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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야 Jul 06. 2024

잊지 못할 태국 방콕 대물낚시여행

여행을 참 좋아합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남기고 이번에는 뜻깊은 가족여행을 계획하였다.


우선 가볼 만한 나라를 검색해 보았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베트남 호찌민&다낭, 태국 방콕&치앙마이, 캐나다 일주 기차여행,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하와이, 사이판 또는 괌, 라오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그중에서 여러 가지 사항들을 검토해 보고는 다낭, 코타키나발루, 방콕이 남았는데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가 풍부한 방콕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특히 방콕에서는 내가 그토록 바라던 대물낚시를 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다음날부터 항공권 예약을 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방콕에서의 여행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마닐라에서 출발을 하고 한국에 있는 아들은 인천에서 출발하여 방콕 공항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공항 근처 숙소를 예약하였다. 제일 첫 코스인 대물낚시를 먼저 하고 방콕시내로 이동을 하여 나머지 일정을 소화하기로 하고 모든 준비를 마무리하였다.




드디어 태국 방콕으로 출발하는 날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꾸리고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저가항공사인 세부항공은 출발시간이 새벽이라서 너무 불편하여 타이항공으로 예약하였는데 난생처음 이용해 본 타이항공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였다. 편안한 좌석과 공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등을 볼 수 있는 개인모니터, 맛있는 기내식, 35킬로의 무료수하물 등등...


영화를 보느라고 지루할 틈이 없이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방콕 수완나품공항에 오후 3시 20분경에 도착하였다. 동남아의 허브공항답게 공항 안은 입국하는 승객들과 비행기를 갈아타려는 승객들로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한참을 걸어가서 입국수속하는 곳에 도착하였는데 대기하는 줄이 엄청 길었다. 공항의 시스템은 인천공항이 정말 잘 되어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수속을 마치고 수하물을 찾고는 숙소에서 알려준 대로 8일간 사용할 수 있는 290바트짜리 유심칩을 갈아 끼우고 전화를 하였더니 약 20분 후에 픽업차량이 도착하였다.


이틀간 묵을 첫 숙소인 마리하우스 공항점에 짐을 풀고는 남는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낚시터 정보를 찾아보다가 숙소 근처 간이포차(?)에서 새우볶음밥을 1인당 50바트에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였다. 밤 11시 반경 아들이 공항에 도착하였다는 전화를 받고 픽업차량으로 공항에 가서 만나서 함께 숙소로 왔다.




꿈에도 그리고 그리던 붕삼란 대물낚시터(Bungsamran Fishing Park)에 가는 아침이 밝았다.
이곳은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그리고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12시간씩 2라운드로 운영되기 때문에 우리는 낮시간대로 선택하였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태국라면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9시에 택시를 타고 붕삼란 낚시터로 이동하였다. 약 40여분 걸려서 도착한 낚시터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물과 밀고 당기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태국 방콕 붕삼란 대물 낚시공원]


우리는 낚시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음식도 먹고 즐기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으므로 침실과 화장실 에어컨 시설이 갖추어진 2,000바트짜리 단독 방갈로를 빌리고, 낚싯대 1대, 미끼, 뜰채, 낚시라이선스, 가이드 등이 모두 포함된 6,000바트짜리 패키지를 선택하여 총 8,000바트를 지불하였다. 원화 바트 환율이 약 30원 정도이니 약 24만 원으로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평생 처음하는 낚시이니만큼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어 기꺼이 지불하였다.


드디어 자리를 잡고 채비를 갖추고는 낚시를 시작하였다.
현지인 낚시가이드가 떡밥을 알맞게 개어서 호박만 한 크기로 미끼를 달아서는 힘차게 던지니 아주 멀리 나가서 퐁당 물로 떨어진다. 평소 하던 민물 대낚시나 릴낚시와는 스케일이 달라서 입이 떡 벌어진다. 낚싯줄도 10호줄 정도 되고 바늘도 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크다. 잠시 후 바닥에 놓아두었던 낚싯대의 줄이 풀려나가기 시작한다. 잽싸게 낚아채고는 챔질을 두어 번 하고 릴링을 시작하는데 놈이 버티고 있는지 줄이 감기질 않는다. 


[태국 방콕 붕삼란 낚시공원에서 대물과의 한판승부]


한참을 실랑이하다가 놈이 잠시 힘이 빠진 틈을 이용하여 줄을 감기 시작한다. 풀어주다 감다 풀어주다 감다를 반복하며 서서히 내쪽으로 끌어당기는데 갑자기 엄청난 힘으로 놈이 달아나기 시작한다. 줄이 끊임없이 풀려나간다. 젠장~~ 간신히 끌어왔는데... 아주 큰 놈이 잡히면 약 100미터 이상을 끌고 나간다고 한다.

릴대를 세우고 있는 왼손 팔목이 뻐근하고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약 10여분의 사투 끝에 드디어 찌가 보인다. 이제 거의 다 끌어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웬걸... 다시 놈이 힘을 내더니 또 끌고 달아난다. 마지막 저항이다. 이 순간을 잘 버티면 이기는 것이다. 오랜 싸움이 지나고 드디어 놈의 얼굴이 보인다. 생각보다 크지는 않은데 힘이 장난이 아니다.
와우~ 짜릿한 첫 만남 ㅋㅋㅋ
메콩강에서 서식하는 Cat Fish라는 메깃과의 물고기란다.
대~에박!!! 



두 번째 캐스팅 후 이번에는 아들이 릴대를 잡았다.
근데 처음부터 끌고 나가는 힘이 예사롭지가 않다. 줄을 감지도 못하고 버티기만 수분째... 조금씩 조금씩 당겨오는데 이건 분명 대물일세~ 끌려오다가 도망가고 또 끌려오다가 도망가기를 여러 번 되풀이하다가 거의 다 왔다 하는 순간 또 하염없이 끌고 나간다. 


20여 분간의 처절한 사투... 과연 처음 보는 대물이었다. 뜰채에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크기여서 간신히 두 명이서 끌어올렸다. 아들은 힘이 풀려서 녹다운 ㅋㅋ

그 후로도 몇 마리 더 잡아냈더니 팔이 후들거리고 허리가 아파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손바닥도 벌겋게 부어올라서 아프다.



점심을 주문하여 맛있게 먹고 다시 힘을 내어서 오후 낚시를 시작하여 총 11마리를 낚고는 힘이 빠져서 더 이상의 낚시는 무리라 생각되어 다음 여정을 위해 일찍 철수하기로 하였다. 오후 6시에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한 후 샤워를 하고는 어제 먹었던 인근 포차에서 크랩볶음밥(50바트), 오징어볶음밥(50바트), 돼지고기 편육 쌀국수(40바트)로 푸짐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숙소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9시에 방콕시내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숙소 주인장께서 아유타야 고대도시 투어를 신청한 다른 멤버들이 있는데 함께 갈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보기에 어차피 가보려고 계획했던 투어라서 흔쾌히 동의하였다. 1인당 1,200바트에 고대유적지와 전통 수상시장, 코끼리마을 등을 둘러보고 방콕시내 숙소까지 데려다준다고 하니 아주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숙소 전용 VIP밴을 타고 약 1시간여를 달려서 아유타야에 도착하였다.


[태국 아유타야 고대고시 유적지]


이탈리아의 화산으로 파괴된 고대도시 폼페이처럼 이곳은 오래전 미얀마의 침공으로 폐허가 되었는데 그나마 남아있는 부분을 복구하여 관광지로 개발하였다고 한다. 많은 건축물들이 기울어진 채로 남아있었는데 태국은 태풍과 지진의 피해가 거의 없어서 그나마 보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유타야에서 조금 이동을 하니 전통수상시장이 나타났다. 수많은 수상가옥에 온갖 종류의 상품과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예전에 비해 많이 개량이 되어서 지저분하거나 악취는 거의 없고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마을 뒤쪽으로는 코끼리마을이 있어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코끼리 먹이 주기 체험과 코끼리 트래킹 상품을 마을의 주된 수입원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태국 아유타야 전통수상시장]


관광을 마치고 방콕시내에 있는 두 번째 숙소인 뉴시암 리버사이드 호텔(New Siam Riverside Hotel)에 도착하였다. 세계 최고의 배낭여행객들의 천국이라는 카오산로드 근처에 위치해 있어 시내관광하기에 좋을 것 같고 강변에 있어서 뷰(View)도 좋아서 남은 4박을 이곳에서 보내기로 하였다. 사실 방콕시내의 교통체증은 세계적으로 유명하여 출퇴근 시간대에는 도로가 꽉 막혀서 이동이 무척 힘들다고 하니 한 군데에 머물면서 돌아다니는 게 편할 것 같았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는 배가 고파서 바로 나가 점심으로 우육탕 같은 쌀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카오산로드에 있는 동대문식당여행사에 다음 투어를 신청하러 들렸더니 사장님이 출타 중이어서 일단 주변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아직 낮이라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는데 거리의 노점상에는 온갖 상품들이 시선을 끌고 있었다. 근사해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면서 거리를 지나다니는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였다. 약 2시간 동안 시간을 보내고 다시 동대문식당여행사로 향하였다.


잠시 후 사장님을 만나 얘기를 나눠본 후 새우낚시투어(1인당 2,000바트)와 선셋디너&오징어밤낚시투어(1인당 1,500바트)를 예약하였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에서는 대물낚시, 새우낚시에 오징어낚시까지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종류의 낚시를 하게 되어 너무너무 행복하였다. 단 한 가지 어제 대물낚시에서 너무 체력을 소진하여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몸살이 날까 봐 걱정이 되었다.

투어예약을 마치고 다시 거리로 나와보니 아까와는 달리 별천지 딴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거리에는 온통 여행객들의 물결로 넘쳐나고 수많은 노점상들이 불을 밝히고 손님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곳이 태국이 아니라 마치 유럽의 한 도시인 듯 거의 80퍼센트 이상이 서양인들이었다. 노천바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 젊은 커플들,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중년의 부부, 물건을 흥정하며 즐거워하는 여행객들... 활기가 넘치고 살아서 꿈틀거리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간밤에 피곤했는지 늦잠을 자고 8시경에 아침식사를 하러 갔다.
뷔페식으로 잘 차려진 식단에 골고루 입맛에 맞게 담은 후 강변에 자리를 잡고 맛있게 먹고는 따끈한 커피로 입가심을 하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옆에는 아담한 수영장도 있고 나름 시설이 잘 갖춰진 숙소였다.


새우낚시투어가 12시에 출발하기로 되어있어서 방에 들어가 이런저런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카오산로드로 나갔다. 동대문식당 사장님이 주시는 달짝지근한 냉커피를 한잔씩 마시고는 태국의 독특한 이동수단인 툭툭이를 타고 낚시터로 이동하였다. 약 30분을 달려 도착한 낚시터에는 이미 현지인들과 일본관광객들이 자리를 잡고 낚시에 열중하고 있었다.


[태국 방콕 새우낚시]


새우낚시는 일반낚시와 다른 채비로 1칸 길이의 대낚시에 좁쌀만 한 크기의 닭간이나 방어 간을 미끼로 사용하였다. 입질이 약하고 예민하여 집중하지 않으면 잡기가 힘들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집사람이 드디어 한 마리를 낚아 올렸다. 생각보다 크기가 크고 집게발이 길고 날카로웠다. 다음에 내가 한 마리 올리고... 아들도 잡고... 우리 가족이 총 14마리를 잡았다. 주위의 다른 사람들보다 조과가 좋아서 모두들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3시간 반동안 낚시를 마치고 식당으로 이동하여 잡은 새우를 맛있게 튀겨주셨는데 살이 통통하고 양념통닭처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것만으로도 배가 불러서 저녁은 먹지도 못하고 밖으로 나와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돌아다니다가 타이맛사지샵에서 기분 좋게 마사지를 받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파타야에서 출발하는 선셋디너&오징어밤낚시투어를 가는 날이다.
투어 출발이 오후 3시 반으로 잡혀있어서 오전시간을 뭘 하며 보낼까 생각하다가 숙소 앞 강을 오가는 보트택시를 이용하여 근처에 있는 쇼핑몰을 가보기로 하였다. 버스나 택시를 타면 시내 도로가 많이 막히기 때문에 교통체증이 없는 이 보트택시를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선착장에 가서 1인당 15바트에 티켓팅을 하고 기다리다가 오렌지색 깃발이 달린 보트를 타니 사람들이 만원이라 앉을자리가 없다. 조금 지나니 사람들이 내려서 빈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마치 유람선을 탄 듯 강변 건물들과 주택들을 구경하며 20~30분 정도 지나서 목적지에 내렸다.



쇼핑몰은 4층 건물로 세련되고 깔끔하였다. 1층은 주로 기념품점과 커피숍 등이 자리 잡고 있었고, 2층은 의류와 귀금속점, 3층은 고가구와 예술품점, 4층은 불상과 불교용품점 등이 입점해 있었다. 1층에서 몇 가지 기념품을 구입하고는 다시 보트를 타고 돌아와 전문국수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동대문여행사로 향하였다. 3시 반에 택시를 타고 출발하여 파타야에 5시경 도착하였다. 


시간이 좀 남아서 기념사진도 찍고 돌아다니다가 항구 쪽으로 가보니 단체여행을 온 중국인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사드보복으로 한국여행을 금지하더니 제주도로 가던 중국인들이 다 이쪽으로 왔나 보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근처 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음료를 한잔 마시고 약국에 들러 뱃멀미약을 사 먹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저녁 6시경 다른 일행들과 만나서 Thai Star Cruise라는 낚싯배를 타고 출발하였다.
전날까지 태풍영향으로 파도가 심했다는 가이드의 말에 다소 긴장을 했지만 막상 20분 정도 달려서 바다로 나가보니 잔잔하고 평온하였다. 오징어 낚시는 집어등을 환히 비추고 하기 때문에 어두워야 하는데 그날은 슈퍼문의 영향으로 달빛이 밝아서 집어가 안되어 조황이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오징어 포인트에 도착하여 닻을 내리고 아름다운 선셋을 배경으로 저녁식사를 한 후 바로 오징어 낚시를 시작하였다. 우선 릴낚시줄을 바닥까지 내린 후 약간 줄을 감고는 낚싯대를 계속 위아래로 움직여주어야 오징어를 유인하여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넓은 바다에서 과연 오징어가 잡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열심히 챔질을 하다가 갑자기 묵직한 느낌이 느껴지기에 줄을 감아올렸더니 큼지막한 갑오징어 한 마리가 잡혀 올라오는 게 아닌가? 놀라운 일이었다. 그 후로도 4마리 더 걸렸는데 올리다가 떨어져 버리고 잡지는 못하였다. 다른 참가자들은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투어가이드와 선원이 잡은 3마리를 더하여 달콤 새콤한 회무침 맛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아쉬움을 남기고 항구로 돌아와 다시 택시를 타고 방콕으로 돌아오니 거의 밤 12시가 되었다.




오늘은 주말에만 열린다는 최대의 전통시장 "짜뚜짝 주말시장"을 가보기로 하였다.
우버택시를 이용하였는데 토요일 아침이라 도로가 막히지도 않고 한산하여 약 30분 정도 걸려서 시장입구에 도착하였다. 한국의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처럼 온갖 종류의 상품들이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고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그야말로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가 넘쳐나는 쇼핑의 천국이었다. 실제로 시내에서 보았던 동일제품의 가격이 거의 두 배정도 차이가 나는 것도 있었다.



이것저것 기념품과 생필품 등을 구입하여 양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몇 시간을 돌아다니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무겁기도 하여 일단 숙소로 돌아가 짐을 놓아두고 다시 움직이기로 하였다. 숙소에 있는 수영장은 이미 유럽 손님들로 가득 차 있어서 방에서 좀 쉬다가 마지막 일정을 위해 우버택시를 불러서 씨암스퀘어라는 쇼핑몰로 향하였다.


태국 최대의 쇼핑몰 거리라는 명성에 걸맞게 화려한 불빛과 조명과 분수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여느 백화점과 다를 바 없이 명품점들이 즐비하고 30%~70%까지 연말세일이 한창이었다. 특별히 뭔가를 구입하려는 계획이 없었기에 그냥 윈도쇼핑만 하다가 나와서 크랩요리로 유명한 "Somboon Saefood Restaurant"에 가서 방콕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였다.





필리핀 마닐라로 돌아가는 세부항공편 출발시간이 9시 15분이기에 공항까지 가려면 아침 일찍 나서야 했다. 5시 반에 기상하여 세면을 하고 가방을 꾸리고 체크아웃을 한 후 하루 전에 미리 예약해 둔 공항택시 서비스를 이용하여 6시 반경에 출발하였다. 일요일이라 다행히 도로가 전혀 막히지 않아서 예상보다 빨리 공항에 도착하였다. 온라인 체크인을 미리 해두었기 때문에 긴 줄을 서지 않고 별도의 카운터에서 수속을 마치고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였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기에 아들이 대기실 의자에 앉아서 남아있던 맥주 한 병을 마시도록 기다렸다가 출국장으로 들어가려는데 이게 웬일인가?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서 출국장이 다 막히고 한 군데만 오픈되어서 긴 줄의 행렬이 끝이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아직은 남은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줄을 서서 천천히 들어가는데 X-ray 검사장을 간신히 통과해서 출국수속장에 도착했는데 여기도 장난이 아니다. 큰 일 났다... 출국수속이 5분 남았는데 이대로 있다가는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겠다 생각되어 옆에서 줄을 통제하고 있던 태국인 안내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시간이 없다고 하니 통제선을 넘어 바로 수속장 앞줄로 데려다준다. 얼마나 고마웠던지... 


조금 기다렸다가 출국수속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서니 면세점이 쫘~악 늘어서 있다. C8... C8... 도대체 게이트는 어디에 있는 거야??? 우리 탑승게이트 번호가 하필이면 C8이다... 게다가 좌석번호도 18D, E, F...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냐 ㅠ.ㅠ



화장실도 들르지 못하고 걷다가 뛰다가 약 15분을 하염없이 걸어가니 항공사 직원이 라스트콜(Last Call)을 부르고 있었다. 아마 우리 가족을 애타게 찾으며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이누무 공항은 시스템이 왜 이래... 괜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간신히 마지막으로 탑승을 하였다. 이미 탑승해 있던 승객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지만 모른 체 좌석을 찾아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가족의 태국 방콕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영원히 잊지 못할 대물낚시의 짜릿한 추억을 뒤로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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