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공공) 1집, 'Back' 음악 앨범을 듣고

90년대 감성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by 나단 Nathan 조형권


스크린샷 2020-08-16 오후 4.42.56.png 출처: Naver Vibe

오랜만에 가요 앨범을 듣는다. 앨범을 내신 분은 100(일공공)이라는 가수 겸 작곡, 작사가다. 100 님은 책인사 출판그룹의 이혁백 대표이면서 작가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젊은 시절 밴드를 했고, 언젠가 앨범을 내기로 목표로 삼았고, 불혹의 나이에 마침내 앨범을 발매했다. 사실 나도 불혹이 되기 바로 전에 가내수공업으로 재즈 앨범을 낸 적이 있다. 그만큼 앨범을 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또 반가운 분이 있다. 바로 최PD님(최윤호)이다. 역시 책인사 출판그룹에서 책을 기획하고 제작에 참여하신다. ‘시박스’라는 이름으로 SNS에서 좋은 시도 많이 쓰고 있다. 이 앨범의 ‘이제서야’, ‘봄비’, ‘사랑했어요’(100과 공동 작사), ‘너만큼은 아파야겠어’를 작사했다. 개인적으로 ‘사랑했어요’라는 곡은 몇 번 들을수록 울컥했다. 가사와 멜로디가 정말 촉촉한 느낌을 준다. 더군다나 최윤호 님은 ‘어쩌면 너와 나’라는 노래를 직접 불렀다. 예전 재즈 카페에서 자작곡을 들려준 적도 있는데, 이 정도 실력인 줄은 몰랐다. 강력한 경쟁자다. ㅎㅎ


전체 프로듀싱, 편곡과 MIDI 프로그래밍은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 씨가 맡았다. 이미 <Noomas>, <49>, <Yellowhale>, <Sunny Days>, <Daisy> 등 다수의 재즈 앨범을 내셨다. 뿐만 아니라 <I Am Melody> 시리즈를 통해서 가스펠도 널리 알렸다.


자꾸 개인적인 관계를 이야기해서 좀 그렇지만 곽 선생님은 나에게 스승이시다. 대학 시절 재즈를 공부하기 위해서 레슨을 받았고, 나중에 회사에 취직하고 나서 다시 찾아뵙고 레슨을 받았다. 거의 7년 동안 재즈 피아노를 배웠다. 물론 스승의 실력에 비해서 훨씬 못 미쳤기 때문에 부끄러운 마음도 있다(그래서 어디 가서 제자라고 이야기하지 말라고 농담도 하셨다. 농담이라고 믿고 싶다. ㅎㅎ). 그래도 재즈 밴드에서 키보드를 맡아서 잘 연주했고, 곡도 많이 썼다. 나도 원래 곡을 내기 위해서 두 곡 정도 준비했지만 아직 끝을 못 봤다.


이혁백 대표님과 곽윤찬 선생님을 연결시켜드렸고, 두 분의 시너지가 잘 발휘된 것 같다. 곽 선생님은 이미 나얼, 김범수 등의 기라성 같은 가수들과 작업을 하셨다. 그 외에도 가비엔제이 출신의 보컬 장희영, 싱어송라이터 이윤오, 대금 연주자 조이슬의 보컬 등. 다양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이 앨범에는 총 6곡이 수록되어 있다.


미리 듣기

https://vibe.naver.com/album/4764621


ㅣ. 이제서야 (feat. 조이슬)

ㅏ. 봄비

ㅓ. 사랑했어요 (feat. 조이슬)

ㅑ. 너만큼은 아파야겠어 (feat. 최윤호)

ㅕ. 어쩌면 너와 나 (feat. 장희영)

ㅐ. 이별 고백 (feat. 이윤오)

ㅔ. 어쩌면 너와 나 (inst.)


앨범의 순서가 왜 ‘한글 모음’을 사용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대충 짐작은 가지만 신선한 시도 같다.


먼저 ‘이제서야’라는 노래를 들었다. 잘 아는 분의 목소리를 들으니 신기한 느낌도 들었다. 그런데 대금 연주자라는 조이슬 님의 노래 실력이 상당하다. 100님과 조이슬 님의 하모니가 너무 좋다. 뒤에 코러스도 좋지만 무엇보다 인트로가 좋다. ‘이제서야’라는 멜로디로 시작한다. 먼저 남자 보컬의 잔잔한 목소리가 애잔하다. 그 뒤에 여자 보컬의 풍부한 성량이 이를 잘 받쳐준다. 다시 사랑을 찾고 싶어 하는 남자와 이미 늦었다는 여자. 왠지 뮤지컬의 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있는 우리가 아닌 거잖아”

“넌 나를 알잖아. 오늘까지만 아프고 싶어”

“사랑했던 날도 행복했던 날도 잊을게”


‘봄비’는 100 가수의 유일한 독창이다. 앞서 언급한 최윤호 님이 작사한 곡이다.


“이제 좋아하는 냄새가 나요. 당신은 눈을 감아야 선명해요”


봄비는 곧 내가 사랑하던 그녀다. 남자는 비를 맞으며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작사가의 감성이 잘 드러나고, 100 가수의 보컬도 좋다. 고음처리와 나직한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 나중에 봄비를 맞으면서 다시 들어봐야겠다. 자꾸 뮤직비디오가 연상되는 곡이다. 영화 <4월 이야기>도 생각난다.


‘사랑했어요’는 조이슬 님이 불렀다. 이 노래는 앞에 한 소절만 들어도 뭉클하다. 이 노래 정말 좋다.


“사랑했어요. 난 사랑했어요. 당신은 알 길 없었던”

“보고 싶어요. 아름다운 그대”


100님과 최윤호 님이 같이 작사한 곡이다. 이 노래는 그야말로 드라마 주제곡으로 딱 맞는 곡이다. 그러면서 왠지 가스펠의 느낌도 난다. 이 곡은 나중에 라이브로 들을 때 피아노 반주로만 들어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왠지 눈물이 나는 곡이다. 계속 반복, 반복, 반복.


그리고 최윤호 님이 부른 ‘너만큼은 아파야겠어’. 이 노래는 노래방에서 꼭 불러보고 싶은 곡이다. 왠지 한 잔 하고 나면 너무 부르고 싶을 곡이 될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마음, 그리고 그 사람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잘 담겨 있다. 중간에 기타 연주도 너무 좋다. 소주 한 잔을 부른다.


“이제 와 초라한 나를 너 본다면 모른 척 해줘”

“이런 나를 잊고 좋은 사람 만날 거라고 말해줘”


다섯 번째 곡 ‘어쩌면 우리’는 가비앤제이의 멤버였던 장희영 가수가 노래를 불렀다. 역시 프로라서 다르다. 곡을 완전히 본인 것으로 소화해서 부른다. 마지막 코러스 부분도 너무 인상적이다. 역시 뮤지컬 느낌이 물씬 난다. 그리고 자꾸 옛날 생각이 나게 만드는 노래다.


“어쩌면 너와 나 우리 그때로 돌아간다면”


마지막 곡은 ‘이별 고백’이다. 아직 남은 회한을 돌아보는 내용이다. 이윤오 싱어송라이터가 노래를 불렀다. 결국 앨범의 마지막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면서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미안한 마음을 남겼다.


“아직 너에게 할 말이 남아 있어”

“잊지 않을게 살아가며 내게 준 이 사랑을”


이 앨범의 주제는 사랑이다. 100님의 발라드 감성과 곽윤찬 재즈피아니스의 세련된 편곡이 잘 어우러졌다. 요새 유행하는 90년대의 감성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사랑과 이별을 담고 있다. 젊은 뮤지션들도 대거 참여하면서 잘 조화를 이룬 것 같다. 역시 사랑 앞에는 나이가 상관없는 것 같다. 그 아픔은 차이가 없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사랑의 감정을 점차 잊게 마련이다. 세월과 함께 점차 무뎌진다. 그런 면에서 이 앨범은 나를 과거로 데려간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때의 감정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나의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이 이루어지든, 이별로 끝이 나더라도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는 특정 장르에 대한 경계가 점차 없어짐을 느낀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 것이 아이돌 음악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댄스 음악이든 트로트든 나의 감성에 맞으면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앨범은 나의 감성과 잘 연결된다.


앞으로 100님과 곽윤찬 님과의 콜래보가 더 기대되고, 다음 앨범은 또 어떤 주제가 될지 궁금하다. 오늘 하루는 온전히 이 앨범에 푹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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