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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l 27. 2020

평생을 공부해야 한다

죽는 그 순간까지 공부를 멈추면 안 된다. 

子曰 :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옛 것을 공부하고 배운 바를 익혀 이로써 새로운 것을 알면 곧 스승이 될 수 있다.” 


 9년의 의무교육, 또는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과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면 그것을 밑천으로 사회생활을 한다. 연구를 한다면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공부를 점차 등한시한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면서 실무적인 기술을 익히게 되지만 그것도 중간 관리자가 되고 지위가 올라갈수록 점차 멀리한다. 대신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응용하고, 개인기로 버틴다. 사실 그 정도만 해도 큰 무리는 없다. 적어도 실무적인 측면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조직 세계를 떠나면 내가 알고 있고, 갖고 있는 지식은 금방 사라진다. 회사에 있을 때는 세상 돌아가는 것이나 업계의 판도를 금방 파악할 수 있지만 그 세계를 떠나고 나면 뉴스나 지인 등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3개월, 6개월, 1년이 지날수록 내가 아는 지식은 감가상각(시간이 흐르면서 자산의 가치가 감소하는 것)이 된다. 아마 4년이나 5년이 된다면 ‘0’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계속 책을 읽고, 뉴스를 보면서 세상의 흐름을 알아야 하고 글을 써서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해야 한다. 매년 오마하에서 열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장에서 한 소년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에게 질문했다. 


 세상엔 알아야 할 것이 많은데, 학교에서는 다 가르쳐주지 않아요. 무엇을 읽어야 하나요?


 버핏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먼저 신문부터 읽으세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빨아들이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스포츠나 금융 뉴스도 그런 예가 되고요. 알면 알수록 더 많을 걸 알고 싶을 겁니다. 


 그가 말한 바와 같이 공부의 분야가 꼭 내가 아는 분야일 필요는 없다. 증권업계에 있었다고 주식만 쳐다볼 필요는 없다. 물론 나만의 시각으로 주가를 분석해서 콘텐츠(책, 유튜브, SNS 등)로 만든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공부의 범위를 넓히면 어떨까? 예전에는 주가를 예측하는데 집중했다면 좀 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 본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종 분야’에 대해서도 공부하면 좋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역사’와 ‘철학’이다. 주식도 사이클이고, 역사도 사이클이다. 역사와 철학을 통해서 사이클을 이해하고, 나만의 투자 철학을 세우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옛 것을 배운다는 것은 교훈, 즉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다. 물론 200년 전, 500년 전, 1,000년 전의 지식은 지금과 다른 부분도 많다. 현재에 적용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듯이 과거에 있었던 일이 현재에도 반복된다. 역대 왕조의 왕들은 늘 역사를 가까이하고 이를 통치의 이념으로도 삼았다. 결국 그 중심에는 ‘같은 메시지’, 즉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분열된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는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 권력에 눈이 멀어서 한 순간에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보여준다. 그가 화폐 개혁을 하고, 정치와 행정제도를 정비하고, 사상 개혁 작업을 한 것은 큰 업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실수는 민심을 읽지 못한 것이었다. 심지어 신하들과도 멀어져서 궁궐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다. 환관 조고가 그의 메신저가 되어서 많은 사실들을 왜곡했다. ‘민심의 이해 부족’과 ‘소통 부재’가 결국 통일 왕국을 한 순간에 쓰러지게 만들었다. 그의 거대한 통일 왕조의 수명은 불과 15년이었다. 


 중요한 것은 옛 것을 익힌 후에는 나의 것으로 소화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익히는 수동적인 공부법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나만의 인사이트를 끌어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진시황제의 케이스를 통해서 역시 ‘민심’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람들과 ‘소통’ 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내가 높은 지위에 올랐을 때 나에게 아부하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교훈을 무시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고 만다. 중국의 역사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왕조가 바뀌었던가? 물론 환관, 외척, 부하들의 배신으로 국가가 전복된 경우도 있지만 많은 왕들이 자신의 권력을 탐하고 백성들의 민심을 잃었기 때문에 그 나라는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공자가 기원전 500여 년에 세상을 주유하면서 인, 의, 도, 덕 그리고 예를 강조하며 전국에 유세를 다녔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공부한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서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새로운 것을 익히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들은 늘 자신이 부족함을 알고 노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있어서 더 이상 공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공부를 하더라도 수동적인 공부에 그친다. 한 마디로 마지못해 공부하는 것이다. 


 진시황제도 젊을 적에는 공부를 게으르지 않고, 늘 배우면서 훌륭한 왕이 되려고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오래 살고 싶은 마음에 ‘불로장생’에 집착했다. 젊은 시절 초심을 잃은 것이다. 회사나 기업, 사업도 모두 마찬가지다. 고객(=백성)의 마음을 읽고, 고객을 위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 옛 것을 익힌다는 것은 역사와 철학을 통해서 그 시대 사람들의 고민과 번뇌, 그리고 깨달음을 이해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비록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발달한 문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과연 그 지식은 영원할까? 앞으로 100년, 200년 뒤에 문명은 더 발전한다. 하지만 그때도 공자와 맹자, 소크라테스 등을 공부할 것이다. 왜냐하면 옛 것은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 큰 ‘지혜’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옛사람들이 남긴 ‘정신적인 유산’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겪고 경험하고 느낀 점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복이다. 


 물론 이러한 복도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마음이 열리고, 공부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주어진 상황에 안주한다면 변할 수 없다. 나의 껍질을 깨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요새 유행하는 ‘리부트’) 공부해야 한다. 정치, 역사, 문화, 철학뿐만 아니라 기술, 경제, 마케팅 등 분야는 다양하다. 이렇게 꾸준히 정진하다 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스승이 될 수 있다. 지금은 블로그, SNS 등을 통해서 나의 노하우를 언제, 어디서든 전수할 수 있다. 누구나 스승이 될 수 있는 사회다. 하지만 가짜 스승이 아닌 진짜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단순히 입담이 좋고, 남이 알고 있는 것을 인용하면서 나의 지식인 것처럼 꾸미는 것은 진정한 지식과 지혜가 아니다.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참된 ‘앎’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고 고민하고 글을 쓰면서 내가 아는 것을 잘 정리하고, 또한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 공부라는 것이 이와 같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과정이 아니다. 하지만 공부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고 인생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따라서 평생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안주하는 순간 나의 지식과 지혜는 ‘감가상각’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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