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고야 Jul 13. 2024

오랫동안 꿈꿔 온 동유럽 3개국 패키지여행

여행을 참 좋아합니다

우리 부부의 결혼 30주년이자 나의 회갑이 되는 뜻깊은 해를 자축(自祝) 하기 위해 오랫동안 꿈꿔왔던 동유럽여행을 해보기로 계획하였다. 여러 국가를 다니면 이동시간이 많아 힘들고 지치기 쉽기 때문에 꼭 가보고 싶었던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오스트리아 빈 등 3개국이 포함된 패키지여행 상품을 찾아보았다.
 
처음엔 여유롭게 즐기기 위해 자유여행을 알아보았는데 항공티켓, 숙박, 교통, 관광지 입장료 등을 일일이 계산해 보니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기에 다소 불편하지만 패키지를 선택하게 되었다. 몇 군데 여행사 상품을 꼼꼼히 비교해 보았는데 그중 노랑풍선에서 나온 6박 9일 상품이 비교적 자유시간이 많이 있고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1인당 경비는 154만 원이고 부다페스트 인 프라하 아웃으로 동선이 짜여 있었다.




한국에 입국한 후 먼저 병원 검진을 받고, 실비보험 환급도 받고, 속초 바다낚시도 다녀오는 일정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밤 8시 반에 인천공항에서 여행 인솔자와 미팅을 하고 일행 20명과 함께 새벽 1시 15분에 카타르 도하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처음 타보는 카타르항공 비행기는 장거리 여행에 맞추어 좌석마다 앞에 모니터가 있는데 여행 음악 게임 등 취향에 맞게 선택하여 즐기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비치되어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카타르 도하까지는 9시간 정도 걸리는데 영화를 보다가 음악을 듣다가 자다가 기내식을 2번 먹고 또 자다가 뒤쪽에 나가 스트레칭도 하다 보니 어느덧 카타르 하바나 공항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행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 면세점을 구경하며 2시간 정도 기다렸고 다시 탑승하여 5시간 반 정도를 가면서 기내식 1번 먹고 또 자다가 현지 시간으로 낮 12시 55분에 드디어 헝가리에 도착하였다. 


동유럽과 한국의 시차는 7시간인데 한국보다 7시간이 늦었다. 춘천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하였으니 무려 24시간여 만에 헝가리 부다페스트 땅을 밟은 것이었다. 비행시간만도 14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장거리 비행이었다. 여행 첫째 날은 이렇게 비행기 속에서 속절없이 지나가 버렸다. (또 갈 수 있을까???)



버스를 타고 부다페스트 시내로 들어가 둘째 날 관광이 시작되었다.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해 건설한 영웅광장, 부다페스트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어부의 요새, 역대 헝가리 국왕의 위관식이 거행된 마차시 교회, 부다지구 남쪽에 위치한 부다페스트 왕궁 등을 둘러보고 저녁으로 현지식을 먹은 후 선택관광으로 부다페스트 야간투어가 이어졌다. 


원래 기존 일정은 다뉴브강 야간 유람선을 탑승하는 것인데 5월 29일 저녁에 발생한 유람선 충돌사고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여 유람선 운항이 무기한 금지된 상황이기에 대체 선택관광 일정으로 변경된 것이었다. 부다페스트 야간투어는 부다페스트의 랜드마크인 세체니 다리 주변을 도보관광하며 트램을 타고 겔레르트 언덕에 올라 국회의사당 및 멋진 야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1인당 30유로에 진행되었다. 11시 반 경에 숙소(Hotel Training)에 도착하여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기나긴 여정으로 피곤에 지친 몸을 침대에 내던졌다.



셋째 날 아침 6시 반에 기상하여 호텔 조식 후 오스트리아의 수도이며 음악의 도시인 비엔나로 이동하였다.
버스로 2시간 30분 정도 달려서 오스트리아의 베르사유궁전이라 불리는 쉔부른궁전에 도착하여 그 화려한 내부를 둘러본 후 점심으로 '호이리게'라는 각종 고기종류가 쟁반에 얹혀 나오는 대표적 현지식을 생맥주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이후 고딕양식의 사원이며 '빈의 혼'이라 불리는 '성 슈테판 대성당', 신고딕양식의 건물이며 빈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인 '빈 시청사',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에 자리한 유럽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빈 미술사 박물관', 영국 주간지 '선데이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박물관인 '빈 자연사 박물관',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제들이 기거하였고 지금은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는 '호프부르크 왕궁', 중세유럽 학문의 발전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국립도서관',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거리로 손꼽히는 '케른트너 거리' 등을 두루 둘러본 후 저녁을 먹고 비엔나 음악회를 선택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들은 이른 시간인 7시경에 숙소(Life Hotel Vienna Airport)에 도착하였다.



넷째 날도 호텔 조식 후 버스를 타고 3시간 반 정도 달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1953년)'의 촬영지인 잘츠카머구트로 영화를 감상하면서 이동하였다. 잘츠카머구트에서는 빙하호수에서 40여 분간 유람선을 타고 호수 주변을 돌아보며, 케이블카 또는 산악열차를 타고 아름다운 호수풍경과 눈 덮인 알프스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선택관광이 1인당 80유로에 진행되었다. 


76개의 호수가 어우러진 잘츠하머구트 마을 관광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할슈타트로 1시간 반을 이동하였다. 동화 속 마을처럼 아기자기하고 예쁜 집들이 푸른 호수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수많은 인파 속에 끼어 걸어 다니며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길거리 음식으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대신하고 마트에서 간식거리를 구입한 후 숙소(Hotel Taferne)가 있는 잘츠부르크로 1시간 15분 정도 이동하였다.



다섯째 날은 느긋하게 호텔식으로 아침 식사를 한 후 '소금의 성'이라는 뜻을 가진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 관광을 시작하였다. 먼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아이들이 도레미송을 부르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촬영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낭만적인 결혼식 장소로도 유명한 '미라벨궁전'과 '미라벨정원'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잘츠부르크 음악제가 시작된 돔광장에 위치한 '대성당', 오스트리아 출신의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생가', 특이한 상점 간판으로 유명한 '게트라이데 거리'를 두루 둘러본 후 점심을 먹고 중세도시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체스키크룸로프'로 2시간 30분 정도 이동하였다.



체스키크룸로프는 내가 동유럽 여행을 결정하면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도시이다. 빨간 지붕으로 유명한 중세풍 예쁜 집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는 이곳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문화유산이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인생샷을 찍기 위해 몰려드는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오래도록 눈에 선할 것 같다. '체스키크롬로프성'과 구시가지를 도보로 관광하고 체스키부데요비치로 30분 정도 이동하여 숙소(Savoy Hotel)에 투숙하였다.



여섯째 날은 원래 호텔에서 9시경 출발하여 체코 맥주의 도시인 플젠으로 2시간 정도 이동하여 체코 대표 맥주인 '필스너우르켈' 맥주공장을 방문하여 맥주 시음을 하는 일정이었으나 유럽인들의 예약이 먼저 차버려서 가지 못하게 되었다. 대신에 호텔 근처에 있는 엄청난 규모의 버드와이저 맥주공장을 견학하여 효모가 잔뜩 살아있는 쌉싸름한 생맥주를 2잔이나 마셔보았다. 


다시 버스를 타고 원래 여정인 플젠으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고는 바로 다시 버스를 타고 보헤미아 지방의 온천 도시인 '카를로비 바리'로 1시간 10분 정도 이동하였다. '카를의 온천'이란 뜻의 카를로비 바리 시내에서 예쁜 컵을 사서 온천수를 마시며 산책을 하는 등 여유로운 자유시간을 보내고 Charlie Chaplin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숙소(Hotel Adria)로 이동하였다.



일곱째 날은 호텔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10시쯤 느지막이 출발하여 마지막 여정지이자 체코의 수도이며 아름다운 백합의 도시인 프라하로 2시간여 이동하였다.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블타바 강에 걸쳐진 오랜 역사를 간직한 낭만의 다리 '카를교', 1365년부터 지금까지 프라하 구 시가지를 대표하는 상징물인 '틴성당', 체코의 건국자 성 바츨라프의 동상이 있는 '바츨라프 광장', '화약탑', '구 시청사 광장', '프라하 성' 내부를 둘러본 후 저녁식사를 하고 프라하 야간투어를 위해 2시간여 동안 자유시간을 가진 다음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Hotel Galaxie)로 이동하였다.



여덟째날도 근사한 호텔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한 후 9시 반에 출발하여 12시까지 각자 프라하 자유여행을 즐겼다. 우리 부부는 구 시청사 전망대에 올라가 아름다운 프라하 전체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내려와 프라하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시장으로 장신구, 과일, 전통음식, 기념품 등을 살 수 있는 '하벨시장'을 돌아보며 시간을 보내고 광장 노천카페에서 생맥주도 한잔 마시며 유럽에서의 여유를 느껴보았다. 이후 다시 모여서 점심을 먹고는 프라하 공항으로 이동하여 오후 5시 10분 발 카타르 항공을 타고 도하를 경유하여 다음날 저녁 8시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꿈만 같았던 6박 9일간의 동유럽 여행을 마쳤다.



유럽여행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여행지이지만 14시간 이상 걸리는 기나긴 비행시간, 다소 부담스러운 여행비용, 느끼하고 기름진 음식 등으로 인해 선뜻 떠나기로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오랫동안 벼르고 별렸던 이번 동유럽 여행은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과거 공산국가였기에 첩보영화에서나 보았던 역사의 장소를 나의 두 발로 걸어본다는 짜릿함이 너무너무 감동적이었다.


만일 언젠가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어서 왕래가 자유로워진다면 기차여행을 통해 러시아 대륙을 횡단하여 동유럽 서유럽 북유럽까지 다시 한번 자유여행에 도전해보고 싶다.

이전 14화 잊지 못할 태국 방콕 대물낚시여행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