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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sweet home

by 초이조


타국 생활도 어언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거주지에 대한 애착은 시간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무엇을 살까 하다가도 이곳은 내 집이 아니고 나중에 결국에는 떠나야 하는 곳이기에 참고 또 참으며 충동구매를 잠재우기 일쑤이다. 그리고 내 집이라는 생각보다는 잠시 지내는 곳이라는 생각에 무엇이든 조심스럽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집과 내외했다.


그러다 최근 잠시 다른 곳에 다녀오고 나서 현관문을 여는데, 감정이 묘했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갑자기 긴장이 확 풀리면서 너무 좋은 것이다.


'와아아아, 나 집에 돌아왔구나.'

집을 떠나 있던 그 시간. 중간중간 한국 집이 아닌, 잠시 거주하는 그곳이 잘 있는지 궁금했다. 돌아오는 마지막 날에는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묘하게 편안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집과 데면데면해서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니었나 보다.


항상 나의 Home sweet home은 한국에 있는 그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재 나와 함께 하는 곳인 임시 거주지가 나도 모르게 내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었나 보다. 홈 스위트 홈은 특정 집이라는 물리적인 형체 그 자체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편안함을 느끼고 온전히 나로 있을 수 있는 상황에 있을 때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인가 보다.


지낸 시간보다 아직 남은 시간이 많다. 그러기에 앞으로도 나의 홈 스위트 홈으로서 묵묵히 있어주길 바라고 남은 기간 잘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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