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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Sep 20. 2020

서두르지 말고 조그만 이익에 목매지 말자

나의 가치를 믿고 따르자

 子夏爲莒父宰問政. 子曰 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자하위거보재문정  자왈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즉부달  견소리즉대사불성


 자하가 거보의 읍제가 되어서 정사를 묻자, 공자가 말했다. “빨리 하려 말고, 조그만 이익을 구하지 말아야 한다. 빨리 하려고 하면 오히려 이루지 못하고, 조그만 이익을 구하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사람들은 보통 눈앞의 이익에 흔들리게 마련이다.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내가 당장 취하거나 누릴 수 있는 것에 더 집착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의 이해관계로 기쁨과 슬픔이 오락가락한다. 어떤 물건을 샀는데, 다른 곳에서 1,000원 더 싸게 팔면 손해를 본 느낌도 든다. 그러면서 섣부른 판단을 한 자신을 자책한다. 또한 누군가와 작은 이익을 갖고 다툰 후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것은 사람의 본성이다.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현재가 중요하다. 하지만 자칫 서두르거나 조그만 이익에 목매다가 정작 큰 것을 놓칠 수 있다. 그러한 경우를 보통 ‘소탐대실’이라고 한다.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성급하게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친 적이 있는가? 당장 나의 눈  앞에 놓인 이익을 탐하다가 큰 것을 놓친 적이 있는가?

 예전에 동료들과 식당에 갔을 때다. 종업원이 서빙을 굉장히 빨리하고, 음식도 금방 나왔다. 그곳은 워낙 맛집이고 유명한 곳이었기 때문에 음식 맛도 좋았고 분위기도 만족스러웠다. 나중에 가족을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종업원이 자꾸 지나가면서 필요한 것이 없는지 질문을 했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라 무려 세 번 이상이었다. 아무래도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것 같았다. 밖을 보니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서 나가자고 했지만 왠지 씁쓸할 기분이 들었다. 물론 우리가 자리를 빨리 비우면 매출을 좀 더 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이 식당은 소중한 단골을 놓쳤다.


 당장의 매출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어려울 때 제일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단골이다. 나의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면 서로가 윈윈(Win-win) 할 수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 고객의 마음은 언제든지 나의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사소한 것도 신경을 써주는 것이 큰 차별화 전략이 된다. 그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식당 주인이 그러한 마음을 갖고 있더라도 종업원이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된다. 같은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식당 하나를 갖고 왜 이렇게 거창하게 마케팅 전략을 이야기하는지 질문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사소함을 놓칠 때 더 큰 것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행동 하나가 나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아주 가끔이지만 이러한 말이 현실이 된다. 미국 뉴욕에 최고급 호텔로 지어졌던 월도프 아스토리아의 전설적인 이야기다. 필라델피아에서 어느 노부부가 악천후를 뚫고 호텔 방을 찾았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밤은 깊었고, 노부부는 잘 곳을 못 찾아서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호텔의 직원이 자신의 방에 묵어도 좋다고 제안했다. 노부부는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마지못해 승낙하고, 이 직원의 친절함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몇 년 후 그들은 이 직원을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초대했다. 그는 당연히 놀랐고, 이 노부부가 보답으로 자신을 최고급 호텔에 숙박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었다. 이들은 사실 이 호텔의 소유자였고, 직원의 자상한 마음씨에 반해서 그를 매니저의 자리에 앉혔다고 한다.


 물론 소설 같은 이야기이지만 이와 비슷한 훈훈한 이야기는 여기저기 많이 있다. 정말로 사소한 행동 하나 가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경우다. 이러한 일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는 당장 나의 이득보다는 내가 믿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행동했기 때문이다. 직원은 노부부를 보면서, 어떤 이득을 얻는 것 보다는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자 했다. 그것이 그의 삶의 가치였다.


 그렇다고 놀부처럼 제비의 다리를 분지르고, 다시 고쳐주는 것처럼 억지로 친절을 베풀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내가 믿는 가치를 위해서 좀 더 노력을 한다면 우선 나 자신에게 떳떳한 행위를 하는 셈이다. 

 커피숍에 갔을 때, 바리스타의 친절한 한 마디, 그리고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을 신경 써준 배려. 이러한 작은 것들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고객도 마찬가지다. 나는 내 돈 주고 서비스를 받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말할 수 있지만 내가 베푼 행동이 나에게 복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 사회, 국가가 모두 지금 당장의 이익에 매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2,500년 전에도 공자는 정치인들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했겠는가?


 “아! 한 말이나 한 말 두 되 들어갈 정도의 좁은 소견을 가진 사람들이니 족히 따질 것이 있겠는가?” -《논어》자로편


 회사도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빨리빨리’ 문화의 혜택을 봤으면서, 그것이 결국 우리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었다.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이제 멈출 수 없이 달려야 한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정신적인 피로는 쌓이고, 이 스트레스를 술과 쇼핑, SNS로 풀려고 한다. 당연히 마음의 병이 걸릴 수밖에 없다.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은 큰 차별화 포인트다. 하지만 오직 속도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생각해야 될 때다. 이제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속도만으로는 차별화하기 힘들다. 개인, 회사, 국가 모두 마찬가지다. 먼저 나의 큰 목표를 그리고, 보다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 적어도 5년 내지는 10년을 바라봐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가치’를 확실히 정립하고, 거기에 맞춰 사는 것이다. 그래야 한 분야에서 진정한 장인이 될 수 있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연히 현재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5년 뒤의 일을 생각하고 계획해야 한다. 지금 당장의 이득보다는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따라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공자가 소망하던 국가다. 사람들이 보다 큰 가치를 위해서 ‘인仁’과 ‘덕德’을 실천하는 것이다. 물론 그 시작은 각 개인으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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