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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jak Jun 08. 2020

브런치 납량특집.


그 옛날 tv 프로그램 편성 중에 '납량특집'이라는 것이 있었다.

여름이 되면 온갖 귀신들이 등장해서 산발을 하고 무덤에서 기어나오기도 하고.

내 다리를 내놓으라며 빗속을 달린다.

초록 눈을 한 예쁜 언니가 이상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우우웅.. 동굴 목소리 같은.


그런것들에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볼 때는 괜찮다가도 꼭 잠자리에 들려고 하면 기억이 되살아 나서, 희미한 어둠 속에 뭔가 있는 것 같은, 목덜미에 닿는 무엇이 있는 것 같은 그런 소름끼치는 뒷북으로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납량특집은 철 지난 추억거리일 뿐이었다.

요즘세상에 누가 덥다고 귀신을 소환하나. 그냥 에어컨을 틀지.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니라 전기요금이고, 그보다 더 무서운 건 더위에 지쳐 올라가는 짜증인것을.


그런데 바야흐로 21세기가 시작된지도 무려 이십년이 된 2020년 여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납량특집을 만났다.




한 밤 중  잠자리, 눈앞의 핸드폰에서 이런 화면을 만나면.? 


처음엔 '누군지 참 제목 특이하게 쓰셨네. ' 하고 생각했다. 근데 작가이름이 없네? 이런 설정도 가능한가? 하고 눌러보면 전혀 다른 브런치로 연결되거나 브런치 북이 열렸다?


읭?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 다시 뒤로가기를 누르면 저 화면이 사라지니 그저  어떤 오류였나보다 하고 넘겼는데..말이지. 


뭔가 기분 나쁘지 않은가?  

무슨 사탄 소환 주문이거나.귀신이 머리맡에 앉아 내 머리카락을 한올 한올...................



늦은 밤, 몇번을 마주한 화면이지만 캡쳐할 생각은 못했다.

처음의 의아함과 달리 나중에는 진심으로 소름이 돋아서 울뻔했다.

(나 세상에서 귀신이 제일 무서운 사람이다.)

그러다 오늘은 어쩐 일인지 초저녁에 등장을 해 주셨기에 차분하게 캡쳐.



납량특집 브런치.

혹시 저만 본건가요? (무서워....)


*이런 오류 나타난지 꽤 됐습니다. 거 좀 고치든가...진짜 귀신이면 나한테 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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