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2

네 꿈을 이루렴!

by 링링

내가 초등학생 때 타임캡슐이 한창 유행이었다. 우리 학교에서도 6학년 때 나의 꿈을 그려서 학교 중앙현관 옆 화단에 타임캡슐을 묻었다. 그 당시 전교회장, 부회장, 반장이 모여서 타임캡슐을 묻었는데 20년 뒤 모여서 다시 열어보기로 약속했었다. 얼마전 6학년 은사님을 만났는데 올해가 20년 되는 해라고 한다. 내가 교직에 있으니 전교 회장, 부회장에게 한번 연락해보라는 말씀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지금 이걸 열어보면 어떤 느낌일까? 어떤 친구들은 별 생각없이 꿈을 그린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어떤 친구들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린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한 때는 이런 꿈을 꾸는 아이었지. 지금은 살고 있는 모습과 어린시절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보니 감회가 새롭다.


2학년 통합교과 <봄> 1단원 '알쏭달쏭 나'에서는 2학년이 된 후 자신의 모습과 성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의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단원이다. '내가 자라면'이라는 차시에서는 자신의 꿈을 그리는 활동이 있다. 그냥 그리기와 다르게 재미있는 점은 가운데 구멍을 뚫어 얼굴부분을 제외하고 그림을 그린 다음 작품이 완성되면 자신의 얼굴을 넣어 자신의 꿈을 소개하는 활동이다.


아이들이 생동감있는 자신의 얼굴을 넣어 소개를 하니 훨씬 즐거워했다. 발표가 끝난 뒤 한명, 한명 아이들의 사진을 찍었다. 문득 이 아이들이 내가 타임캡슐을 묻었던 것 처럼 앞으로 자신의 꿈이 바뀔지언정 마음 속에 자신이 되고싶은 모습을 계속 그리면서 살길 바랬다. 그래서 2학년 때 자신이 꿈꾸었던 모습을 늘 바라볼 수 있도록 그림을 선물하고 싶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얼굴을 넣은 꿈 그림 사진을 그대로 그려보기로 했다. 시작은 5월부터였다. 화실에 다니면서 매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200309_110334.jpg 스케치 단계


20200309_110357.jpg 채색단계


인물을 처음 그려보는거라 서툴렀지만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점점 발전했다. 처음 그렸던 애들보다 나중에 그린 아이들이 좀 더 자연스럽고 채색도 예쁘게 됐다. 중간중간 지겨울 때도 있었다. 28명의 아이들을 다 그리려니 이걸 언제 끝내나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 선물을 받고 기뻐할 생각을 하니 힘이 났다. 첫 계획은 생일이 있는 달에 주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속도가 느려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기로 했다. 그런데 액자를 주문했는데 사이즈가 미묘하게 맞지 않아 반품처리하고 주문까지 시간이 맞지 않아 시간이 지나버렸다. 결국 종업식할 때쯤 아이들에게 선물을 줬다. 간단한 편지와 함께.


아이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신기해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보였다. 너무나 뿌듯한 순간이었다. 학부모님들도 감사의 메세지를 보내주셨다. 이런게 교직생활의 보람이라고 할까. 이 아이들이 집에 액자를 곁에 두고 자신의 꿈을 키워가길 바랬다. 28명 중에 몇명이라도 나의 생각처럼 자란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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