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단 Nathan 조형권 Oct 29. 2020

(에필로그) 우리는《논어》를 읽어야 한다.

'논어를 통해 배우는 인생의 격' 글을 마치며

 지난 7월 20일 이후 약 3개월간《논어》를 읽으면서 인생의 격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를 글로 옮겼다. 처음《논어》를 읽으면서 수많은 한자에 기가 죽었지만, 해석서만 잘 읽어봐도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논어》에 등장하는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보면서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가치와 진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공자(기원전 551년 ~ 기원전 479년)가 생존하던 시대는 중국의 춘추 시대로 수많은 국가와 왕이 존재했다. 그랬기 때문에 위정자들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무너뜨릴 지에 대해서 골몰했다. 그동안 중심이었던 주나라 왕실의 권위는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새로운 제후들이 세력을 잡으려고 했다.


 이러한 혼란의 시대에 공자는 아버지 얼굴조차 모르고,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다. 생계를 위해서 온갖 잡일을 하다가 마침내 15세에 학문에 뜻을 뒀다. 당시에는 학교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혼자 공부하거나 여기저기 스승을 찾아다니면서 가르침을 받았다. 천하가 곧 그에게 스승이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공자는 늘 어려운 처지에 있는 백성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사회의 부조리를 어떻게 하면 타파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고, 이는 곧 그의 정치 참여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미 여러 차례 서술한 바와 같이 그의 정치 인생은 녹녹지 않았다. 공자 자신은 백성들을 위한 이상 정치를 펼치고 싶었지만, 그의 뜻을 지지하는 위정자를 만나지 못했다. 결국 그는 55세에 천하를 유랑하면서 자신의 뜻을 전달하고, 세상을 바꾸고자 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찬밥을 얻어먹고, 14년 후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본다면 공자의 인생은 실패한 것이었다. 그는 ‘부’를 이루지 못했고,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정치를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뜻을 지지하는 제자들의 도움으로 그의 사후에는《논어》라는 책이 나왔고 이 책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생겼다. 또한 그 후손들을 통해서 어떤 식으로든 정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명언들을 접하고, 이에 대한 느낌을 적었다. 특히 ‘말의 무거움을 알아야 한다’는 글은 브런치에서 조회 수가 무려 7만 회를 넘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말’의 중요함을 믿고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 글에 영감을 준 공자의 말씀이다.


 공자가 말했다. “옛사람들이 말을 가벼이 하지 않은 것은 그들이 이뤄내지 못한 것을 수치로 여겼기 때문이다.” - 《논어》이인


 말이 깃털처럼 가벼운 유명인들을 보면서 더욱 그것을 느낀다. 주변에도 여전히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그러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한다. 사실 요새는 자기 PR 시대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신을 드러내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내가 아닌 나의 모습을 포장해서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한다.


 그러한 가식적인 모습에 스스로 도취되어서 일말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만약 이러한 자신 내부의 괴리에 대해서 괴로움을 느낀다면 이를 그만둬야 한다.《논어》에서 특히 마음에 남는 구절이 바로 이를 대변한다.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이해하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이해하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 - 공자


 모든 것을 나 중심에서 남으로 경계를 넓혀야 한다. 물론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논어》에서 공자가 주장하는 핵심가치가 바로 ‘인仁’인 이유가 이와 같다.


 ‘인仁’은 ‘사랑’이다. 위정자가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은 서로 사랑하면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왕은 백성을 위해서 세금을 낮추고, 스스로 검소하게 살 것이고, 영토를 넓히기 위한 전쟁을 삼갈 것이다. 백성도 왕을 사랑하고 믿고, 서로를 아낀다. 자연스럽게 서로 해치거나 물건을 훔치는 일도 사라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공자가 2,500년 전에 꿈꾼 사회이고, 지금도 그러한 이상향은 유효하다.


 현대 사회로 오면서 인류는 수많은 전쟁과 역경을 겪으면서 제도를 정비하고, 과학을 발전시키면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삼가고 있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 전쟁은 벌어지고 있지만 이전처럼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이 죽는 대규모의 전쟁은 없고,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줄어들고 있다. 물론 최근 COVID-19으로 전 세계 백만 명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말이다. 이제는 전쟁이 아니라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류는 COVID-19을 겪으면서 보다 진지하게 자신에 대해서 성찰하게 되었다. 아무리 강한 국가나 사람이라고 해도 바이러스 앞에는 무기력했다. 그랬기 때문에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좀 더 깊게 탐구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논어》를 꼭 읽어봐야 한다. 이 책에는 인류가 앞으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인 가치인 ‘인仁’을 담고 있다. 나와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진실한 마음을 갖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공자는 이를 몸소 실천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인仁’의 정신을 실천해야 하고, 죽는 그 순간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계속 공부하면서 즐거움을 찾을 계획이다. 살면서 지혜를 얻고 깨달음을 얻는다면 이보다 더 큰 즐거움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부하고, 같이 ‘도道’를 찾아나갔으면 한다. 물질적인 부와 명예는 영원하지 않다. 그 어떤 것도 죽음 앞에서 무기력할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인仁’을 실천하면서 산다면, 마지막 순간에 큰 깨달음을 얻고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늘은 또 어떤 깨달음을 얻었고, 작은 ‘인仁’을 실천했는가? 이러한 화두를 놓지 말아야 한다.


  공자가 말했다.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 - 《논어》이인 중에서


 전작인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를 쓰면서《삼국지》와《손자병법》을 수없이 읽었고,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쓰러뜨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논어》를 읽으면서 그보다 더 큰 가치인 ‘인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회사가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고객도 회사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경쟁사를 제압하고, 이기는 것은 그다음 단계의 문제다. ‘인仁’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회사가 더 오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으로《논어》를 계속 읽으면서 그 뜻을 음미하고,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앞으로 ‘논어를 통해 배우는 인생의 격’(가제)을 정리하고 책으로 출간해서 더 많은 분들께《논어》를 알리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동안 62편의 글을 읽어준 독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출처: Pixabay


매거진의 이전글 '논어' 5월 출간 예정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