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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l 20. 2020

매일 나 자신을 복기해야 한다

증자의 가르침 중에서 


 “나는 매일 나 자신을 세 번 반성한다. 남을 위하여 일을 하는 데 최선을 다했는가? 벗들과 교류함에 믿음을 주었는가? 스승께 배운 것을 실천했는가?” - 증자


 증자는 공자가 만년에 거두어들인 제자다. 본명은 증삼이고, 그의 아버지도 공자의 제자였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스승을 모신 셈이다. 증삼은 그다지 총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배운 것을 실천하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공자의 학문을 이어받아서 이를 후대에 전하는 역할을 했다. 전국시대의 유명한 장군 오기도 증자의 아들 증신에게서 배웠다고 알려졌다. 한 마디로 증자는 '노력파'였다. 


 그는 자신의 재능이 다른 공자의 제자들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고, 누구보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반성하고, 복기하고 개선시켰다. 그가 말한 세 가지 복기는 다음과 같다.


1. 충忠 : 남을 위하여 일을 하는데 최선을 다했는가? 

2. 신信 : 벗들과 교류함에 믿음을 주었는가? 

3. 습習 : 스승께 배운 것을 실천했는가? 


 그가 강조한 충, 신, 습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우리는 남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가? 사실 우리가 하는 행위의 대부분은 남을 위한 것이다. 집안일을 하는 것은 가족들을 위함이고,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나의 고객들, 그리고 동료와 상사들을 위한 것이다. 그 행위의 중심에 ‘충’이 있다. ‘충’은 진심을 다하는 마음이다. 忠(충)은 가운데 중(中)에 마음 심(心)이기 때문에 마음의 중심, 즉 진심이다.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하게 된다.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더라도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말투와 행동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작은 가게라도 손님을 위해서 음식에 진심을 담는 사람은 성공한다. 손님들도 그 깊은 맛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사소하고 작은 일이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소홀히 하지 않는다. 


 반면 진심을 다하지 않고, 겉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 깊이가 얕다. 어떤 사람은 흉내를 내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부와 지위, 즉 개인의 영달을 더 중요시한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겉으로 꾸미려고 해도 그 마음이 드러나게 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그들을 멀리한다. 


 ‘충’이라는 것은 나의 마음 가운데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행위다. 진심을 다하면 상대방도 그 진심을 알아주고, 나 자신에게도 떳떳하다. 


 둘째, 벗들에게 믿음을 주었는가? 벗이라는 의미는 꼭 친구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와 뜻을 같이하고, 같은 세계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포함한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누구나 나의 벗이 될 수 있다. 그 사람들과 교류함에 있어서 믿음을 주었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믿음이라는 것은 나의 행동과 말을 모두 포함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약속을 잘 지키는지도 중요하다. 


 교언영색(巧言令色)과 같이 말을 교묘하게 하고, 외모를 꾸면서 그럴싸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진실함과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려면 남을 이용하려는 마음보다는 그 사람에게 신뢰를 주는 것에 더 집중한다. 말로서 현혹시키는 것이 아니고, 묵묵히 바른 길로 나아가고, 노력하고 도움을 주면서 신뢰를 쌓아 간다. 당장은 신뢰를 쌓기 힘들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신信’에 집중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다. 허투루 공약을 남발하지 않고, 한 번 내뱉은 말은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말이 가볍지 않다. 남들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인기를 끌기 위해서 허풍을 치지 않는다. 안타까운 점은 그렇게 남을 현혹시키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고 사람들은 속으면서도 또 믿고, 또 속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사귀는 데 있어서 그 사람의 화려한 언변보다는 ‘말의 무게’를 잘 느껴야 한다. 


 마지막은 실천이다.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높은 학식을 갖고 있거나 학벌을 자랑한다고 해도 본인이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 결코 존경을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권력과 학식을 자랑하면서 말과 행동이 따로 놀고,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하다못해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기본인데도 이를 실천하지 않고, 오직 나의 권리와 영광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고 해도 그 공부는 허울뿐인 셈이다. 


 오히려 학식을 쌓은 사람일수록 더 겸손하고, 모자람을 알아야 한다. 배운 것을 실천하고, 계속 배운다는 자세를 잊으면 안 된다.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도 항상 귀를 열고, 진심으로 경청해야 한다. 나이가 많고, 가방끈이 길다고 전부가 아니다. 머리에든 것이 많은 것보다 하나를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군자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결국《논어》를 읽고, 필사하고 그 내용을 암송한다고 해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 한 구절이라도 실천해야 한다. 오늘 증자가 이야기한 3가지 반성을 배웠다면, 이 중에 한 가지라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해야 한다.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해서 매일 밤이나 아침에 되새기고 또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단 한 가지라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나는 《논어》를 읽은 사람이 아니라, 《논어》중에 한 가지라도 실천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증자의 우직함과 성실함, 그리고 그가 강조한 충, 신, 습은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간직하고 실천해야 하는 말들이다. 그의 진실함과 성실함 덕분에 많은 제자들이 그를 따랐고, 이는 후대에 맹자까지 학문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오늘 나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자. 나는 상대방에게 충실하고, 신의를 지키고, 배운 것을 행동을 옮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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