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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KE Apr 20. 2018

디렉션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

How to Find a Way of Thinking


레이아웃, 색상, 조형 등 직관과 감각에 의존한 디자인 디렉션은 디렉터와 작업자 간 끈끈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다. 때문에 보통은 논리와 이론,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자를 설득할 근거를 마련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일정이 소진되었거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프로젝트가 코너에 몰리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디자인이라도 챙기자는 마음으로 직관과 감각에 의존한 디렉션을 작업자에게 전하게 된다.


"이 여백이 어색한 것 같아요."

"글줄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 사진을 조금만 크게 잘라주세요."

식의 디렉션부터 소수점 단위의 마이크로한 부분까지도 손을 보게 된다.


하지만 신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관계에서 감각에 의존한 디자인 디렉션을 주는 것은 꽤 어렵고 위험한 일일 수 있다. 디렉터와 작업자가 서로 신뢰가 없는 관계라면 작업자는 프로젝트를 요청한 대로 이행하면서도 스스로 "이게 맞는 건가?", "나는 이게 더 나은데"와 같은 취향 기반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디자인 자체에는 통계와 수치, 심리학 등을 근거로 한 어느 정도 기준과 답이 있지만, 그것들이 늘 정답은 아니기 때문에 디렉션 자체가 주관적일 수 있다.

 

디렉터의 생각이나 방법이 늘 정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디렉터들은 작업자들에 비해 폭넓은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비교적 목적지를 향해 손쉽게 갈 수 있는 방법들을 알고 있다. 이미 한번 가봤던 길이라면 수월하게 원하는 길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빠르고 편한 길을 이용하는 것이 늘 좋은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길을 찾고, 돌아가고, 길을 헤매다 더 좋은 파라다이스를 찾아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때론 결과보다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기도 한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는 이곳이야."라는 명확한 목표 설정과 그곳으로 가야만 하는 목적이 서로 확실하다면 익숙한 길로만 가기 보다 더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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