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 Queen
시간이 흐르는 게 무섭다. 그래서 흐르는 시간을 멈출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는 기왕이면 시간을 거꾸로 가게 해서 더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상상은 일어날 수도 없지만 일어난다고 해도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삶이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걸 의미한다고 볼 때 시간이 멈추거나 거꾸로 간다는 건은 삶이 정지된 또는 유예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정지된 또는 유예된 삶을 다시 살기도 어렵다. 모든 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벤자민 버튼은 점점 젊어지는 삶을 살았다. 늙은이로 태어나 아기로 죽었다. 점점 젊어지는 삶을 살아 행복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벤자민 버튼은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사랑도 우정도 일도 모두 같은 시간을 살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벤자민 버튼은 그 어떠한 것도 함께 할 수 없었다.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웠을까?
정지된 시간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가 붕괴된 미래에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을 통해 이곳을 탐험해 인류를 구하는 임무가 몇몇 대원들에게 주어진다. 그가 이 어려운 임무를 수행한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 때문이었다. 그는 인류를 구원했지만 다시는 가족을 만날 수가 없었다. 시공간이 뒤틀린 공간에 들어가면서 지구의 시간은 흘렀지만 자신의 시간은 멈췄기 때문이다. 가족 품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그의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영화 <인테스텔라> 이야기다. <인테스텔라>는 퀸의 ''39'에 영향을 받은 곡인데 우연의 일치인지 ''39'가 발표된 지 39년 후 개봉됐다. ''39'는 런던 임페리얼 칼라지에서 천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퀸의 브라인언 메이가 쓴 곡으로 1969년 달나라에 처음 인류가 발을 내딛은 지 6년 뒤인 1975년 발표된 곡이다.
oo39년에 지구 환경의 변화로 인해 인류가 지구를 버리고 떠나야 할 때가 왔고 이때 몇몇의 지원자가 탐사선을 타고 우주로 떠나 새로운 곳을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시간이 흘러 그들이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발견해서 돌아오는데 그들이 우주에 있는 동안 지구의 오염은 더 심각해졌고 우주의 1년이 지구의 100년이 되어 그동안 자신의 가족과 연인이 이미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들은 소중한 사람을 그리워하고 슬퍼하고 그리고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한탄스러워한다.
39년째 해에 배가 푸른 우주에서 왔고 In the year of 39 came a ship from the blue
그날 그들이 집으로 돌아왔다네 The volunteers came home that day
그들은 새로운 세계에 관한 좋은 소식을 가져왔지만 And they bring good news of a world so newly born
이내 마음이 무거워졌다네 Though their hearts so heavily weigh
지구는 더 늙고 잿빛으로 변했기에 우리는 이제 먼 곳으로 떠나야 해 For the earth is old and grey, little darlin' we'll away
하지만 내 사랑, 이럴 수는 없어 But my love this cannot be
나는 한 살밖에 먹지 않았건만 너무나 긴 세월이 흘러 버려 For so many years have gone though I'm older but a year
화자는 우주에서 1년을 보내고 지구로 돌아왔지만 지구는 100년이 지나버렸기 때문에 부인은 죽고 자신의 딸, 혹은 손녀의 모습에서 자신이 마지막으로 봤던 부인의 모습을 떠올린다.
너의 눈에 비친 네 어머니가 나를 보며 눈물짓는구나 Your mother's eyes from your eyes cry to me
남은 사람은 그의 삶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 모두 사라진 곳에서의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흘러가는 시간만 한탄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쓸 수 있는지를 고민하자. 같이 시간을 보낸 다는 게 삶이다.
하지만 내겐 아직 살아야 할 날들이 남아있으니 For my life still ahead
날 위해 슬퍼해주길 Pity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