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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Feb 06. 2021

《헤비메탈 계보도》: 록, 메탈 좋아하시나요?

1970 ~ 90년대를 관통하는 헤비메탈을 추억하다

 헤비메탈. 강렬한 전자기타의 소리, 마치 구멍을 낼 듯이 두드려대는 드럼, 반복되는 베이스 리프. 이렇게 화려한 음악은 영국의 록 그룹에서 시작되었다. 크림, 야드버즈, 킹크스, 비틀스 등이 대표적이다. 


 비틀스는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최고의 록그룹이다. 이들의 음악이 1960년대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틀스가 대단한 점은 한 가지 형태의 음악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음악 장르를 시도하고, ‘사운드’에 대한 극도의 집착과 탐구로 수많은 팬들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비틀스 이전 흑백 영화와도 같았던 서구 대중음악의 스펙트럼은 비틀스가 해산하던 1970년 4월 무렵에는 총천연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 p13


 비틀스의 록 음악은 베트남 전쟁, 반전 시위, 흑인 민권 운동 등과 맞물리면서 음악은 사회적인 불만과 고민을 해소하는 탈출구가 되었다. 그러면서 사운드는 더 강렬해졌다. 전자 기타와 앰프, 스피커의 발전, 그리고 새로운 시도 들이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는 저자는 1970년대부터 80년대, 90년대의 헤비메탈 역사를 다룬다. 취미로 음악을 듣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서 이론적으로 정리한 저자의 노력이 대단하다. 자신의 블로그에 무려 10년 넘게 기록을 남기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비틀스, 지미 헨드릭스,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메탈리카, 건즈 앤 로지스 등 다양한 밴드를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기타 줄을 이빨로 물어뜯는 지미 헨드릭스도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천재 기타리스트다. 미국보다는 오히려 영국에서 먼저 빛을 보면서 천재적이면서 실험적인 주법으로 명성을 떨쳤다. 당시 영국 록 음악계에서 주름잡던 에릭 클랩튼과의 기타 연주 대결에서 KO 승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당시 록은 ‘블루스’를 기본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블루스 음악을 몸으로 체득한 지미 헨드릭스가 좀 더 유리했던 것 같다. 그래도 에릭 클랩튼이 연주한 <All Your Love>라는 곡을 들어보면 끈적한 블루스를 자신의 방식대로 잘 소화해서 연주했다. 상당히 경쾌한 느낌의 곡이다. 

출처: Unsplash

 1970년대를 주도한 록 밴드는 바로 ‘레드 제플린’이다. 4집 앨범에 실린 <Stairway to Heaven>이라는 곡은 웬만한 사람들이 다 들어봤을 것이다. 마지막에 변주와 폭풍우 치듯이 연주하는 부분이 이 곡의 백미다. 이들은 처음 앨범에서는 기존 곡을 카피하고, 자작곡이 많지 않았으나 헤비메탈 사운드를 만들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했다. 


* 아래는 그 유명한 <Stairway to Heaven>이다. 

https://youtu.be/QkF3oxziUI4

출처: Led Zeppelin 공식 유튜브 채널

 무엇보다 이 그룹이 인상적인 것은 독특한 세계관이다. 당시 1960년대 말에는 기존 세대의 부조리에 대응하는 반항적인 음악이 록 음악계에 주류를 이루었는데, 이들은 이러한 현실 비판보다는 오히려 몽환적이고 이상적인 세계를 그렸다. 특히 그룹의 보컬과 작사를 맡은 로버트 플랜트는 아서왕 전설과 같은 영국 신화와 J.R.R 톨킨의《반지의 제왕》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한 이상적인 나라는 ‘호빗의 마을’과도 같은 것이었다. 


 현실비판적인 자세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부 비평가의 비난을 들었지만, 팬들에게는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세계관은 비단 가사뿐만 아니라 음악도 그랬다. 헤비메탈뿐만 아니라 포크송과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했다. 이 부분은 그룹 비틀스와도 비슷하다. 무엇보다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가 전기도 없는 오두막집에서 통기타로 이후 앨범에 실릴 곡들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너무 인상적이다. 철저한 고립과 몰입, 집중을 통해서 레드 제플린의 음악적 세계관을 만든 것이다.


 “블루스 넘버 재탕은 계속되었지만 싱어 송 라이팅 밴드로서 레드 제플린의 본격적인 시작점은 1970년 초반의 브로니어 오두막에서였다.” - p48 

 1970년대, 우리가 생각하는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밴드는 블랙 사바스다. 온갖 기행으로 유명한 오지 오스본도 이 밴드의 멤버였고, 이들은 선배 뮤지션들과 달리 사고뭉치였다고 한다. 음악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헤비메탈의 이미지(?)를 제대로 만든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은 2집 앨범에서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Electric Funeral>, <Hand of Doom>이라는 곡을 발표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 


 1980년의 포문을 연 밴드는 주다스 프리스트였다. 사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은 무조건 락을 듣지는 않았다. 디스코, 펑크, 팝 등 보다 다양한 음악이 나오면서 취향도 제각각이었다. 이때 주다스 프리스트는 《British Steel》이라는 앨범을 발표한 후 검정 가죽 재킷, 징이 박힌 액세서리 등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마초적인 헤비메탈을 완성시킨 그룹이다. 


 무엇보다 아이언 메이든의 활약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그동안 70년대에 활약했던 선배 밴드들의 유산을 물려받아서 이를 보다 대중적으로 승화시켰다. 세련된 사운드와 뛰어난 연주 실력, 거기에 대중성까지 갖추고 있으니 당연히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이언 메이든의 음악은 지금 들어도 신나고 경쾌하다. <The trooper>라는 곡을 들으면 저절로 흥이 난다.  


 “후배 밴드들은 아이던 메이든이 그려 놓은 청사진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음악적 스타일을 구축하고 새롭게 다듬으면서 헤비메탈 장르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 p147 

https://www.youtube.com/watch?v=X4bgXH3sJ2Q

출처: Iron Maiden 공식 유튜브 채널


 이 외에도 미국 내 헤비메탈의 침체기를 뚫고, 자신만의 사운드와 실력으로 이름을 알린 밴 헤일런, 이후 LA에는 선배 헤비메탈과는 다르게 좀 더 소프트한 느낌의 팝 메탈이 발전했다.


 비틀스를 시작으로 영국은 록의 시작이면서 보물 창고였다. 수많은 밴드들이 제2의 비틀스를 꿈꿨다. 밴드 멤버들 중에는 노동계급 출신이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불만을 음악을 통해서 표출했다. 또한 인문학을 공부한 뮤지션도 많았다. 헤비메탈과 인문학은 잘 안 어울릴 것 같지만, 결국 예술은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단지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다. 


 록과 헤비메탈은 80년대, 90년대 음악의 좋은 재료가 되었고, 후배들에게 음악적 유산을 남겨줬다. 콰이어트 라이트, 모틀리 크루, 건즈 앤 로지즈, 메탈리카, 존 본 조비 등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이들은 영국에서 시작된 글램 록의 유산을 받아서 화려하게 치장하고, 메이크업도 열심히 하면서 여성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본 조비는 록 콘서트 장의 문화도 바꾸었다.  


 “어둡고 음습한 공간에서 맥주캔을 손에 들고 답배를 뻑뻑 피워대는 남정네들로 넘쳐나는 메탈 밴드 공연장의 이미지는 말끔하게 정돈된 스테이지에서 함박웃음을 띠고 연주하는 완소남 스타를 보러 가는 장소로 바뀌었다.” - p205

https://youtu.be/Gmrh42foUsg

출처: Motley Crue 공식 유튜브 채널

 나는 주로 재즈 음악을 듣고 역사를 접하다가 이번 책을 읽으면서 헤비메탈의 역사를 배웠다. 음악이라는 것은 결국 어디에서든 통하게 마련이다. 대중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는 음악이라면 그 장르는 무엇이든지 상관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덕분에 많은 헤비메탈, 록, 팝 등 다양하게 찾아 들을 수 있었다. 몰랐던 곡들도 너무 많았고, 역시 음악의 장르는 정말 다양하고 넓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고, 록의 역사를 되짚으면서 헤비메탈을 비롯한 다양한 록의 향연을 즐기면 어떨까 싶다. 


《유행가들》이라는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대중음악 역사를 살펴봤다면, 이 책은 영국과 미국의 락, 헤비메탈 음악의 역사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된다.   


 책을 읽고 나니, 전자기타를 치고 싶다는 강력한 욕구도 든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https://youtu.be/8SbUC-UaAxE

출처: Guns N' Roses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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