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비가 내린 날이었습니다.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았는데 운 좋게 비는 거의 맞지 않았습니다. 정말 운이 좋은 하루였던거 같습니다.
오전엔 이런저런 회사 일로 답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잔뜩 흐려 있는 하늘처럼 말입니다. 오후가 되어도 별로 나아지지 않더군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뻔히 질 것을 알면서도 싸움터에 나가야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그곳에서 옛 후배를 만나고 이런저런 신세한탄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냥 한바탕 웃었죠. 지는 싸움에 나 혼자가 아닌 옛 후배도 온 것을 보니 동료애 비슷한게 생겼나봅니다.
지하철을 타고 다시 강남으로 가서는 혼자 밥을 먹고 그리고 합주를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아주 조금씩 좋아지더군요. 하루를 잊는다는 거 그리고 잊힌 그 자리에 좋은 기분이 들어올 수 있다는 거. 그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를 겁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우리들의 음악을 만들어 내고 웃고 떠들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히 비가 내리더군요. 하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