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아니고 부은 건가. 그렇게 믿고 싶은 건가.
물을 많이 마신다. 다이어트를 반복하면서 자연히 늘은 건 살과 함께 물 마시는 양이다. 다이어트할 때는 갈증이 나서 물을 마셨고, 살이 찐 지금은 습관적으로 많이 마신다.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커피, 홍차, 녹차, 마테차, 정수기 물, 생수, 탄산수, 콜라... 등등.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데 왜 먹는 것에서는 맥시멈이 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먹는 것이라 함은 마시는 것만이 아니다. '먹는 게 남는 거지. 통도 크다. 아주 큰손이야'라는 얘기 듣는 것을 미덕이라 여겼다. 음식점에서 주문을 할 때는 명수대로 시키면 부족할 것 같아서 1인분을 추가해 시키곤 했다. 그렇게 시키면 배가 차고, 목까지 차고, 쏟아져 나오기 직전까지 먹어야 포만감이 들었다. 음식을 남기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여러 가지로 좋지 않다. 금전적으로 지출이 많아지는 것도 그렇고,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는 것도,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는 걸 막기 위해 내 몸속으로 밀어 넣는 것도 그렇다. 여하튼 나는 미니멀을 추구하지만 많이 먹고 많이 마신다.
아침에 일어나면 얼음을 가득 넣은 커피로 하루를 시작한다. 동시에 뜨거운 차를 한 가지 우려 놓는다. 성격이 급해 뜨거운 걸 바로 마시질 못해서다. 커피를 빠르게 마시고 나면 남은 얼음에 미지근해진 차를 넣는다. 만일 차가 아직 뜨거우면 커피를 한 잔 더 마신다. 채워진걸 또 벌컥벌컥 마신다. 처음 넣은 얼음이 채 녹기도 전에 500ml 텀블러에 3번 마시는 것이다. 그렇게 아침이 끝나기도 전에 갖은 음료로 리필을 해가며 배를 채운다. 배를 채우는 게 맞나? 늘리는 건 아닌가 싶다. 점심 먹기 전에 늘어난 위로 허기가 채워지지 않아 더 많이 먹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즐기지 않는 차와 음료가 있다. 허브티와 에너지 드링크다. 허브티를 처음 마셨을 때 너무 많이 우려낸 탓인지 그 떫은맛과 향을 잊을 수가 없다. 에너지 드링크는 고 카페인 함량이기 때문에 마시지 않는다. 커피, 홍차, 콜라를 마셔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드링크 한 방에 모든 음료를 마시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커피를 격하게 좋아한다. 내 몸 건강을 자만할 때는 하루에 5잔 이상 기본으로 마셨는데, 과한 흥분, 손떨림, 빈뇨 증상이 있어서 아쉽지만 커피를 줄이게 됐다. 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뜨거운 커피로 바꿔서 천천히 즐기면서 마셔볼까 싶다.
동생은 아침마다 달덩이처럼 부은 내 얼굴을 보고는 물을 너무 많이 마신다며 신장에 무리 간다고 했다. 뭐든지 과유불급이다. 물도 그렇다는 걸 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물 다이어트도 함께 해야겠다. 2L가 적당하다고 하니 콜라는 끊고, 아이스커피 500ml, 뜨거운 커피 500ml, 홍차 또는 마테차 500ml, 탄산수 500ml. 여기에 입 안을 촉촉하게 해주는 정수기 물 약간이면 좋겠다. 이걸 하루 종일 어떻게 나눠 마셔야 할까. 효율적으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고민해봐야겠다.
D-DAY = 2021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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