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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무게

by 초이조


시간은 부자든 가난하든 젊든 늙었든 남자든 여자든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 누구에게도 1분 1초도 더 주어지거나 덜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주어진 시간을 다 쓰던 못하든 간에 다음 날이면 또 24시간이 생긴다.

공짜인 데다가 매일 생기다 보니 그 소중함과 가치를 잊고 지낸다. 멍하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비생산적인 것에 24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 건물은 몇 백 년 전에 지어진 것이고 저 그림은 화가가 의뢰를 받아 그린 그림으로 몇 백 년이 되었다는 등의 사실을 접한다. 그럴 때마다 그것들이 대단해 보인다. 거대한 크기라던가 엄청난 기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사실은 그것들이 버티고 지나온 기나긴 시간에 대한 경외심이 아닐까 싶다.


시간은 참 신기하다.

당장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겠고 느껴지는 것이 없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쭉 흐르다 보면 어느덧 쌓여있는 지금의 과거가 주는 묵직함이 있다. 묵직함의 밀도는 그 시간의 주인이 만들어 간다.


나의 시간의 무게는 과연 어떻게 될까? 단순히 시간의 쌓임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촘촘하게 엮여 쌓아 올려지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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