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공연 중 딴 생각
도동이와 클래식 공연을 보러갔습니다. 참 오랜만의 클래식 공연입니다.
공연을 보러가는 택시안에서 각 상황별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톤을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테너, 바리톤으로 나누어서 아이는 이야기 합니다. 엄마는 화나면 소프라노, 아빠는 바리톤으로 이야기하고..... 아이도 늦은 시간 엄마와 둘만의 외출에 신이 나는지 종알종알 쉬지 않고 이야기합니다. 그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비오는 저녁 공연장은 자그마했지만 그만큼 아늑했습니다.
작은 기침소리, 옷 부스럭거리는 소리, 의자에 고쳐앉는 소리가 작은 공연장안네 가득합니다.
세상의 모든 소리는 다 차단이 되었는데 그런 작은 소리들은 이곳까지 찾아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저의 아이도 삐그덕 좌석을 내려서 앉으며 좌석에 자신을 맞춰봅니다.
"엄마 다리가 동동 떠~~간격이 너무 좁아서 앞좌석을 찰것 같아."라며 걱정합니다.
아이는 시키지 않았는데 신발을 조심스레 벗고, 두발을 양반다리를 하여 본인좌석으로 두 다리를 구겨 넣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아이는 공연장의 규칙과 매너를 알고 있고 그것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음식물 반입은 안돼요. 여기 두시고 입장하셔야 합니다." 란 안내에 걱정을 되지만 데스크에 방금산 쿠키를 두고 입장하였습니다. "불필요한 사진 촬영은 안되고~~"하는 안내 방송을 듣고 저의 사진촬영을 나무랍니다.
처음 아이와 어린이용 클래식 공연을 보러갔을때가 생각이 납니다. 차분한 객석 분위기, 처음 들어보는 언어로 노래하는 성악가들 그리고 연주자들, 악기 소리들, 아이는 낯설지만 마음에 들었는지 아는 곡이 나오면 작은 목소리로 "엄마 저 음악 나도 알아."라고 소근되었습니다. 그리고 행복해 하였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지금 있는 곳, 그리고 그곳에서 받은 대우와 분위기에 따라 행동이 바뀐다는 것을 아이를 통해 새삼 느낍니다.
친절한 안내와 정돈된 환경, 편안한 음악과 고요함이 나와 아이를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집은 공연장으로 치면 어떤 곳일까?
엄격한 규육과 규칙이 있지만 그것을 지키면 편안하고 안정을 주는 클래식 공연장일까?
활기와 자유가 있지만 혼란스럽기도 하고 사고도 발생할수 있는 클럽일까?
그럼 나는 성악가 일까? 디스랩을 하는 래퍼 일까?
일상에서 아이와 나누는 말중에 저렇게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선율로 나눌수 있는 말들은 무엇일까?
등등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공연관람 후, 아이에게 오늘 공연 어떠했는지 물어봅니다.
"응, 좋았어. 음악이 듣기 좋고 아름다웠어. 그런데 좌석이 나한테 불편했어. 집에 가자!!"하며 손을 꼭 잡습니다. 어쩌면 그 당연한 일상의 말이 최고의 칭찬 처럼 느껴집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에스코트 하듯 집으로 향합니다.
'그래! 어떤 곳이 아니라 너한테 꼭 맞는 우리집
어떤 엄마가 아니라 너한테 꼭 맞는 엄마가 될께.'라며 되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