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질 무렵에야 한 줌 햇빛이 겨우 찾아오는 두 평짜리 자취방도 좁은 줄 몰랐다. 평소엔 스프가 하나 있는 안성탕면으로 끼니를 때우다가도, 그 친구가 오는 날엔 오징어짬뽕에 계란까지 풀었다. 그게 행복이었다. 가난이 가난인 줄 몰랐다.
언젠가 그 친구가 말했다.
왜 근사한 곳을 데려다주는 사람도, 왜 비싼 음식을 사주는 사람도 니가 아닌 다른 사람이어야 하냐고.
그 친구와 헤어지고
그 친구가 주고 갔던 스웨터를 벗다가 얼굴에 뒤집어쓰고 한참을 울었다.
남은 건 그 친구의 냄새뿐이었다.
만약에
그때 내가 좀 더 근사한 곳을 데려갈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좀 더 행복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