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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긴겨울 Jul 07. 2016

생애 첫 집 계약서를 쓰다.

떨리는 마음보다 두려운 마음이 더 큰데.. 정상일까?

Jun.29/16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여섯 집의 오픈 하우스를 가보고, 한 집에 계속 미련이 남아 오퍼를 넣기로 했다. 리얼터와 이메일로 의견을 주고받은 뒤,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위해 일 끝나고 어제저녁시간에 리얼터를 만났다.


리얼터가 미리 준비해둔 Contract of Purchase and Sale을 꺼내어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우리는 first home buyer이고, 또한 처음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거라 일단 설명을 들어야 한다. 난 오래전에 conveyancing 쪽 관련 일을 하며 매일 수십 개씩 검토했던 서류라서 옆사람이 이해 못하는 몇몇의 용어까지 설명해줬다. 으쓱으쓱- 그런데 페이지가 계속될수록 일끝난 뒤의 피로가 몰려와서 집중이 힘들었다. 계약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리얼터가 준비한 다른 서류들을 검토했다.


먼저 Property Disclosure Statement는 사실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정에 가서는 큰 효력이 없는 문서다. 그래도 지금 집주인이 집에 대해 알고 있는 사항을 확인하는 서류랄까. 처음이라 리얼터가 하나하나씩 또 설명을 자세히 해줬다. 설명을 들으며, 만약 다음에 집을 보러 갈 경우 이런 것도 체크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힌트를 얻기도 했다.

각각의 페이지 읽고, 이해하고, 동의한다는 의미로 매 페이지에 적어야 하는 이니셜-

다음으로 간단히 Title Search를 보여준다. '예전 conveyancing에서 일했을 때 몇몇 소수의 리얼터만 미리 Title Search를 했었는데'하는 생각과 함께 나의 리얼터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 Title Search를 보면 현재 집주인이 모기지가 몇 개 인지, 어떤 은행을 통했는지, 언제 받았는지, 혹은 집을 담보로 돈을 끌어 사용한 기록이 있는지 등등이 나와있다. 예전 변호사 사무실에서 BC Online을 통해 하루에도 수십 개의 Title Search를 했었는데, 그때 기억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집의 Title은 깨끗한 편이다. 사실 이 Title Search는 리얼터가 하는 일이 아니라, 변호사 사무실에서 해야 하는 일이다. 오퍼를 받아들인 뒤, 집 넘기는 과정 중에 검토해야 하는 사항인데, 요새 마켓이 미쳐 돌아가기 때문에 이것 역시 미리 알아보고 subjuct에 넣지 않기 위해 이 검토를 지금 했다.

사실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 집처럼 나름 깨끗한 Title을 가진 집은 괜찮지만, 저 기록이 얽혀 있거나 뭔가가 묶여있으면 큰일 나는 거다. 그래서 변호사들이 이걸 검토하는 건데... 쯧.


그리고 우리는 Form B Certificate를 살펴봤다. 사기당한 기분이다. 분명 집을 볼 때나 가서 그쪽 리얼터에게 물었을 때나 집의 크기가 1,010sqf라 들었는데, 실제 크기는 913sqf이다. 원래 법적으로는 파티오 부분을 집의 면적에 포함시키면 안 되는 건데, 이 사람들이 합쳐서 광고를 낸 것이다. 어쩐지 집을 보면서 크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지 않다고 느꼈는데 이런 이유가 있다니...

기대보다 작은 면적이지만, 그래도 900sqf 가 넘으니깐 괜찮다고 위안하며 넘어갈 수 있는 사항이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Strata Documents와 Strata Plan은 너무 긴 문서인 관계로 옆사람과 함께 집에 가서 읽은 뒤 리얼터에게 말하기로 했다. 사실 여기에 불만이 있다고 우리가 걸고넘어지진 못하고, 이걸 읽고 오퍼를 넣을지를 결정하는 도움이 되는 서류랄까.


리얼터와 긴 미팅을 끝내고, 우리가 선택한 방안은 아래와 같다.

1. 3개 이상의 멀티플 오퍼에는 오퍼를 하지 않겠다.

2. 단독 오퍼일 경우 우리가 제시하는 가격은 (얼마)이고, 비딩이 있을 경우 우리의 상한선은 (얼마)이다. 그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면 오퍼를 접겠다.


우리처럼 겁 많고, 주저주저하는 고객을 만난 리얼터는 우리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줬고 우리가 사무실을 떠나고 몇 분 뒤, 몇 가지 조언과 함께 모든 서류를 다 스캔해서 보내주었다.

금자씨세요? 왜이리 친절하세요?

그렇게 만 하루 동안 Strata Documents와 Strata Plan을 다 읽고, 리얼터와 통화하며 조언을 받아들여 1번부터 4번까지의 조건을 없애기로 했다. 그래도 우리는 다른 돈 많은 사람들처럼 No subject로는 하기 싫어서 몇 가지는 남겨뒀다.


조금 전 리얼터의 이야기로는 지금까지의 오퍼는 하나가 들어왔다고 한다. 대부분의 오퍼는 마지막 날, 발표 세네시간 전이 가장 몰린다고 한다.

현재 집주인이 누구를 선택할는지.. 발표는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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