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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Sep 26. 2020

남들에게 과시하는데 급급한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子曰 : 古之學者 爲己  今之學者爲人

 자왈 : 고지학자위기 금지학자위인

 공자가 말했다. “옛날 학자는 자신을 위해 학문을 하였는데, 지금 학자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학문을 한다.”


 사람들이 살면서 제일 큰 피곤함을 호소하는 부분은 바로 ‘인간관계’다. 사람 때문에 기쁨과 즐거움을 얻고, 반면 사람 때문에 슬픔과 고통을 얻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원하는 이유가 눈치 보고 살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낯선 동네에 간다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다. 그만큼 외로움과 차별은 감수해야 되지만 말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돈을 모으는 것도 우선 나 자신의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위함이지만 이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 아이돌 그룹이 해외에서 각광을 받거나 류현진이나 김광현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승리를 하면 열광한다. 손흥민 선수가 골을 터뜨려도 연일 화재가 된다. 그러면서 능력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공부를 하고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가 한몫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명성이 결국 신기루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공자가 생존했던 시대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무엇보다 학문을 통해서 입신양명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지름길이었다. 사실 도 자신의 비천한 신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15세부터 공부에 뜻을 세우고 누구보다 학문에 열심히 정진했다. 자신도 주 문공(기원전 1,100년~)과 같이 세상을 바로 잡는 도덕 정치를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백성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고 했다.


 공자도 처음에는 후세에 길이 남는 위인이라고 ‘인정’을 받고 싶어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는 것은 실망감뿐이었다. 결국 50대를 훌쩍 넘어서 14년간 중국 전역을 다니면서 유세를 해야 했다. 이 또한 자신의 사상을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도가들은 이상 정치, 도덕정치보다는 우선 자신의 세력을 공고히 하고 싶었다. 그랬기 때문에 공자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공자는 이러한 세태에 염증을 느끼고 다시 고국인 노나라에 돌아와서 말년을 보냈다. 그러면서 자신의 뜻이 아무리 순수해도 명성을 탐하면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랬기 때문에 “남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을 위한 학문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지금 시대는 어떠한가? 모두가 자신이 이룬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안달이 난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선의든 악의든 간에 그렇게라도 해서 타인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세상에 온 이유를 정당화하려고 한다. 또한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즐기면서 기뻐한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정을 받거나 존경을 받는 것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단지 나의 묘비명에 좋은 글귀가 몇 줄 쓰일 뿐이다. 물론 후손들이 그 명예를 느낄 수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성경에서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일도 굳이 남들에게 과시할 필요는 없다.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자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너무 과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지금의 사회 시스템은 큰 것부터 시작해서 작은 것까지 사람들이 마음껏 과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SNS가 더욱 그렇다. 선한 목적으로 자신의 일상에 대해서 사진 찍어서 올렸는데 그것을 순수하게 봐주는 사람도 있지만 부러움과 질투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굳이 이러한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써야 되는지 의문이 들겠지만 내가 무심코 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물론 다른 사람이 멋진 자동차를 사거나 좋은 집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것도 배 아픈 일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려면 SNS를 멀리하거나 또는 SNS를 하더라도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좋은 에너지를 나누어준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 경계는 애매하다. 예를 들어서 나는 선한 의도를 갖고 도움을 주려고 했는데 상대방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다. 그런 경우는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가짐이다.


 남들에게 보이는 것에 집착한다면 우선 나 자신의 마음이 불편해진다. 내가 불행해진다. 나의 실상과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자꾸만 예쁘게 포장하려고 한다. 남들에게 인정과 부러움을 받으면 나의 열등감이 보상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깊은 늪으로 빠질 뿐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잘 믿어지지 않는다면 SNS와 인터넷을 일주일간이라도 중단해보자. 처음에는 금단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지내는지, 류현진과 김광현 선수는 공을 잘 던지는지, 손흥민 선수는 몇 골을 넣었는지 궁금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온전히 나 자신에만 집중할 수 있다. 나의 마음을 지켜보고,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도 알 수 있다. 내가 하는 행동도 남을 의식하기보다는 나를 위해서 한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즐기는 행동을 한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인정받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가? 나의 존재를 알리기 위함인가? 아니면 순수한 마음으로 호기심을 갖고 일에 접근하고 있는가? 공부는 또 어떤가? 내가 배운 것을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인가?


 이렇게 스스로 질문을 해보면 답이 나온다. 나의 길(道)을 가다 보면 많은 장애물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중에서 제일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명예욕’이다. 그것은 정말로 하찮은 것이다. 그것보다 먼저 나의 마음이 원하는 것을 들어야 한다. 언제든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는 명성을 위하지 말고,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곳에 쏠린 관심을 닫고, 우선 나의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거기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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