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가나 조언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심사위원으로 서는 일도 있고 멘토링도 가끔 한다. 두 가지 모두 어떤 이의 노력에 대해 평가하고 조언하는 자리다. 평가와 조언은 어렵다. 평가한다는 것은 나의 지식과 관심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인격도 보여주는 일이다. 그리고 상대에게 절망이 아닌 영감을 줘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비판만 줄곧 해 참가자의 눈물을 쏘옥 빼는 심사위원은 왠지 인간미가 없어 보인다. 반면 비판보다는 칭찬하고 따듯하게 감싸주는 심사위원은 인간적으로 보여 마음속으로 응원하게 된다. 날카롭게 지적한 심사위원에 대해서는 '너는 얼마나 잘하는데?'라며 그의 인간성까지 의심한다.
하지만 막상 내가 평가하는 자리에 있게 되면 인간미 있는 평가는 고사하고 상대를 밀어붙이기 여념이 없다. 심사의 특성상 긍정적인 얘기보다는 부정적인 얘기를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점이 눈에 먼저 들어오기도 하지만 부족한 것을 지적해야 전문가스러워 보이니 일부러라도 비판할 것을 찾는다. 날카로운 질문일수록 냉철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나에게 일을 부탁하는 경우에도 나는 할 말은 한다. 일을 하려는 목적, 의지, 실천 방안 등을 따진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은 좌절에 빠진다. 거짓된 꿈보다는 냉혹한 현실이 더 아픔으로 다가오는 법이다. 그분이 올바른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되는 얘기라는 믿음에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얘기를 해준다.
발표가 부족해 보여도 뭔가 하려는 사람만큼 더 멋진 사람은 없다. 최소한 난 그들처럼 하지 못한다. 어쩜 그들은 평가나 조언보다 위로가 필요한지 모른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