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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럭바라 Dec 27. 2020

노력이 안 통할 때도 있다

천재 과학자 이야기

"이론 물리학에서 그들이 이용하는 방법에 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면, 딱 한 가지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라고 조언하겠습니다. 그들의 말을 믿지 말고 그들의 행동에만 집중하십시오."


1. 실천력

 현재는 최고의 물리학자로 불리는 아인슈타인은 물리학 계열 취업에 실패했었다. 부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먹고살기 위해 특허 사무소에서 일을 해야만 했다. 보통 먹고사는 일이 바쁘면 다른 일을 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자고 일하는 시간 외에는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 현재도 지도자가 없으면 새로운 이론은 막론하고 논문을 읽고 쓰기도 힘들다. 아인슈타인은 이에 굴하지 않고 리퍼런스도 거의 없이 논문을 게재했다. 당대 절대자로 여기던 뉴턴에 반하는 이론을 준비하는 것도 아인슈타인의 실천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이후엔 전쟁 중에도 자신의 이론을 완성시키는 데만 몰두하며 뛰어난 실천력을 보여줬다.


2. 운 

 이론이 아무리 뛰어나도 세상에 인정받는 것은 운이 필수로 따른다. 아인슈타인은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특허 사무관 일을 함으로써 다각적으로 사고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리퍼런스도 없는 논문을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인 막스 플랑크가 그의 논문을 보고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자신보다 먼저 논문을 낼 수 있었던 힐베르트도 그에게 양보하는 것도 아인슈타인의 운이라고 볼 수 있다.


3. 네트워크

 인간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아인슈타인도 마찬가지다. 학창 시절에 수학을 좋아하지 않아 자신의 이론을 연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책에선 뛰어나진 않지만 꽤 괜찮은 실력이라고 한다.) 자신의 부족한 수학 사고를 보완하기 위해 힐베르트와 모든 과정을 공유한다. 이후에 에딩턴은 자신의 이론을 몸소 증명하기 위해 아인슈타인 대신 뛰어다녔다. 그 외에도 아인슈타인은 인맥이 넓지 않지만 자신의 지인에겐 좋은 평을 들으며 긍정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누렸다.


그릿(GRIT)이 틀렸다고?


 내가 이 책을 읽던 도중 조던 피터슨 교수가 '그릿'은 타락한 개념이라고 언급하는 것을 봤다. 보기 좋게 브랜딩 한 그럴듯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릿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가 클 것이다. 나 또한 그릿을 읽으며 내 그릿 점수를 매겼던 기억이 있을 정도로 괜찮은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그릿을 왜 조던 피터슨 교수가 '타락'이라는 단어를 쓰는지 아인슈타인처럼 의문을 가지고 찾아봤다.


 그릿의 부제는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이다. 여기서 그릿은 IQ보다 열정적인 노력의 의미를 강조한다. 보기는 좋다. 선천적인 IQ(지능)와 관계없이 열정과 노력만 다 한다면 누구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 주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임의의 모집단 100명 중에 랜덤으로 한 명을 뽑는다고 가정하자. 이때 폭력적인 사람이 남자일까, 여자일까? 대부분 남자가 많다고 생각한다. 맞다. 남자가 많다. 그렇지만 60:40으로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폭력성을 포함해 남녀는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이 훨씬 많다. 그렇지만 남자와 여자는 다르게 분류해 연구한다.


 그렇다면 100명 중에 가장 폭력적인 사람을 뽑으면 어떨까? 앞의 실험이 무색하게 놀랍게도 100% 가깝게 남자다. 따라서 감옥에 가는 남자의 비율이 여자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보통 평균을 좋아하고 편한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크다. 따라서 극단값을 무시하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우리에게 그릿이라는 달콤한 단어가 TED 인기 강연에 버젓이 나오게 된다.


 모병제를 채택한 나라에서 군대는 자발적으로 신나게 오는 곳이 아니라 간곡하게 와달라고 해야 오는 곳이다. 큰 신체적 결함이 아니라면 군대(특히 미군)는 모든 인원을 받는다. 그런 군대에서도 받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IQ가 82 이하인 사람이다. IQ가 낮으면 작전 수행 이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고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원들은 교육을 해도 안 되기 때문에 제발 와달라는 군대라는 집단에서도 거부한다.


 

 우리나라는 IQ가 높기 때문에 82 이하인 사람을 찾기 힘들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이에 해당되는 인구는 무려 10%에 가깝다. (90% 사람은 그릿이라는 단어를 만나 긍정적인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그릿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에 가깝다. 쉽게 말하면 아무리 해도 안 될 가능성이 높다. 낮은 수준의 노동도 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전문가들도 이들에 대한 해결책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릿을 강조하며 열정, 끈기, 노력이 해결책이며, 못하면 그 사람이 그릿이 없다고 탓하는 폭력을 가할 것인가?




 내가 만약에 책 <아인슈타인의 전쟁>을 읽지 않았다면 그릿에 대한 반론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유명하지만 본질을 추구하지 않고 보이기 식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전 세계적으로 많다. 자신의 이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소수에 대한 폭력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뉴턴의 이론을 아인슈타인이 반박했듯이 아인슈타인 이론도 언젠가 틀릴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은 힘들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그렇지만 하지 않기 때문에 하기만 해도 엄청난 무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학은 사람이 한다. 즉, 본질적으로 복잡하고 종종은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뜻이다. 사람은 실수를 할 것이고, 장비는 고장 날 것이며, 정치적 혹은 개인적 편향 때문에 형편없는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번뜩이는 통찰력도 있을 것이고, 결정적으로 중요한 의견을 주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며, 정치적 혹은 개인적 신념 때문에 대의명분을 택하기도 할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전쟁> p.822

참고도서

<아인슈타인의 전쟁> 매튜 스탠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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