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단 Nathan 조형권 May 05. 2021

현경미 작가의《인도, 음식으로 말하다》

조금만 알아도 인도 음식이 맛있어지는 이야기


“그래, 난 카레를 많이 먹었으니 치매는 안 걸릴 거야!”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카레라이스의 본 고장, 인도. 불교의 탄생지, 세계 4대 문명의 발생지인 인더스 문명이 꽃피운 곳. 인도는 우리에게 신비하면서, 모험심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반면, 인도의 어두운 점도 많다. 여전한 계급 사회, 불안정한 치안, 열악한 인프라 등 아직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인구 12억 중 절반만 화장실을 이용한다(2014년 기준)고 하니, 위생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왼손은 뒤처리할 때 사용하는 불결한 손, 오른손은 음식을 먹는 청결한 손이다. 그래서 왼손으로 물건을 건네면 안 된다고 하니, 이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인도의 경제를 가장 쉽게 표현하는 말이 거리의 노숙자가 1억 명이면 백만장자도 1억 명이 넘는다는 이야기이다.” - p48 


이러한 경제적, 정치적 문제와 별도로 이 책은 인도의 ‘음식’과 ‘문화’에 집중한다. 저자는 인도 뉴델리에서 가족과 4년간 지냈다. 그러면서 인도의 발전상을 지켜봤다. 무엇보다 저자는 사진을 공부했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사진을 직접 찍어서 만들었다. 인도의 생생한 면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출처: Pixabay




처음 저자가 인도의 시장을 찾았을 때는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시장은 불결하고, 너무 정신이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아지고, 또한 저자가 직접 발품을 찾은 시장이 있다.

 “마켓에서 가장 유명한 상점은 채소와 생선, 가금류 등을 파는 곳인데 처음 마켓을 찾았던 5월에 얼마나 극심한 냄새가 났는지 글로는 아무리 설명해도 부족할 지경이다.” - p24 


특히 한국인들은 ‘김치’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김치를 담그기 위한 재료를 사기 위한 단골집도 발굴했다. 오죽하면 점원들이 한국어를 할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이 찾는 곳이다. 

 “INA 마켓은 델리에 정착하는 한국인이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할 중요한 시장이다” - p21 


인도에서 ‘짜이’는 영혼의 음료다. 설탕을 듬뿍 넣어서 아주 달기 때문에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지만, 이 음료는 많은 인도인들에게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데 쓰인다. 


 “짜이는 차에 우유와 예닐곱 가지의 향신료를 넣고 끓이다 보니 우리나라 쌍화차처럼 걸쭉하고 깊은 맛이 날 수밖에 없었다.” - p30 


강황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재료다. 카레에 들어가는 재료인데,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가 있다. 저자에게는 강황이 만능 치료제다. 이번에 강황의 효능을 처음 알았기 때문에 앞으로 강황을 좀 더 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황의 가장 큰 효능은 바로 염증 치료다. 얼굴에 나는 종기 때문에 자주 고생했던 나에게 딱 맞는 최고의 치료제였다.” - p40 


인도의 브리야니 요리는 우리나라의 솥밥과 비슷하다고 한다. 잔치 음식으로 많이 쓰이는데, 커다란 솥에 양념을 한 각종 육류와 쌀을 넣고 장시간 쪄낸다. 이때 ‘바사무티’라는 길쭉한 쌀로 밥을 짓는다. 인도의 쌀은 우리나라의 것과 다르다. 우리가 먹는 찰진 밥이 아니다. 그래서 인도나 동남아시아 쌀은 Rice, 우리나라 살은 Sticky Rice로 구분한다. 


 “인도의 쌀 생산량은 전 세계 쌀 생산량의 20퍼센트나 될 정도로 많고 다양해서 우리가 먹는 쌀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우리나라 쌀 찾기는 실패였다.” - p52


카레, 쌀과 더불어 중요한 주식은 바로 빵이다. 빵은 ‘짜파티야’라고 불린다. 우리가 잘 아는 ‘난’과 맛은 비슷하다. 밀가루와 소금, 물을 갖고 만든 빵이 바로 짜파티야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문득 맛이 궁금해진다. 카레를 싸서 먹으면 더 맛이 좋을 것 같다.


출처 : Unsplash




카레와 함께 우리에게 익숙한 탄두리 치킨은 한국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인도 음식이다. 탄두리 치킨과 맥주는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다. 더군다나 인도에는 80퍼센트가 힌두교인이기 때문에 ‘소’를 신성시한다. 우리가 너무나 좋아하는 소고기를 웬만해서는 맛볼 수 없는 곳이다. 심지어 맥도날드에도 소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가 없을 정도다. 돼지고기는 위생 문제로 인해서, 인도에서 위험한 음식이다. 삼겹살도 조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닭과 양의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다. 탄두리 치킨은 ‘탄두르’라는 화덕에서 굽는다. 술은 세금을 25%를 매기기 때문에, 음식점에서는 술을 많이 마시는 않는 편이 낫다. 또한 ‘Dry Day’는 ‘술이 없는 날’이다. 이날 굳이 술을 마셔서 봉변당하지 말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이 외에도 저자는 다양한 요리를 추천한다. 양고기인 코르마와 로간 조쉬, 한상차림 탈리, 인도의 채소 빨락, 그 유명한 망고. 그중에서 양고기는 꼭 먹어보고 싶은 요리다.

 “여행자들이여, 누린내가 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오직 인도에서만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인도식 양고기 요리 ‘로간 조쉬’에 도전해 보자.” 


인도인들이 채식을 많이 하는데, 복부 비만이 많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유는 튀긴 음식이 많고, 늦은 저녁 식사 시간 때문이었다. 이들은 주로 밤 10시나 11시에 저녁을 먹고 곧바로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도 결국 무더운 날씨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경험담과 다양한 요리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접하고 나니, 인도라는 나라, 음식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저자가 처음 인도에 갔을 때, 4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아기를 데리고 먹을 음식을 장만하는 모습은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 한 줄 요약 : 인도의 음식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고, 다양한 음식 문화와 역사를 갖고 있다. 

- 생각과 실행 : 강황이라는 재료가 몸에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다. 앞으로 건강을 위해서 좀 더 알아봐야 할 재료다. 모든 나라의 음식에는 그 나라만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있다. 음식을 보면, 그 나라를 알 수 있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출처 :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마르쿠스 가브리엘《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