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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만 설렘

by 초이조


독일에서의 첫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는 지금.


아직 시간적으로는 한 달이나 남았지만, 분위기는 한 달 밖에 안 남은 듯하다. 슈톨렌, 다양한 크리스마스 카드, 무수한 어드밴트캘린더, 오너먼트,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쿠션, 담요 등 어딜 가도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다.


오후 4시 반만 지나도 깊은 밤처럼 깜깜해지는 건 여전히 놀란다. 하지만 집마다 꾸며놓은 조명들 덕분에 오히려 일찍 어두워진 게 감사할 따름이다. 각양각색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독일친구가 주말에 크리스마스 쿠키를 굽는다고 초대해 주어 일요일 오후 친구 집으로 향했다. 술을 못 먹는 날 위해 알코올프리 글뤼바인을 준비해 준 친구. 더 맛있게 먹는 법이라며 발코니에서 먹으라는 말에 굳이?라는 물음표가 생겼다. 안 그래도 추운 날인데 그래야 하나 했지만, 친구 말대로 했더니 따뜻한 집 안에서 먹는 것보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먹으니 훨씬 더 맛있는 것이 아닌가? 이래서 크리스마스마켓에서 다들 머그컵 하나씩 들고 있는구나! 생각했다.


지금껏 살면서 쿠키 구운 경험도 다섯 손가락에 드는데 크리스마스 쿠리를 구운 적은 더더욱 없었다. 파나소닉 CD카세트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머라이어캐리 크리스마스 연금송을 들으며 생애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쿠키를 굽고 있는 나.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에 왜 그렇게 설레어하고 즐기는지 알 것 같았다.


추운 겨울 날씨에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즐기는 모든 것들이 설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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