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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l 30. 2020

진정한 배움은 ‘Why’에서 나온다.

우리는 왜 공부를 하는가? 

 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자왈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공자가 말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혹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 《논어》위정 중에서


 많은 사람들은 주입식 교육에 익숙하다. 수업 시간에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도 ‘Why’라는 질문보다는 시험에 나올 문제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초, 중, 고등학교의 교육은 입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학교에 입학해도 마찬가지다. 취직을 위한 공부를 하고 진정으로 궁금증을 갖고 학문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수업에 잘 적응하고, 잘 외우고, 답을 빨리 찾는 사람이 학교에서 좋은 학점을 받았다. 


 이러한 교육이 정착된 것은 철저히 실리적인 목적을 위해서였다. 1800년대 말에 미국의 산업 공학자이면서 경영자인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1856년 ~ 1915년)는 과학적 관리법을 창안해서 공장을 개혁하고, 경영 합리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새로운 방식 덕분에 공장의 생산성과 효율성은 증대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개성은 합리성 앞에서 묵살되었다. 그는 인간보다 시스템이 우선한다고 주장했고, 많은 사업가들이 이를 열렬히 환영했다. 심지어 히틀러와 레닌도 그의 추종자였다. 


 “과거에는 인간이 최우선이었다면 미래에는 시스템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 


 회사와 공장이 관료화되고 시스템화 되면서 교육도 이에 맞춰서 변했다. 평균적인 인간을 만들기 위해서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이 생겼고, 학생들을 등급에 따라서 나눴다. 우등반, 열등반, 영재반 등도 생겼다. 이 시스템에 적응을 못하면 학교에서 열등생이 되고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 

(출처: Pixabay)

 물론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합리적인 시스템이 필요했을 것이다. 회사에서도 누가 더 빨리, 그리고 싸게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큰 경쟁력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에서도 이러한 요구에 맞춰서 학생들을 양성했다. 실용적인 학문에 인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은 ‘전인교육’(全人敎育)(인간이 지니고 있는 모든 자질을 전면적, 조화적으로 육성하려는 교육, 〈두산백과〉)으로 불리었다. 미국의 심리학자 손다이크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 확립에 일조했다. 


 “손다이크는 자신이 바라는 학생 등급화 시스템을 세우는 데 일조하기 위해 쓰기, 철자 능력, 산술, 영어 이해력, 그리기, 읽기 등의 표준화 시험을 마련했고 이 시험들은 이내 미국 전역의 학교에서 급속도로 채택됐다.” - 《평균의 함정》중에서 


 실용적인 지식도 갖추고, 도덕성도 키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다. 자신만의 개성이 강한 사람은 획일화된 가치를 주입받는데 반항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세상은 훨씬 더 다양해졌고,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예전의 공식이 적용되지 못한다. 회사도 변하고 있다. 재택근무도 늘고 있고, 상하 간의 관계도 좀 더 수평적으로 변하려고 한다. 일본의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교세라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적용했던 ‘아메바 조직’(아메바와 같이 정형화되지 않고 시시각각 주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조직을 이름)이 점차 확산된다. 물리적인 공간에 갇혀있지 않고, 각 팀은 멤버들과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에 두루두루 잘하는 ‘전인교육’의 평균화된 인간이 아니라 자신만의 주관과 통찰을 갖고 있는 개인이 더 필요하다. 이제는 한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집단지성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같이 고민해야 한다. 학창 시절에 배웠거나 회사에서 얻은 지식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의심’을 가져야 한다. 그냥 맞는 답이라고 생각하고 외웠던 것이 실제로 아닌 경우도 많다. 

(출처: Pixabay)



 1인 기업도 마찬가지다. SNS와 인터넷,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누구든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확산시킬 수 있다. 이들을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 인플루언서들은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 이슈 등 아주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물론 정합성을 검증해야겠지만 이들은 자신의 분야를 정하고 공부를 해서 이를 널리 알린다. 잘못된 내용은 정정해달라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한다. 


 예전처럼 한 명의 선생님이 여러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한 명의 상사가 다수의 직원들에게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다. 내가 어떤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려고 하면 다양한 매체를 이용할 수 있다. 먼저 책을 통해서 공부하고, 또한 유튜브나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는다. 여러 매체 등을 통해서 나의 지식이 맞는지 검증할 수 있다. 이렇게 한 분야 또는 여러 분야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고 공부한다. 그것은 부동산, 주식투자, 미용, 다이어트, 악기 연주 등 다양하다. 이러한 새로운 공부와 교육은 기존의 지식에 대해서 의문을 제시한다. 어떤 유튜버는 역사 전문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존에 역사학자들이 제시한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회사에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조직이 생겨야 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방적인 지시(기존의 경험을 바탕으로)가 아니라 ‘왜’ 그것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같이 공부하고 해결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도 호기심을 갖고 공부해야 한다. IT 업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문화와 역사를 공부한다면 자신의 업무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물론 바쁜 근무 시간에 틈을 내서 공부하라고 하면 다들 싫어할 것이다. 또 하나의 업무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는 회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다. 《평균의 종말》과 《다크호스》의 저자 토드 로즈가 밝힌 것처럼 무조건 사다리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삶이 더 이상 행복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자신의 개성을 찾고 ‘충족감’을 찾아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나의 ‘충족감’에서 나온다. 어떤 일을 하든지 말이다. 


 공자가 말한 것처럼 이제는 배우면서 생각하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지식이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또한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 생각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그래야 나만의 학문을 완성하고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개성을 찾게 되고, 진정으로 원하는 공부를 하면서 충족감을 느낀다. 


 바야흐로 이제는 내가 원하는 공부를 찾고, 공부할 때다. 언제, 어디서든 우리는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 나만의 분야와 개성, 색깔을 찾도록 하자. 그리고 ‘Why’라는 화두를 잊지 말자.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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