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가득 찼다가
저녁이면 텅 비어 오는 나는
가득 찼을 때나
텅 비었을 때나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건 내가 느리게 걷는 사람의
손에 들려 있기 때문이지
느리게 걷는 사람들의
느린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배는
세상 어느 배보다
바다에서
강한 법이다
느리게 걷는 사람의
밥을 품은 나도
그러하다
사진 Ⓒ 임재천 다큐멘터리 사진가
- 『부산, 사람』 시·사진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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