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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력이 좋아요

by 조작가

얼마 전에 전 직장에서 알게 된 홍보담당자를 오랜만에 만났다. 심을 먹고 짧은 시간 동안 티미팅을 가졌다. 성수의 봄은 축복과도 같았고 그 축복과도 같은 분위기를 누렸다. 1년 반동안 쌓인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의 근황, 주로 하는 일, 활동 장소, 만나는 사람, 고민 등등. 그렇게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가 내 말이 전달력이 좋다고 칭찬했다. 이야기들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동안 목소리가 좋다는 말은 여러 번 들었는데, 전달력이 좋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목소리가 좋다는 말보다 더 기분 좋은 말이었다. 목소리가 좋다고 반드시 전달력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전달력이 좋다는 말은 좋은 목소리를 가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화의 궁극적인 목적이 상대방에게 내가 하는 말을 잘 전달하도록 하는 데 있다면, 전달력이 좋다는 건 지금 나누고 있는 대화가 성공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두 달 동안 호흡발성발음을 연습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걸까?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뭐가 달라졌길래 내가 하는 말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했을까?


말의 전달력을 높다는 건 이야기 자체가 좋다는 의미다. 명확한 구조로 말하고, 핵심 메시지를 먼저 말하고 세부 설명을 덧붙이고, 듣는 상대방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면 전달력이 높아진다. 여기에 단순한 정보 나열보다는 이야기 형태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면 더 이야기가 재밌고 전달력이 높아진다. 이 부분은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것이다. 갑자기 좋아질 리 만무하다.


텐션 높은 홍보담당자를 만나면 나도 그에 질세라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그렇다 보면 목소리가 쉴 때가 있다. 요즘은 그전보다 목소리가 덜 쉰다. 그동안 목으로만 말을 해왔던 것에서 나도 모르게 복식호흡을 활용해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호흡이 안정되니 목소리가 안정되고 힘이 생긴다. 여러 조음 기관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발음을 똑바로 하려고 하고 있다.


상대방과의 거리를 고려하여 말의 소리의 크기와 높낮이를 맞추면 말의 내용을 잘 전달할 수가 있다. 말하기 속도도 중요하다. 보통 분당 150-180 단어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이전엔 목소리가 조금 높고 말도 조금 빨랐다. 국어책 읽듯이 하지 않고 포물선을 그리면서 문장을 읽으면 전달력을 높일 수가 있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말의 소리의 크기와 높낮이, 억양을 조절하는 것 같다.


이제 겨우 두 달 연습했을 뿐이다. 영어로 따지면 abcd를 겨우 뗀 수준. 아직 먼 길이지만 그 먼 길을 가는 과정에서 이렇게 눈에 보이는 효과를 얻으니 먼 길을 가기에 충분한 동기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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