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파티, 폰 게임도 되나요?

학급보상만으로도 아이들은 기뻐한다

by 링링

초임 때 담임이 되면 매년 스티커판을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서다. 교육심리 대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보상을 주는 것을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안될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제의 종류에 따라 아이들에 따라 그 효과가 아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으로 잘 계획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고학년과 저학년을 모두 경험해본 바로는 확실히 저학년에게 보상의 효과가 더 컸다. 기본생활습관, 학습습관을 다져야 하는 시기인만큼 보상을 잘만 활용하면 좋은 습관을 만들기에 좋은 도구였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보상물(마이쮸,캔디)에 집착한다거나, 친구와 비교 또는 경쟁을 삼는 도구로 아이들의 동기를 더 떨어뜨릴 수도 있었다. 어떻게 이 보상체계를 잘 활용하지 고민하던 끝에 개인 보상물을 없애기로 했다. 그 대신 학급보상만으로 1년을 운영해보기로 했다. 1년이 지나고 느낀점은 '대만족!' 앞으로는 개별보상물은 없애고 쭉 학급보상만으로 운영해볼 계획이다.

class123(1).jpg 6년째 활용중인 class123 앱

감사하게도 편리한 학급운영을 위해 class123이라는 앱이 개발되어 이 앱을 6년째 활용하고 있다. 이 앱의 장점은 스티커판을 인쇄하지 않고도 TV에 아이들의 이름을 띄워 즉각 보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떤 내용으로 보상을 주는지도 교사가 정할 수 있고 매일 받은 보상의 내용을 학부모가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변경할 수도 있어 아이들의 흥미도가 매우 높다. 아침활동 시간에 '조용히 책읽기'를 지도하고 싶을 때 화면을 띄어놓고 바른자세로 조용히 책을 읽는 아이들의 이름을 클릭하고 보상(class123용어로는 '으쓱')을 주려고 하면 아이들은 내가 굳이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TV화면을 보고 떠들던 자신의 행동을 고쳐 조용히 책읽기에 집중한다. 다같이 으쓱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 수업시간 종이 울리고 모두 교과서를 준비하고 바르게 앉아있을 경우에 해당한다. '으쓱'때문에 모두 바르게 앉아있는 것이지만, 교실을 들어올 때 선생님을 기다리며 반짝이는 눈으로 수업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으쓱' 1개가 아니라 3개씩 주기도 한다.

담임교사가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는 보상의 내용(으쓱)

학생들이 학급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벌도 줄 수 있는데 개별로 벌을 주었을 경우에는 수치심을 느끼고 반항심을 갖는 것을 보아서 개별로 벌은 주지 않고 단체로만 주었더니 훨씬 효과가 있었다. 자주 사용하면 효과가 없어서 지나치게 떠들거나, 싸움을 하거나, 거짓말을 했을 경우 등 학급규칙을 다같이 어긴 경우 등 한달에 1~2번 정도 적용했던 것 같다. 예를들면 수업시간에 너무 소란스럽고 질서가 지키지 않았을 경우 벌(class123용어로는 '머쓱')을 주려고 하면, 아이들은 다음번에 내가 야단치지 않아도 '얘들아, 우리 너무 시끄러우면 머쓱받을 수도 있어! 조용히 하자!' 라고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class123(3).jpg 머쓱의 종류


개별보상물은 주지 않지만, 아이들이 으쓱을 100개 모을 때마다 힘을 실어주는 '최고의 칭찬'을 한다. 만약 상현이라는 학생이 으쓱을 200개 받았을 경우 나를 포함한 아이들모두 '상현아, 너는 최고야!(엄지척 제스쳐도 함께)'라고 외치면 상현이의 입꼬리와 어깨가 으쓱거린다.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마이쮸나 사탕 등 보상물을 주는 것이 유일한 보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이들은 이런 모두의 칭찬한마디가 훨씬 더 큰 보상처럼 느껴졌다. 매일 화면을 보면서 누군가가 199개에서 200개, 299개에서 300개로 넘어갈 때마다 나보다 먼저 알아채고 '선생님, 유진이 300개 됐어요!'라고 외치면 나는 이럼게 말한다. '유진이를 향해 최고의 칭찬 시작!' 그럼 아이들은 기쁜 마음으로 '유진아, 너는 최고야!'라고 외친다. 보상물을 주지 않으니 으쓱 개수에 대해 비교나 경쟁하지 않고 자신이 하나하나 100개, 200개, 300개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class123(4).jpg 매일 TV에 띄워놓는 class123 화면

우리반 12번 학생의 경우 독보적인 으쓱 1등이다. 이렇게 성실한 학생에게 힘을 실어주어야겠다 싶어, 12번 친구가 500개에 도달했을 때는 우리반 친구들 전체에게 제티를 선물로 주었다. (우유를 싫어하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은 제티 선물을 너무나 좋아한다.) 그리고 2학기에 전학 온 28번 친구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으쓱의 개수가 너무나 작기 때문에 200개가 되었을 때 전체에게 제티를 선물로 주었다. 그래서 우리반 아이들은 12번 친구와 28번 친구가 으쓱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대하며 응원했다.


class123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아이들의 으쓱 개수로 황금알(학급온도계) 개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개별 아이들의 으쓱개수가 10개 될 때마다 황금알은 1개씩 올라간다. 황금알 개수에 따라 학급 보상을 정하는 것이다. 우리반은 황금알 100개당(아이들의 으쓱의 합이 1000가 될 때 마다) 학급놀이 및 파티를 했다. 처음 황금알 100개만 내가 정하고 나머지는 아이들과 의논하여 무엇을 할지 결정했다.

class123(6).jpg 아이들과 함께 정한 황금알 놀이와 파티

황금알 놀이, 파티를 정할 때 만큼 진지하고 적극적일 때가 없다. 아이들마다 의견이 다르고 놀고 싶어하는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놀이의 종류와 순위를 정하기 위해 1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한 학생이 '선생님, 폰 게임해도 되나요?'라고 질문한다. 황금알 놀이, 파티의 원칙은 모두가 원하는 것을 하되 폰 게임이나 친구들을 시끄럽게 하는 고무딱지 등은 금지한다는 조항을 붙였다. 위의 사진은 아이들의 토의를 해서 나온 결과이다. 우리반은 1500개까지 도달했고 2월 종업식 직전에 나만의 자유시간을 가지며 마무리 했다. 다같이 으쓱을 모아 황금알에 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친구가 으쓱받는 것을 기뻐했고 으쌰으쌰하며 으쓱을 모으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만약 우빈이가 학급을 위해 청소를 했을 경우 내가 으쓱을 주면, 아이들은 자신이 으쓱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우빈이가 으쓱을 받으면 우리반 황금알이 올라가니까 좋지!'라고 말했다. 이것이 학급보상이 가진 힘이 아닐까 싶다.


class123(5).jpg 우리반이 도달한 황금알 개수

class123이 학급운영의 전적인 도구가 될 수는 없겠지만 잘만 활용하면 좋은 습관 형성 및 공동체 의식 형성에 아주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 같다. 2019년도에 부족했던 점을 좀 더 보완하여 2020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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