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통해 나를 바라보다 (3)

색을 형태로 표현하다.

by 최우성

이전 수업에서는 인생을 추상화로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형태를 중심으로 표현해 보았다. 주제는 제비 뽑기로 결정하였는데 컵이 나오게 되었다. 나는 그 즉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최근 카페인 때문에 몸이 꽤 고생했던 터라 이 경험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매일 출근하면서 마시는 커피가 어느새 독이 되어 몸에 쌓여갔다. 잠이 오지 않거나 변비가 심해지는 현상들이 반복되니 몰골은 초췌해지고 피부도 안 좋아지는 게 눈에 보였다. 의사 선생님은 당장 끊으라고 하셨지만,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다. 당장에 끊으려 해도 주변의 환경이 자극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커피는 직장인들의 영양제와도 같아서 아침마다 한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다. 더군다나 그윽하고 달콤하면서도 묘하게 안정감을 주는 그 특이한 향이 코를 찌르니 여간 참기 힘들다.


이후 완전히 끊기까지 3개월 남짓 걸렸다. 또한 원인이었던 카페인이 있는 모든 식품을 줄이거나 끊기로 했다. 이제 작품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했다. 먼저 커피를 마셨을 때 나타나는 반응을 하나씩 정리해 보았는데 가끔 손이 떨리거나 감정의 폭이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카페인을 섭취했을 시 나의 뇌는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까?라는 단순한 질문에 뇌지도의 모습을 떠올렸고, 슬픔, 즐거움, 분노 등 과 같은 감정의 상태를 눈으로 그리기로 했다. 즉 부작용을 표현한 것이다.


기법은 강렬한 색을 이용하는 점묘법을 활용하였다. 어느 정도 그리다 보니 가부키 가면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눈의 감정전달이 부족해 보였고 한쪽 눈만이 강렬하게 전달되어 나머지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검은 그림자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급히 수정하였다. 가운데는 수업의 주제인 컵을 그려 넣었고, 커피가 흘러넘치는 것을 묘사했다. 이로써 카페인에 대한 감정을 표현 한 작품이 완성되었다.


이 작품을 끝으로 약 3개월간의 색에 관한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소중한 기억을 색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던 것이 꽤 즐거웠다.


색을 통해 나를 바라보다 (3).jpg 카페인이 나에게 끼치는 감정을 뇌 지도로 표현해 보았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