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살다보니 02화

함께 잠이 든다는 것

by GQ

아들 녀석이 크다 보니 점점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진다. 친구가 더 좋아지고, 게임이 더 좋아지고, 쇼츠가 더 좋아진 탓이다. 그럼에도 아들과의 관계가 멀어졌다는 느낌은 없다. 여전히 한 이불을 덮고 잠들기 때문이다.

어차피 잠들고 나면 기억에도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이 될지 모르지만, 실은 더 내밀한 시간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에 누워 서로를 꼭 안아준다.


내 위에 안긴 아들의 허리를 하인리히 하듯 두두둑 소리를 내어 마사지를 해주고, 엉덩이를 팡팡 두들기면 옆으로 가 눕는다. 팔베개를 하고 말같지도 않은 개그 배틀(아내가 늘 한심하게 생각하는)을 하며 낄낄댄다. 가끔은 박장대소가 터진다. 뭐가 웃긴지도 모른 채, 웃어서 웃긴 그런 순간이 있다.


아들은 잠결에 수시로 뒤척인다. 그러다 보면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발이 있다. 아들을 당겨다가 제대로 눕히고 백허그로 안아준다. 꼭 안긴 아들의 정수리 냄새를 맡는다. 더없이 소중한 순간들이다.


그 포옹의 온도와 웃음의 여운과 아들의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밤새 우리를 감싸 준다. 그 공기가 너무나 소중해, 여전히 아들과 잠드는 것이 행복하다.


방금 깬 아들이 씩씩거리며 한 마디 한다.


"아빠 코 고는 소리 때문에 한숨도 못 잤잖아!!!"


고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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