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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l 16. 2020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재택근무 잘하는 방법

혼자 일하는 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사람들 대부분은 재택근무가 익숙하지 않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본다. 일반 사무직의 경우 8시나 9시에 출근해서 이메일을 읽고 회의에 참석하고 보고서를 쓴다. 점심이 지나고 저녁 6시나 7시에 일을 마치고 퇴근한다. 퇴근 후 동료와 한 잔 하거나 집에 돌아온다. 이렇게 패턴대로 살다가 재택근무를 하게 되니 왠지 익숙하지 않다. 물론 처음에는 완전히 좋다. 눈치 안 보고 편하게 일하면서 쉬고 싶으면 그냥 쉬면 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나에게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힘이 주어졌다. 


 부작용도 있다. 아이들이 있는 경우는 아이를 보면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집중이 힘들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더라도 초등학생의 경우 금방 귀가한다. 간식을 챙겨줘야 하거나 학원에 보내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자연히 저녁 늦게까지 일하거나 아이들이 잠든 후 또는 깨기 전에 일을 처리해야 한다. ‘일’과 ‘가정’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한 마디로 정신이 산만해진다. 


 그렇다면 혼자 사는 사람은 어떨까? 아이가 없어서 편할까? 그렇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이다. 팀원들과 화상회의를 제외하고는 누군가와 대화를 할 일이 별로 없다. 회사에서는 적어도 몇 명 또는 수십 명과 마주쳐서 대화를 하는데, 혼자 있다 보면 그럴 일이 별로 없다. 자연히 외로움이 엄습하고, 외로움을 잊기 위해서 SNS를 하거나 게임, 또는 술을 마신다. 하지만 그것은 악순환의 시작이다. 점차 삶의 리듬이 깨지면서 심하게는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야 한다. 사람과의 대면접촉은 더 조심스럽고, 청결도 확실히 하면서 나의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 이제는 재택근무를 통해서 나의 삶의 리듬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지금 뿐만 아니라 나중에 회사를 퇴직한 후에도 필요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퇴직을 하면 시간이 무한정(죽기 전까지)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그것을 연습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여러 가지 좋은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하고 싶다. 


 첫째, 충분한 취침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잘 지키지 못하는 부분이다. 취침 시간은 10시나 10시 반, 또는 일 때문에 늦게 잔다고 하더라도 기상 시간은 되도록 지켜야 한다. 아침 6시나 6시 반 정도로 최소 7시간에서 7시간 반 정도의 취침을 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적당한 취침시간이라고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참고로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하루 8시간씩 취침을 지킨다고 한다. 물론 더 일찍 일어날 수도 있지만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좀 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면서 공간의 이동이 있기 때문에 ‘리프레시’ 할 수 있지만 재택근무는 그렇지 않다. 물론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되기는 한다. 


 둘째, 운동이다. 집에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움직이지 않게 된다. 움직이는 것은 손가락뿐이다. 자꾸 눕게 되고, 기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해야 한다. 거창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산책과 스트레칭만 꾸준히 해도 된다. 우선 기상 후 씻고 나서 또는 씻기 전에 운동복을 입고 밖으로 나간다. 10분이라도 좋다. 동네 한 바퀴 돌고 오면 잠든 몸이 깨어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5분이나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다. 유튜브 채널에 좋은 프로그램이 많다. 


 셋째, 명상이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바닥이나 의자에 앉아서 숨을 쉰다. 숫자를 세면서 숨을 쉬어도 되고, 명상 채널(역시 유튜브나 앱)을 틀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명상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무엇보다 업무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준다. 이왕이면 아침 명상과 저녁 명상 두 번 정도가 좋다. 명상을 하면서 나의 마음을 그냥 바라보면 된다. 명상은 잡념을 지우는 행위가 아니다. 나의 마음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는 행위다. 


 넷째, 계획이다. 이 부분이 사실 제일 중요하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스스로 업무를 계획해야 한다. 물론 팀의 목표가 있겠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10분 정도 계획을 세우자. 연간, 월간, 주간, 일간 계획을 점검하고, 오늘 꼭 해야 할 업무 세 가지만 꼽아보자. 이 부분은 세계적인 자기 계발 코치인 브렌든 버처드가 강조한 것이다. 안 그러면 오늘 일을 내일 일로 자꾸 미루게 된다. 


 마지막으로 공부다. 공부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는 어떤 것이라도 좋다. 만약 내가 이번 달은 와인에 대해서 공부하겠다고 한다면 10분씩, 또는 30분씩 시간을 내서 틈틈이 공부한다. 책으로 읽거나 유튜브 등으로 공부할 수 있다. 그리고 공부한 내용을 블로그나 SNS에 꾸준히 기록한다. 그러면서 내가 공부한 것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정리하면 이렇다. 아침 6시나 6시 반 정도에 기상해서 7시간 이상의 취침을 확보한다. 샤워 후 또는 전에 아침 산책을 하고, 스트레칭을 한다. 명상을 하고 하루를 계획한다. 업무를 시작한다. 특히 집중력이 강해지는 오전 세 시간(9시 ~ 12시)에 가장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업무를 배치한다. 


 오후에는 잠깐 낮잠을 자거나 역시 산책을 한다. 오후에는 비교적 에너지가 덜 소비되는 일을 한다. 적어도 아침 3시간, 오후 3시간은 업무에 집중한다. 집중할 때는 휴대폰을 멀리한다. 하루에 여섯 시간만 업무에 집중해도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나의 일을 아무도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물론 가끔씩 메신저가 오겠지만 말이다). 


 이러한 습관을 만드는 데 적어도 일주일, 또는 3주 정도 걸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반복이다. 재택근무는 앞으로 퇴직 후 진정한 프리랜서가 됐을 때를 대비한 연습이기도 하다. 내가 일을 계획하고, 건강을 관리하고,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다. 회사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재택근무를 계속해야 하는 분들은 지금부터라도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역시 좋은 습관은 배신하지 않는다. 보다 더 알차고 행복한 삶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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