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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May 16. 2021

페이융의《반야심경마음공부》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인생이 편해지는

 불교를 접하다 보면 ‘반야심경’을 알게 된다. 《반야심경》은《대반야바라밀다경》중에서 요점을 짧게 설명한 경전으로 당나라의 현장 법사가 번역했다. 총 260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구절인 ‘색즉시공 공즉시색’도 반야심경의 한 구절이다. 


 그렇다면,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해석을 먼저 살펴보자. 참고로 여기에서 ‘색’(色)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호색(好色), 즉 여색을 좋아한다는 의미의 ‘색’이 아니다. ‘색’은 원래 우리 자신의 몸을 의미했고, 그 의미가 확대되어서 신체 기관뿐만 아니라, 색, 소리, 냄새, 맛, 촉감과 같은 감각 기관을 포괄한다. 


 “부처가 말한 색즉시공이란 눈에 보이는 사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가 눈앞의 것들을 보면서 그것이 수시로 바뀐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일깨워 주는 것이다.” - p76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믿는 경향이 있다. 멋있고, 아름다운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은 변하는 형체다. 아무리 멋져 보이려고 성형수술을 하고 값비싼 장신구로 몸을 치장해도 그것은 나 자신이 아니다. 나는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색즉시공’ 즉 나는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공’(空) 비어있다는 한자이지만, 불교에서 ‘공’은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 즉, 나의 마음을 닦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격을 수련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사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출처: Unsplash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출가’는 바로 나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사회적 지위, 다양한 모습이 아닌, 그 실체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출가란 바로 우리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 즉 우리의 진실한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의미다. 다시 말해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실은 그저 환상일 뿐이다.” - p32


 물론 우리의 몸인 ‘색’은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지만, 이 변하는 존재도 온갖 느낌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한 나를 꾸미는 것도 나의 자존감이 올라가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멋져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한 ‘느낌’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공즉시색’이라고 말한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점이다. 우리가 존경하거나 우상화하는 사람이나 물체도 그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의식해야 한다. 그들도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세포로 이루어진 존재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부러움을 느끼기보다는 우리 자신의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이를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수생을 일상생활 속에서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야심경》은 내가 오감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수온), 그리고 내가 머릿속에 만들어내는 이미지(상온)를 믿지 말고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적 지위라는 것도 결국 ‘기호’이고, 이것은 사람들이 만든 이미지다. 교수나 종교인, 의사, 변호사 등은 존경을 받는 지위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는 것도 일종의 사회적 개념으로 만들어졌다. 


 개념도 일종의 ‘기호’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의심해야 한다. 개념에 집착하면 어떤 인위적인 환영 속에 가두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해탈은 일상생활 속에서 해탈하는 것이다. ‘번뇌가 곧 보리’라고 했다. 이것은 불교 사상의 적극적인 면을 보여주는 개념이다.” - p30 

 불교에서 중요한 개념인 오온은 색온, 수온, 상온, 행온, 식온이 그것이다. 오온은 ‘집합’이라는 뜻이고, 부처는 오온으로 우리의 생명과 자아를 해석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색은 오온은 첫 번째인 색온이다. 


 “‘오온은 모두 공이다’라는 개념은 허무주의가 아니다. 오온이 모두 공이라는 말은 주재자가 없고, 운명으로 정해진 것도 없으며, 신이 결정하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깨달음이란 인연에 대해 아는 것이다.” - p98


 우리는 ‘생로병사’를 겪으면서 세상을 산다. 그러면서 ‘희로애락’을 느낀다. 누군가는 행복하고, 누군가는 슬프다. 하지만 결국 이것도 우리가 만든 ‘개념’ 때문이다. 좋은 아파트, 직장을 갖고,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는 것을 ‘행복’이라는 개념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이러한 것을 얻고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더 많은 부와 명예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야심경》의 ‘반야’는 ‘지혜’를 뜻한다. “오온이 모두 공이다”라는 것을 인식하고, 모든 것에 의심을 품어야 한다. 그러면서 일상을 ‘수행’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본질’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심지어 ‘선과 악’을 나누는 행위가 ‘악’을 더 많이 만든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아직도 유혈사태가 멈추지 않는 것도 ‘선과 악’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들이 옳고, 남은 틀리다’라고 이분법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출처: Unsplash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들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느껴야 한다. 현재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보시’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그것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행위다. 


 “보시는 남의 슬픔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남을 도와주는 행위 속에서 우리 안의 소유욕과 잃어버릴 것을 두려워하는 불안감이 사라지고 평정심을 얻게 된다.” - p36 


 행복과 불행, 선과 악, 미움과 추함 등의 경계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의 존재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깨달음을 얻으면, 조금 더 인생을 수월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자세다. 맑은 날은 맑은 날로 누리고,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날로 누리면 된다. 그 어디에도 ‘호불호’는 없는 것이다.  


 이 책은《반야심경》의 개념을 그나마 쉽게 설명해주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이해를 돕는다. 260자의 지혜를 몸과 마음에 새겨본다. 


 - 한 줄 요약 : 색즉시공, 공즉시색, 눈에 보이고, 느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 생각과 실행 : 겉으로 보이고 느끼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사물의 본질을 뚫어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상생활을 ‘수행’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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