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층

감정의 색상으로 표현한 과거

by 최우성

수학여행 사진 위에 트레이싱지를 깔고 볼펜으로 그렸다. 기억 위를 떠다니는 선들이 보인다. 이것은 과거의 흔적으로 해석했다. 이 작업은 내가 누군지에 대한 의심으로부터 시작하게 되었고, 작품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신호이다. 이를 감정 색상표와 비교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의 나는 수학여행에서 풍경보다는 친구들과의 기억이 선명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색상은 인물 쪽이 짙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우리들은 누구보다는 서로 의지했기 때문이다.


알록달록하게 채워진 그림이 '이때의 너는 이랬어.', '너는 이 친구에게 도움이 되거나 도움받았어.', '쟤랑은 가끔 이질감이 들어'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정확히 우리가 이 당시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희미하지만, 따뜻한 말들임은 분명하다. 나는 이 기억을 '시간의 층'이라는 것으로 담으려고 한다. 작품은 혼자서 만들 수 없기에 화실의 선생님들과 의논해 봐야겠다. 어떤 형태가 나올지 기대가 된다.



시간의 층.jpg 트레이싱지에 옮긴 그림은 과거의 기억이자 신호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