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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Aug 25. 2020

신중하게 계획하고 행동해야 한다.

계획 없는 무모함은 결국 독이 된다. 

子路曰 子行三軍則誰與 子曰 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  必也臨事而懼, 好謨而成者也 
 자로왈 자행삼군즉수여 자왈 폭호빙하 사이무회자 오불여야 필야임사이구 호모이성자야
 자로가 물었다. “스승님께서 삼군을 지휘하신다면 누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맨손으로 범과 겨루고 배가 없이 강을 건너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자와는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필요한 자는 반드시 일에 임하여 신중하고, 계책이 있어 임무를 완성하는 사람이다.” 


  “돌격 앞으로...” 라는 말을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지휘관의 신호로 병사들은 돌진한다. 이때 많은 병사들이 총알에 맞아서 낙엽처럼 쓰러진다. 전쟁에서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쟁을 할 때 작전, 즉 계획을 세우고 공격을 하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단순히 용맹함을 믿고 무조건 ‘돌격 앞으로’를 외친다면 그것은 부하들을 죽음에 몰아넣는 것과 다름없다. 


 리더에게 용맹함은 필요하다. 그것이 중요한 구심점이 된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리더보다는 그렇지 않은 리더가 더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리더는 신중해야 한다. 전쟁이라는 것은 사람의 목숨과 수많은 자원을 볼모로 하는 일종의 도박이다.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억울하게 죽거나 다치는 사람들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을 저술한 병법가 손자(기원전 545년 ~ 470년)는 전쟁을 일으킬 때는 정말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한 나라의 운명을 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10만 명의 군사를 동원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천금이 든다고 하지 않았던가? 전쟁 한 번 잘못 일으키면 나라의 재정이 파탄 나기 쉽다. 그래서 손자는 피 튀기는 전쟁보다는 되도록 전쟁 없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불세출의 병법가조차도 전쟁의 무모함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일단 전쟁을 해야 한다면 승리를 위해서 철저하게 계획해야 됨도 강조했다. 

 “전쟁은 국가 중대사로, 생사가 갈리고 존망이 걸려있어 잘 살펴보고 시작해야 한다.” -  《손자병법》
출처 : Pixabay

 그렇다면 왜 이렇게 자꾸 전쟁을 언급하고 있는가? 결국 회사 간의 경쟁도 전쟁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회사가 득을 보면 그만큼 손해를 보는 회사나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아마존이라는 거대한 기업이 전자상거래 사업을 키우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편한 점도 있다. 별 고민 없이 아마존 사이트에 접속해서 주문하면 된다. 하지만 그로 인해 망한 회사도 있고 이제는 아마존의 눈치를 봐야 하는 중, 소 사업자들도 부지기수다. 이렇게 워낙 경쟁이 치열한 세상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계획을 짜고 살아남아야 한다.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을 상대로 정면 대결을 벌이는 것은 무모한 용기다.  


 회사 내에서는 또 어떤가? 만약 내가 리더라면 과연 어떤 관리자를 고용해서 퍼포먼스를 올려야 할까? 물론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좋다. 일정한 수준의 아웃풋을 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감을 넘어서 무모한 사람은 문제가 있다. 말이 안 되는 목표를 갖고 팀원들을 몰아붙이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 치밀한 계획을 짜기보다는 일단 행동으로 옮기고 본다. 결국 회사나 팀의 화합을 해치면서 오히려 조직 분위기를 망치게 된다. 


 공자가 경계한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이다. 그가 말한 “맨손으로 범과 겨루고, 배가 없이 강을 건너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인가? 자신의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다. 용맹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맨손으로 범과 싸우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배가 없는데도 넓은 강을 건넌다는 것은 자살 행위다. 그나마 혼자서 이렇게 만용을 부리는 것은 괜찮다 하더라도 만약 이런 사람이 리더라면 큰 문제다. 


 우리가 임진왜란의 역사를 공부하면 신립 장군(1546년 ~ 1592년)과 이순신 장군(1545년 ~ 1598년)을 자꾸 비교하게 된다. 신립은 뛰어난 무장이었다. 기마대를 이끌고 이미 용맹을 떨친 맹장이었다. 파죽지세로 돌격하는 왜군을 맞아서 그는 선조에게 받은 검을 차고 용감하게 출정했다. 이때 작전회의에서 그의 부하는 문경새재의 험한 고개에 진을 치자고 했으나 신립 장군을 이를 무시했다. 오히려 그는 기마대의 장점을 이용해서 탄금대에서 배수의 진을 쳤다. 결과는 모든 사람들이 아는 그대로다. 신립 장군은 끝까지 싸우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물론 신립 장군이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왜군이 이미 턱 밑까지 진격해서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울 여유조차 없었을지 모른다. 


 반면 이순신 장군은 신중했다. 아군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킨 반면 단점은 최소화했다. 확실한 승부처가 아니면 섣불리 나아가지 않았다. 지형을 이용했고, 아군이 갖고 있던 판옥선과 무기의 효과를 최대한 극대화시켰다. 그랬기 때문에 필전 필승의 높은 승률을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신중한 계획에 대해서 불만을 가진 선조는 무리한 출정 명령을 내렸고, 이순신 장군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그의 자리를 뒤이은 원균은 왜군에게 패배해서 많은 병사와 자신의 목숨을 잃게 만든다. 

출처 : Pixabay

 우리가 너무 잘 아는 역사이지만 역사는 반복된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함을 알면서도 막상 그렇게 못할 때가 많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앞서서 일단 해보자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 물론 ‘작은 실패’를 통해서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실행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작은 실패’도 큰 계획 하에서 움직여야 한다. 일단 계획을 짜고, 거기에 맞춰서 실행을 하면서 수정하는 것이다. 


 결국 계획은 나의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세하게 짜고 고민해야 한다. 물론 계획만 짜다가 시간을 낭비해서도 안 된다. 공자가 ‘임무를 완성하는 자’라고 마지막에 강조한 바와 같이 결론적으로 ‘실행’을 통한 결과를 내야 한다. 지금 나 자신이나 팀원들을 돌아보자. 우리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는가? 아니면 일단 무턱대고 돌진하는 편인가? 


 목표를 세우고 신중하게 계획에 맞춰서 실행하는 것은 회사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활에도 적용된다. 하루, 한 달, 일 년을 계획하는 습관은 반드시 나에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적어도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겠다고 호기를 부리지는 않는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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