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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Aug 12. 2020

내면의 빛을 찾아야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같은 옷을 입는 이유 

 子曰 士志於道, 而恥惡衣惡食者, 未足與議也
 자왈 사지어도, 이치악의악식자, 미족여의야 
 공자가 말했다. “선비로서 도道에 뜻을 두고서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한다면 그와 더불어 논할 가치가 없다.”  


 《린치핀》의 저자 세스 고딘은 개인의 창조성과 예술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산업 혁명 이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대량 생산의 혜택을 누리면서 동시에 개인의 독창성과 창의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장인’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만의 기술로 옷, 도자기, 그릇 등을 만들었다. 독특한 디자인과 감각으로 그야말로 대체 불가능했다. 그랬기 때문에 물건이 귀했다. 아무나 좋은 옷을 입거나 그릇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러한 것들은 지배 계급이나 부자만이 독점할 뿐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옷을 만들거나 싼 제품을 구해서 살았다. 가끔씩 장터에 나가서 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귀한 물건을 샀다. 사극에서 보면 주인공이 예쁜 고무신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이 있다. 영롱한 빛을 내는 고무신 하나만으로도 행복함을 느꼈다. 그것을 품 안에 안고 잠잘 지경이었다. 


 하지만 제품의 표준과 규격이 생기면서 대량생산이 용이해졌다. 누구나 좋은 제품을 값싸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물질이 풍부한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 폰의 버튼 두, 세 번만 누르면 모든 생활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심지어 요새는 자동차를 주문하면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그렇다 보니 같은 물건이라도 여러 개씩 갖고 있다. 집에 운동화가 적어도 두, 세 켤레가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수십 켤레의 운동화를 모으고 있다. 이렇게 풍부한 물질의 세상에서 우리는 과거의 그 어떤 인류보다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다. 물건의 소중함도 점차 잊게 되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거짓’ 욕구가 생겨났다. 


 “이렇게 단 두 세대 만에 소비문화는 완성되었다. 이 세상에 전혀 존재하지 않던 생활양식이 생겨난 것이다. 남을 따라 물건을 사는 행동은 우리가 타고난 유전적 자질이 아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욕구일 뿐이다.” - 《린치핀》중에서
출처 : Pixabay

 물자가 부족한 시대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았다. 한 마디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그 상황을 받아들였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의 대부분 사람들이 그랬기 때문이다. 그때가 행복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물자가 넘치는 지금 사람들이 덜 행복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지금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내가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사는 경우다. 최근 너무 예쁜 스니커즈를 샀는데, SNS에서 누군가 더 예뻐 보이는 신발을 신고 사진을 찍었다. 특히 유명인이 착용한 제품은 더욱 그렇다. 나와 유명인을 동일시하거나 그 제품을 구매했을 때 큰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은 끝임 없는 소비의 ‘순환 참조’가 될 뿐이다. 분명히 좋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소비’가 또 다른 ‘소비’를 부르고, 그리고 쇼핑 중독에 이르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만약 남들을 따라서 소비하면서 행복을 느낀다면 다행이지만 결국 허무함을 느낀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한 번 살펴보자. 그의 재산은 약 100조 원(물론 주가에 따라서 변동은 있지만)을 넘는 수준이다. 불과 30대 중반의 나이에 세계 10대 부자 안에 든 것이다. 그 정도의 재산이 있다면 궁궐 같은 집에서 살면서, 매일 진수성찬을 먹고, 온몸을 보석으로 치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회색 티셔츠나 청바지를 입고, 공식 석상에는 아디다스 검은색 삼선 슬리퍼를 신고 나올 때도 많다고 한다. 우리가 동네에서 흔히 보는 그  삼선 슬리퍼 말이다. 그는 이렇게 초라하게(?) 옷을 입는 이유가 고민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출처 : Pixabay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도道는 무엇인가? 페이스북 회사의 미션은 다음과 같다. 


 “Give people the power to build community and 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 
 “사람들에게 공동체를 형성하고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는 힘을 준다.” 


 한 마디로 이 세상 어디에 있든지 가상의 공간에서 공동체를 만들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광고를 통해서 제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그는 이러한 가치를 위해서 작은 것(남들을 따라하는 소비)을 포기했다. 그리고 나중에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기부한다고 선언했다. 그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분명히 사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우리는 마크 저커버그가 아니다. 천재 프로그래머도 아니고, 수완가도 아니다. 하지만 앞서 세스 고딘 작가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만의 개성을 살려야 한다. 예술성과 창조성을 끄집어내야 한다. 나의 길道을 찾아야 한다. 나만의 가치와 색깔을 찾는다면 내가 어떤 옷을 걸치든 다소 초라한 음식을 먹든 상관없다. 왜냐하면 나의 내면은 빛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면이 빛나는 순간은 언제인가? 


 그것은 나의 영혼이 충만감을 느꼈을 때다. 내가 손수 만든 음식을 먹을 때 충만감을 느낄 수 있고, 내가 그린 캐릭터, 만화, 그림 등을 보면서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고 좋은 문장을 발견해서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사색하면서 나의 영혼이 충만해짐을 느낄 수 있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면서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어떠한 것이라도 상관없다. 


 그렇다고 허름한 옷차림에 아무 음식이나 먹으라는 것은 아니다. 요새는 퍼스널 브랜딩 시대이고, 거기에 맞춰서 나의 옷차림도 중요하다. 하지만 나만의 개성을 찾는다면 ‘다른 누군가를 흉내 내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음식은 소박하지만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된다. 어차피 화려한 음식은 건강에 좋지 않다. 자동차도 과시용이 아니라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서 구입한다. 무엇보다 나의 내면에 집중해야 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내면의 빛을 찾아야 한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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