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하면 떠오른 이미지 비싼 물가, 자연경관, 왕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나는 북유럽 특유의 여유로움이었다. 휘게(hygge)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 북유럽의 휘게는 나의 로망이었다. 편안함, 따뜻함을 뜻하는 휘게는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혹은 혼자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다고 한다.
휘게가 무엇인지 직접 느껴보자 싶어 처음에는 북유럽 3개국을 다 가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덴마크 코펜하겐 한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북유럽은 여름에 가면 좋다고 하길래 여름이 지나기 전에 코펜하겐행 비행기표를 끊고 그날만이 오길 기다렸다.
코펜하겐에 도착하니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여느 유럽처럼 그늘 아래에만 가면 시원해지는 매직은 유효했다. 코펜하겐을 구경하면서 느낀 건, 여기저기 곳곳에서 일상의 즐거움을 즐기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햇살을 즐기고 물속에 다이빙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 그들과는 다르게 다음 관광지를 찾아서 손안에 작은 세상 속에서 지도만 주야장천 보는 나는 현지인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였다. 여행자에게 휘게는 사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휘게 때문일까? 카페, 마트, 관장지 등 코펜하겐에겐 만난 덴마크인들 모두 밝고 친절했다. 마음 어디선가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여유로움이 태도에 배어 있는 느낌이랄까? 한정된 시간 내에 하나라도 더 보려고 바삐 움직이고 휘게도 계획해야만 가능한 계획형 인간은 코펜하겐을 온전히 만끽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진 못하겠다.
그래도 직접 눈으로 휘게가 무엇인지를 보고 나니 다시 한번 꼭 코펜하겐에 오겠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때도 여행자이겠지만, 그래도 여행자로서 가질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꼭 가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