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쇼핑 인듯한 운동 쇼핑

어디까지 해봤니?

by 맏초이

늘어나는 살만큼 다양한 운동을 했다. 수강 등록한 것은 요가, 스피닝, 헬스, 단전호흡이 있고, 등록하지 않은 것은 걷기, 자전거, 계단 오르기 등이 있다. 운동을 싫어하지 않는 데다 운동신경이 있어서 곧잘 따라 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하지 않는 운동이 있는데 바로 달리기다. 못한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달리기를 하기 싫어도 해야 했었다. 좋아서 한 건 아니지만 친구들과 놀기 위해 술래잡기를 했고, 체육시간에도, 운동회에서도 달리기는 빠지지 않았다. 나는 빠지고 싶었다. 소 끌려가 듯 내 순서에 맞춰 기다리면서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달리기를 하면 땀을 비 오듯이 흘리는 게 싫었고 심장이 터질 듯한 느낌이 싫었다. 단거리 달리기는 그나마 순식간에 끝나기라도 하지, 오래 달리기는 정말... '저에게 왜 이러시나요?' 란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오래 달리기를 하면 처음 몇 바퀴는 뛰고 그다음부터는 걷는 사람이 생기는데 걷던 사람도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되면 다시 달리기를 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걷는 사람이 나인건 감추지 않겠다. 자연스레 얻게 되는 꼴찌의 불명예 또한 나였다. 여하튼 달리기는 나에게 있어 언젠가는 넘고 싶은 점점 높아만 가는 높이뛰기 같은 것이다.


여러 운동 쇼핑 중 스피닝을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강사를 만났었다. 스피닝, 요가를 전문으로 했던 곳도 다녔었고, 헬스 장안에 GX프로그램 중 스피닝이 포함된 곳도 다녔었다. 그 안에서도 오전, 오후 나와 스케줄이 맞는 시간에 갈 때마다 다른 강사가 있었는데 같은 음악도 모두 다른 동작으로 가르치고 있었다. 스피닝도 협회가 다양한 듯해서 그 협회에서도 어떤 강사 라인 인지에 따라 운동법이 조금씩 달랐다. 강사마다 수업하는 스타일도 달랐고 그 말인 즉 나는 언제 들어가도 처음 들어가듯 수업에 임했다는 것이다. 스피닝을 처음 했을 때는 칼로리 소모가 엄청났고, 정말 살이 쭉쭉 빠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요령이 생겨서 이자세 할 때는 약간만 페달을 더 돌리고 저자세를 할 때는 엉덩이를 뺀다는 식의 꼼수가 생겨버렸다. 똑같은 40분을 타도 예전만큼 땀이 비 오듯 흐르질 않았다. 스피닝은 요령과 함께 저 멀리 떠나보냈다.


생소하지만 단전호흡을 했다. 20대에 장애인 활동보조를 하면서, 짧은 기간 동안 시각장애인 할아버지를 만나게 됐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된 할아버지의 활동 중에 단전호흡이 있었다. 정말이지 눈이 번쩍 떠지는 세계였다. 멀뚱하게 기다리던 나도 입회비를 내고 몇 번 수행했고 여러 면에서 치유받는 경험을 했다. 그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는데, 수행하면서 아버지가 단전호흡을 했더라면 좀 더 곁에 오래 계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눈물도 찔끔 흘렸다. 맘 속 깊은 곳에서부터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가만히 누워 호흡하면서 훔쳐냈다. 신체적으로 할 수 없는 자세가 많은 만큼 갑자기 화장실로 뛰어가는 일이 잦았다. 장운동이 활발해진 것이다. 수행이 끝나고 모인 다도 시간에 차를 마시다가 뱃속에서 우르르 쾅쾅 신호가 오면 급하게 화장실로 가야 했다. 안타깝지만 단전호흡 역시 거리도 집에서 멀고 할아버지와도 인연이 닿지 않아 떠나보냈다.


모든 게 나와 찰떡인 요가는 내가 애정 하는 운동이다. '호흡과 명상' 정말이지... 좋다. 오래 했지만 실력은 제자리다. 끈기 있게 다니지 못해서다. 그래도 빈야사를 제일 좋아하고 자세로는 다운 도그를 좋아한다. 빈야사를 할 때는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와 호흡이 맞물려 흐름이 끊이지 않고 집중하는 게 좋다. 다운 도그는 평상시에 많이 볼 수 있다. 우리 집 노견인 또마, 포니가 아침마다 침대 위에서 하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팔다리가 쭉쭉 펴지는 느낌과 뒷발을 내딛으며 호흡을 후 내뱉었을 때 마음이 차분에 지는 느낌이 좋다. 애정 하는 만큼 유일하게 장비와 요가복에 욕심을 냈었다. 지금은 어느 하나 맞지 않지만 말이다. 요가는 다이어트 시작과 함께 다시 함께할 운동이다. 곁에 두고 떠나보내지 않을 것이다!




걷기, 자전거는 숨 쉬듯이 일상과 함께한다. 일상에서 걷는 일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한다. 자전거는 여러 도둑들에게 당한 뒤 따릉이를 애용한다. 따릉이가 처음 시행됐을 때는 자전거가 뻑뻑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서인지 페달이 부드러운 것도 있고, 브레이크를 세 개 잡아야 멈추는 것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2시간을 타서 이동해 봤지만 아직 한강까지는 도전하지 못했다. 체력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다. 체력을 기르고 몸무게를 어느 정도 뺀 다음에는 꼭 도전해서 한강까지 따릉이로 찍고 버스 타고 돌아오고 싶다. 돌아오는 건 편안히 창밖의 야경을 즐기고 싶어서다. 다양한 운동을 섭렵... 아니 체험하면서 얻은 것은 운동에 있어서 개인적인 취향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수확이지 않은가.



D-DAY = 2021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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