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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든, 여럿이든 뭐든 좋아

by 초이조


자타공인 집순이로서 혼자만의 시간은 내게 있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거창한 취미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넷플릭스만 보는 것도 아니다. 그냥 집에서 혼자 있어도 그냥 바쁘고 신난다. 그래서 평소 일주일에 하루정도는 꼭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는 편이다. 방전된 배터리 충전하듯이 말이다.


그런 내가 요즘은 거의 24시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중이다.(카톡과 같은 온라인상 연락은 제외하고) 그래서 외로운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좋다. 이런 사치를 부려도 되나 싶을 만큼 좋다. 그래서 나는 혼자인 걸 참 좋아하는구나, 역시 혼자라는 건 꽤 좋은데?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다 오랜만에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정이 생겼다. 오랜만에 만난다는 반가움도 한몫 있겠지만, 혼자일 때와는 다른, 여러 명이 함께하면서 느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여러 음식 주문해서 맛보기, 기차나 카페에서 줄 서서 기다리면서 대화하기 등 혼자 있을 때는 느낄 수 없는 사소한 것들 말이다.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들이 주는 즐거움을 잊고 있었나 보다.


매일 3만보를 걷고 늦은 밤 쓰러져 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나는 강행군이었음에도 그저 즐거웠고 행복했다. 그렇다. 행복함을 느꼈다. 분명 혼자인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혼자보다 여럿이 낫다고 하는 건 아니다. 둘 다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혼자가 최고야라거나 혼자는 너무 외로우니 무조건 어울려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서로 극단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각자의 매력이 있으니 개인 성향에 따라, 상항에 따라 그때 그때 맞는 균형 있는 선택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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