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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하다

by 조작가

오늘은 '어쿠스틱'한 날씨다. '어쿠스틱'한 날씨가 뭐고 그의 반대라고 추측되는 '디지털'한 날씨는 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힘들다. 그냥 지금의 느낌이 그렇다는 거지 기상청의 일기예보 사전에 '어쿠스틱'한 날씨라는 건 없다. 내가 만든 말이니까.


이런 '어쿠스틱'한 날은 전자음향이 빵빵한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드럼과 베이스의 화려한 플레이가 녹아 있는 펑크 음악보다는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손맛 나는 기타 연주, 그리고 드럼과 베이스 음은 필요한 부분만 알맞게 들어간 음악이 어울린다. 기왕이면 그러한 음악이 CD보다는 LP에서 나오면 좋겠는 날씨다.


또 이런 날은 음악뿐만 아니라 생활도 그래지고 싶어진다. 인터넷 셔핑보다는 오래전에 읽은 고전을 다시 보거나 빗소리에 아련한 추억을 생각하면서 스르륵 잠이 들고 마는 그런 날이다.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거 같다.


어쩜 어쿠스틱이라는 건 자연스럽다는 말과 여유롭다는 말의 합성어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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