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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시소 Nov 08. 2015

우는 달


내 슬픔이 너와 닮아서 이토록 아린걸까


안개꽃 한 다발을 사다가 방 구석구석 채워놓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에 취해

널 담은 노래를 가득 틀어놓는다


그래도, 마음은 텅 비어서

사그러지지 않는 갈증에 세 번째 샤워를 하고

다시금 밤 산책에 나선다

노오란 개나리가 가로등에 위태롭게 비치고

매캐한 먼지가 공기 가득 괴롭힌다


내 절망이 너와 닮아서 이토록 아린걸까


사랑하는 이여, 나는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깜깜한 가운데 나를 비추던 이여, 나는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온 마음을 다해

 

슬프게도 나를 닮은 이여, 나는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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