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를 고치면서 느낀 점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다음 인쇄를 위해서 다시 원고를 보고 수정 중입니다. 이 책은 제갈량의 전략과 더불어 마케팅 전략 및 사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변화가 많습니다. 책이 출간(2019년 12월)된 지 불과 1년이 채 안 되었지만 시장의 변화는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를 다룹니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기업은 Intel, Apple, Microsoft, Amazon, SpaceX, Softbank 등입니다. 이 외에도 작은 회사들과 개인의 사례도 있지만 무엇보다 Big Tech 회사의 변화가 너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던 반도체 업체 Intel은 AMD와 Nvidia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7nm 공정이 지연되고 이를 자체 생산이 아닌 생산전담업체(Foundry) TSMC에 외주를 줄 수 있다고 발표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무적의 Intel, 실험실에 외계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회사였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자신의 기술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이었을까요? 리더십의 문제였을까요?
반면 두 명의 대만 출신 미국인 CEO 젠슨 황(Jeson Huang)과 리사 수(Lisa Su)가 이끄는 Nvidia와 AMD는 거침없이 Intel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Nvidia는 우리가 잘 아는 Game용 Graphic Card 생산 업체입니다. 게임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이 회사에 익숙하실 겁니다. 하지만 AI 시대가 오면서 Nvidia는 자신들의 Graphic CPU를 AI용 서버에 적용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Nvidia의 시가 총액은 3,000억 달러 이상으로 2,000억 달러의 Intel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AMD도 본래 주력이었던 CPU 개발에 매진하면서 Intel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한 때 불과 $2에 불과했던 주가도 $80을 넘겼습니다. AMD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가성비입니다. 비슷한 성능의 CPU가 Intel 제품보다 절반 가격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Intel이 아닙니다. Intel은 Graphic Card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결국 Game, PC, Server 시장에서 세 업체들이 각축을 벌일 것인데, 이 외에도 이들에게 남은 신천지가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시장입니다. 앞으로 자동차는 자율 주행 기능을 갖추면서 첨단 과학의 결정체가 될 것입니다. 누구는 자동차가 움직이는 '서버'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자동차는 스마트폰처럼 2~3년의 교체주기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더 많은 기술이 요구됩니다. 먼저 Nvidia가 발 빠르게 나아가고 있는데 이 회사는 Mercedes Benz와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벤츠 자동차에서 Nvidia 시스템을 볼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제 책에서도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Nvidia가 이를 잘 수행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초반에 언급한 '라이벌을 정하고 타게팅하라'는 글에서 Intel이 경쟁자를 그동안 타게팅했다면 이제는 Nvidia와 AMD가 Intel을 정조준해서 타게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텔의 CEO였던 앤디 그로브의 두려움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선견지명을 갖고 있던 그로브 회장도 AI 시대, 자율 주행 자동차 시대에서의 새로운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Intel이 세운 왕국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서버 시장은 Intel이 거의 독점을 하고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습니다. Cloud 시장의 강자인 Amazon은 자체 CPU를 탑재한 서버를 만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Intel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기술 리더십조차 계속 문제가 된다면 10년 후 20년 후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반면 눈부시게 성장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Apple과 Amazon의 시가 총액은 책을 쓸 때보다 무려 2배가 늘어난 2,000조 원 이상입니다. Microsoft도 거의 2,000조 원에 육박합니다. 사실 2,000조 원은 실감이 잘 가지 않는 금액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 GDP 수준입니다. (2018년 $1.6Tr)
더군다나 COVID-19로 인해서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데 익숙한 기업은 성장하고 사람과의 만남이 중요한 기업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렇게 IT 업체들의 사례를 다루면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움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마케팅 전략은 '기본'과 '사람'에 더 초점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어느 독자분이 이 책을 읽고 쓴 서평을 보니 '한 달이 지나고 나서 기억이 나는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냉정한 평가이지만 저도 과연 제갈량이 그리고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국 진심을 다하고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의 이익을 위하기보다는 남을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고객도 직원도 그 마음을 알아줍니다. 비록 COVID-19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럴수록 다시 한번 회사와 직원, 고객을 돌아볼 때입니다. 충성고객이 더욱 필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또한 어려울수록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더 필요합니다. 제갈량이 유비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 유선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불리한 전력을 극복하고 대국과 맞서 싸운 용기도 대단하고요. 그의 전략도 전략이지만 이러한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진실하고 좋은 메시지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