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가에서 판매하고 있는 현지 직거래 딸기를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아무래도 더 저렴하고 더 크고 더 맛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갓길에 급하게 차를 대고 얼마예요? 라고 물어보면 역시나 인심 좋게 일단 잡사봐라며 알 굵고 싱그러운 딸기를 건넨다. 입에 대기도 전에 달큰한 향이 올라온다. 역시 현지 직거래는 다르다.
얼마예요?
큰 놈? 아니면 중간 놈?
큰 놈으로 주세요.
이, 3만 원!
(아 홈플러스보다 비싸...지만 이제 와서 머뭇거리기는 늦었다) 여기요~
카드는 안 되는디~
아, 그럼 송금해드릴게요.
집에 와서 더 크고 더 맛있는(더 저렴하지는 않은) 딸기를 개봉한다. '역시나 더 비싸게 주고 사더라도 좋은 걸 사 먹어야 해'라는 자기 위로를 장착하고 먹기 시작하는데 맨 윗줄의 딸기가 하나씩 줄어들 때마다 작고 못 생기고 짓무른 딸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가 아니다. 아랫줄은 다 그렇다. 안 좋은 딸기가 섞여있다는 사실보다, 좋은 딸기를 앞세워 놓고 안 좋은 딸기를 숨겨둔 그 의도성에 더 실망한다. 몇 번을 시도해봤는데 결과는 항상 같았다. 이제 도로가에서 파는 딸기는 사 먹지 않는다.
사람도 그렇다. 큰 척, 싱싱한 척하는 사람이 알고 보면 저 밑에 잘고 짓무른 딸기를 숨겨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그런 척하지 않았다면 실망하지도 않을 텐데...... 나는 작고 짓무른 딸기도 잘 먹는데......
그래선 난, 작고 짓무른 딸기도 무작위로 섞어 남들에게 전시하는 편이다. 그러다 큰 놈을 발견하고는 횡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으면 좋겠다.
근데 살펴보면 진짜 큰 놈이 하나 있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