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기록
돌아올 곳이 있어야 여행이라 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의 말처럼 그냥 일상을 여행으로 치련다.
나는 원래 와이키키 주민이고, 잠시 일을 위해 한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한다. 그리고 조만간 귀국 예정이다!
여행은 여러 가지 의미로, 미사여구로서 비유된다.
인생도 여행이고, 동반도 여행이고 영화, 책도 여행이란다.
농담도 참, 여권이나 배낭을 메고 떠나야 여행이다.
돌아올 곳이 존재하고 잠시 ‘비움’으로 나를 ‘채움’하는 것이 여행이라 하겠다.
아니, 그게 진짜 여행이라니깐요? 선생님!
그 채움의 과정이 끝나고 여운이 남았을 때, 그 향수가 그리울 때 우린 그때의 기록들을 본다.
나의 경우 대부분이 동영상이고, 그다음이 사진이다. (저는… 프로듀서니까요…?)
보통은 반대로 사진을 이용해 기록하고 추억한다.
당시의 채움을 그대로 가져올 순 없지만 다시금 추억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극한의 더위와 추위가 존재하는 이 도시 숲, 유동인구 천만명에 도달하는 미친 도시 서울.
이곳에 나는 잠시 출장을 왔다고 스스로 최면하는 바이다.
모든 것이 가득한 이곳에서 비우고 채움을 추억할 수 있는 것은 여행의 기록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대충 기록하고 보이는 것들만 기록하는데 참 아쉬운 노릇.
정도(正道)가 없다 한들 기본적으로, 최소한으로 기록의 행위에는 방법과 규칙은 있다.
글로치면 맞춤법과 같은 이것은 지켜지지 않으면 이미지 언어로서 작용하지 못한다.
그러니 향유하지 못하고 스스로 곱씹기만 하는 것이고 그것에 만족한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나는 내가 힘들거나 즐거울 때, 한때 사색에 잠겨 그 순간을 곱씹고 싶을 때를 위해 여행을 기록한다.
내 나름의 규칙대로 기록되는 이미지는 정해진 틀 안에서 새겨지기 때문에 모든 여행의 기록 속 ’ 특별한 ‘ 순간을 규정할 수 있게 된다.
아, 이때 이런 일이 있었지. 더욱 선명하게 곱씹을 수 있다.
결론은 이거다. 여행과 같이 곱씹을 거리를 기록하고 싶다면 규칙대로 기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