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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Apr 27. 2021

《하드씽》: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

 지은이 벤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다. 그는 현재까지 무려 6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해왔다. 또한 회사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그가 세운 옵스웨어는 2007년 HP에 무려 16억 달러에 매각됐다. 이렇게 사업을 창업하고, 투자를 하는 귀재가 쓴 책이라서 기대가 됐다. 프롤로그에서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건 없다”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역시 책의 제목답게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하드씽’(힘든 일)이다. 


 “비즈니스에서 ‘난제’란 크고 대담한 목표를 세우는 게 아니다. 바로 그런 목표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이다.” - p5

 우리는 성공한 기업들의 단면과 현재만 보는 경향이 있다. 성공에 이르기까지 경영자가 얼마나 많은 난관을 만났고, 극복했는지는 곧잘 잊어버린다. 그냥 그들이 말하는 충고만 잘 들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나도 같은 곤란한 상황에 닥치면 하나하나의 결정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된다. 한 마디로 직접 경험을 해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호로위츠가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것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물론 간접경험의 한계가 있지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새겨들을 만한다. 결코 아름다운 스토리는 아니지만 말이다. 특히 그가 창업한 라우드클라우드가 닷컴 버블로 위기를 겪었을 때, 그는 말 그대로 궁지에 몰린 경험을 했다. 회사의 현금은 고갈되고 있었고, 투자자들은 버블 이후로 투자를 꺼리고 있었다. 2000년 나스닥 지수는 3월 10일 5048.62로 정점을 찍은 후 1,2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많은 투자자들이 돈을 잃고 말았다. 


 “477명의 직원과 시한폭탄을 닮은 사업체를 끌어안은 채 나는 해답을 찾아 헤맸다.” - p43
출처: Unsplash


 회사는 기업 공개(IPO)를 통해서 간신히 자금을 끌어 모았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구조는 취약하기 짝이 없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IT 버블이 터진 후 2001년 9월 11일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투자 시장은 더 경색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전시였다. 내 결정의 적절성 여부에 따라 회사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있었다.” - p62


 결국 그는 라우드클라우드 회사의 주력 사업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남은 것은 파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라우드클라우드의 클라우드 사업을 매각하고, 소프트웨어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는 옵스웨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 했다. 공개 시장에서 $6로 시작한 주가는 $1 이하(심지어 $0.35)로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는 회사를 매각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직원들에게 최대한 솔직하려고 노력했다. 빌 캠벨이라는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멘토로부터 충고를 들을 후였다. 캠벨은 이미 과거에 CEO로 있었던 회사를 파산시키면서 좋은 교훈을 얻었다. 그는 호로위츠에게 “직원들이 한시라도 빨리 자신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게 해줘야 해.”라고 충고했다. 그는 80명의 직원들을 데리고, 모텔에서 1박 2일로 숙식을 하면서 회사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떠날 사람은 떠나도록 배려했다. 이 중에서 2명만 떠났고, 나머지는 그와 함께 하기로 했다. 


 이는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다. 아무리 회사가 어렵고, 심지어 파산을 하는 지경에 이르더라도 그동안 일한 직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문득 코로나 19로 경영이 어려워져서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에어비앤비 회사의 일화가 생각났다. 회사의 CEO는 직원들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내고, 이들이 다른 회사에 일할 수 있도록 추천서를 써주기로 했다. 반면 우버는 직원들에게 일방적인 통보만 하고 끝이었다. 당연히 직원들은 그 회사에 대해서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될 것이다. 회사의 평판에도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직원들의 해고를 성공적(?)으로 하면서, 남은 직원들의 ‘신임’을 얻었다. 이때 신규 소프트웨어 개발에 올인하면서, 직원들에게 6개월간 모든 것을 바쳐달라고 부탁했다. 직원들은 매일 야근을 하면서, 자신들의 모든 것을 불살랐다. 역설적으로 이 당시를 회상한 엔지니어는 가장 행복한 순간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저자는 당시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으나, 직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라우드클라우드 사업을 정리하고 간신히 살아남은 후였기에 또다시 죽을 각오로 일할 준비가 된 직원은 아무도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지금 깨달은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 p89


 그는 온갖 악전고투를 겪으며, 마침내 옵스웨어를 HP에 16억 달러(주당 $14.25)에 매각했다. 옵스웨어 회사는 빠른 클라우드 기술 환경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벅찼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 중에서 그의 직원들은 매각을 원했다. 

출처: Unsplash


 결국 그는 회사를 매각했다. 그는 창업하고, 8년간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다. 공모가 $6에 시작한 주식은 $0.35까지 떨어져서 휴지 조각이 될 뻔했지만, $14.25에 매각할 수 있었다. 온갖 종류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한 후에 저자는 후유증에 시달릴 정도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였다. 그러면서 그는 더 이상 스타트업에 대한 미련을 느끼지 않았고, 이제는 이러한 업체에 투자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자신이 8년 동안 겪고 나서 깨달은 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알려주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장밋빛 미래보다는 실패했을 때, 어려울 때 대처하는 법을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그가 제시한 경영 기업 중에서 특히 공감이 가는 말은 “CEO는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이다. 이를 통해서 경영진과 직원 간에 ‘신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힘든 문제일수록 많은 머리를 맞대는 게 낫고, 나쁜 소식은 빨리, 좋은 소식은 천천히 퍼지는 조직문화가 바람직하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CEO가 가장 주의할 것은 ‘긍정적인 자세’다. 얼핏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오히려 사업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머뭇거림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얼핏 사소해 보이는 이런 작은 머뭇거림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체 프로젝트가 심각하게 지연된다.” - p79 


 이 책은 사업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시사점과 교훈을 제시한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사업뿐만 아니라, 인생은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이러한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나만의 생존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저자의 솔직함이 무엇보다 인상적인 책이다. 


 - 한 줄 요약 : 비즈니스 세계에 정답은 없기 때문에, 문제를 붙들고 같이 고민해서 치열하게 해답을 찾아야 한다. 

- 생각과 실행 : 막연한 낙관주의보다는 현실적인 비관론이 위험에 대처하는데 더 유용하다. 사업과 인생은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그것을 해결하는데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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