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1

다양한 직업체험, 직업놀이

by 링링

어린시절, 어른들은 습간관처럼 묻곤 했었다.

'밥은 먹었니?'만큼은 아니지만,

새로운 어른을 만날 때면 빠지지 않는 단골질문.

'네 꿈이 뭐니?'


나의 어린시절 꿈은 간호사 - 아나운서 - 한의사 - 교사로 변화해 왔는데,

꿈의 변천사만 보아도 나란 사람이 대략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간호사는 유치원때까지 였는데, 내가 자주 보던 직업군이 간호사였기 때문에.

아나운서는 남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고 주목받기 좋아했던 초등학생 시절의 나.

한의사는 한약냄새가 좋고 따뜻하고 인자한 한의사 선생님을 보고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현실과 타협하여 고등학교 수학교사를 꿈꿨다.

수학교사를 꿈꾼 이유도 학원 수학 선생님을 존경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3줄 이내로 풀이하시는 선생님을 보며, 문제에 숨겨져 있는 암호를 풀어 간결한 풀이와 함께 하나로 떨어지는 답을 찾았을 때의 쾌감이란!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푹 빠져 있었던 때가 이때인 것 같다. 입시의 실패로 인해 목표한 대학에는 떨어지고 초등교사를 하고 있는 나를 보면, 돌고 돌아 다행히도 적성에 맞는 직장을 잘 찾았다 싶다.


그러고 보면 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안정적인 삶을 지향하며, 주변의 인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구나!


요즘 아이들의 직업은 크게 둘로 나뉜다. 부모님의 주입으로 인해 안정적인 전문직 또는 매체에서 많이 노출된 직업으로. 주위의 환경이 아이들의 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만큼 진로교육이 어릴때부터 절실하다는 이야기겠지!


2학년 '가을'교과서를 보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보는 '직업놀이'가 나온다. 사설 어린이 직업체험센터인 키자니아와 비슷한 방식으로 7개의 직업체험소를 만들고, 절반은 직원, 절반은 체험자가 되어 즐겁게 일하는 법을 배우고 일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놀이의 목적이다.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직업체험소를 소개해주고 모둠별로 하고 싶은 체험소와 체험방법을 구상해보라고 하니 미용실, 약국, 미술관, 탐정사무소, 빵집, 네일숍, 커피숍을 정했다. 빵집과 커피숍은 인기가 많아서 경합이었고, 미리 아이들과 조정하여 겹치지 않도록 정했다. 2시간 이내에 모든 활동이 끝날 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한 절차로 아이들과 방법을 상의했다.



슬라이드1.JPG
슬라이드9.JPG
슬라이드7.JPG
슬라이드4.JPG
슬라이드8.JPG
슬라이드6.JPG
슬라이드3.JPG
슬라이드5.JPG


1572254696259.jpg
1572254708954.jpg
1572254704790.jpg
준비된 직업체험장 모습

이 때가 10월이었는데, 아이들이 학습훈련이 잘 이루어진 까닭도 있었겠지만 여느 때의 수업보다도 조용하고, 질서있고, 자기주도적이며, 2시간 내내 몰입을 하며 즐거워하는 성공적인 수업이었다. 제일 인기가 많은 곳은 약국이었다. 뽑은 처방전에 따라 약봉투에 여러가지 알약(캔디, 비타민 등)을 넣고 복약지도를 하는 활동을 가장 즐거워했고 2번 이상하고 싶은 체험이라고 했다. '이렇게 다양한 직업이 있는지 몰랐고, 음식을 먹으러 갈 때 그냥 나오는 줄 알았는데 어려운 점도 있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다른 직업들도 체험해보고 싶고, 재미있었다.'등 아이들의 소감을 들으면서 기존의 진로 교육에 비해 아이들에게 훨씬 더 생동감있게 다가갈 수 있고 일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아이들은 조금씩 직업탐색을 하며 꿈을 향해 한 발씩 내딛는게 아닌가 싶다.


1572254676464.jpg
1572254674485.jpg
전통빵집 체험공간, 탐정사무소, 커피숍


우리반 장난꾸러기들이 진지하게 활동에 참여하는 걸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빨간색 조끼는 직원, 초록색 조끼는 체험자이다. 직원이 체험자에게 체험 방법을 설명하면 체험자는 순서대로 활동을 한 뒤 체험 확인 도장을 받는다. 전통빵집과 커피숍을 체험한 후에는 교실 앞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 두었다. 아이들은 조용히 앉아서 먹은 다음 다음 체험을 하기 위해 이동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학년과 2학년은 1년 차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