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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l 21. 2020

내가 아닌 남을 이해한다는 것

공자님의 말씀 중에서

우리가 살면서 제일 답답한 것 중의 하나가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할 때다. 비단 어른들의 세계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화를 내고, 비뚤어지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 줄 때다. 아이의 말을 듣기보다는 부모가 살아온 경험에 빗대어 그들의 말을 무시하거나 듣지 않는다.

“엄마, 아빠는 하고 싶은 말만 해”

아이들은 이렇게 소리친다. 하지만 부모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이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잘 살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 좋은 학교에 가기를 원한다. 그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좋은 직장, 학교를 나온 사람들이 그다지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친구들 사이에서 유튜버나 노래를 잘 부르거나 운동을 잘하는 것이 더 인기가 좋다. 한 마디로 부모가 권하는 자신들의 미래상이 그다지 ‘쿨 Cool’ 하지 않은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쿨한 부모가 되려고 해도 산전수전 공중전을 모두 겪고 보니,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 그나마 확률상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공부를 등한시하면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아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데 소홀했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과 식탁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솔직히 자신들의 마음(아직까지는)을 이야기한다. 이때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잘 경청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강압을 하면 안 된다. 일단 누르는 순간 두더지 게임처럼 바로 용수철처럼 튀어나온다.

답답한 마음이지만 먼저 아이들의 마음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통보’가 아닌 ‘대화’를 해야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존중받는다는 생각을 해야 귀를 연다. 강압적인 말로는 통하지 않는다. 머리가 클수록 그러한 경향은 더 심해지고, 중,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도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의 강’(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주사위는 던져졌다’라고 말하고, 군대를 이끌고 건넌 강)을 건너게 된다.

회사 생활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열심히 일하고, 누구보다 회사에 헌신적인데 인정을 받지 못한다. 분명 억울한 마음이 들 것이다. 누군가 승진을 해야 하는데, 내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경우도 있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보고서를 써도 고과를 잘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부당한 이유도 있고, 합당한 이유도 있다. 먼저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봐야 한다. 나의 관점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에서 나를 한 번 바라보자.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을 했는가? 나는 어떤 기여를 했는가? 나는 상대방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을 보고서에 썼는가? 아니면 나의 주장에만 집착했는가?

회사에서 보고 대상, 그리고 실제 고객도 모두 나의 고객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회사의 제품, 나의 보고와 연구 결과를 돌아보자. 과연 나는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했는가? 만약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는다면 항의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거칠게 항의를 하는 것보다 대화를 통해서 풀어가야 한다. 나의 성과물을 보여주고, 논리적으로 반박해야 한다. 그렇게 했는데도 여전히 바뀌는 것이 없다면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첫째, 조직을 떠난다. 둘째, 불합리함이 있지만 그냥 참고 다닌다.

성공한 기업을 보면 이유가 있다. 애플의 예를 들어보자. 애플은 뛰어난 기술의 회사가 아니었다. 공전의 히트를 친 아이팟(iPod) 전에는 국내산 MP3P가 있었다. 아이리버를 비롯해서 다양한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결국 시장을 키우고 소비자를 끌어들인 것은 아이팟이었다. 저장용량이 큰 것도 아니고, 초기에는 불편한 점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에 집중했다. 우선 디자인이 예쁘고, 사용하기에 편리했다. 좋게 말하면 단순하고, 나쁘게 말하면 기능이 복잡하지 않았다.

물론 고객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다. 스티브 잡스도 고객의 마음이 수시로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객들이 반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고 했다.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아름답고, 또한 그 안에 세밀함을 담으려고 했다. 고객의 무의식까지 들여다본 것이다.

유튜버의 예를 들어보자. 수많은 사람들이 유튜버가 되기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스크립트를 만들고 동영상을 편집하고 제작한다. 그런데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관심을 받지 못한다. 누구는 몇 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는데, 누구는 100명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이때 잘나가는 유튜버들이 왜 잘나가는지 살펴봐야 한다. 내가 인정받지 못함을 억울해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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