읽는 비평적 읽기(Critical writing) 능력이 떨어져서 글을 읽어도 그 중심내용이나 행간을 읽지 못하는 난독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읽는 사람뿐만 아니라 쓰는 사람의 습관도 변하고 있다. 우선 SNS에 올리는 글이 길면 사람들이 안 읽기 때문에 짧게 쓰는 버릇이 강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30초안에 읽을 만 한 20줄 이내의 글만을 쓰다 보니 이 역시 긴 호흡으로 생각하며 읽을 글이 아닌 하나의 산문시 같은 글이 나오기 십상이다. 나아가 트위터는 이른바 한 줄짜리 시를 쓰는 시인들을 양산하기도 했다. 모두가 깊이보다는 속도를 중요시하는 SNS 시대의 피할 수 없는 결과물이다.     

 나 역시 글을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이런 시대적 변화에 자유롭지 못하다. 조금이라도 긴 분석적인 글을 쓰면 사람들이 읽지를 않고, 현학적이고 그럴듯한 짧은 글에만 독자들이 반응을 하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추세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랜 생각 끝에 나온 함축적인 글들 보다는 그때그때마다 유행에 맞는 캐주얼한 글들이 범람하게 되고, 그런 글들을 읽는 독자들 역시 보다 자극적이고 빠른 글들을 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간과 사색의 숙성을 거친 인생의 성찰대신 최신 뉴스를 가장 빠르게 분석한 글이 인기를 얻는 현실에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과 능력을 빼앗기고 있다.   

  

 컴퓨터 시대가 되면서 악필이 늘어나고 가족들 핸드폰 번호도 외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점점 깊이 생각하기 귀찮아하는 우리의 습관이 아닐까 한다. 지금 인류의 기술은 진보하고 있지만 인간의 지혜는 퇴보하고 있다.     


모니터에서 벗어나 좀 더 사색하는 시간을 늘리고 책을 읽자.



매거진의 이전글 경품왕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