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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Apr 12. 2020

독서는 최고의 공부다. 과연 고리타분한 이야기일까?

 “아침에 눈을 뜬다. 샤워를 한다. 생수병을 집어 든다. 5가지 비타민을 섭취한다. 그리고 명상이나 독서가 아닌 유튜브를 켠다?”


 습관 시스템에 따라서 아침에 기상하면 이러한 일련의 행동을 반복한다. 다만 아침에 가장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명상이나 독서 대신 유튜브 방송 시청으로 바뀌었다. 구독 채널 중에서 애독하는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시작하려면 몸을 깨워야 한다. 몸이 깨야 정신이 깬다. 커피 한 잔 보다는 스트레칭 5분이 정신을 맑게 만드는데 훨씬 효과가 크다는 점을 깨달았다. 몸이 깨어난 후에 하루를 계획하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온라인 콘텐츠가 뜨고 있다.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아이들은 온라인 학습을 한다. 그동안 음지에 묻혀있던 콘텐츠들도 재조명받고 있다. 아마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혜택을 본 사람들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일 것이다. 영화, 드라마, 교육 프로그램, 게임 등. 다음은 이러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IT 업체다. 노트북과 태블릿이 줄기차게 팔리고 있고, 데이터 증가량에 따라서 서버 시스템 수요도 확충 중이다. 심지어 온라인 동영상 제공업체인 넷플릭스는 늘어나는 데이터양을 감당하지 못해서 콘텐츠의 화질을 낮추면서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온라인의 홈 트레이닝뿐만 아니라 요새 아이들의 온라인 학습 콘텐츠를 같이 보면서 정말 뛰어난 기술의 발전을 느낀다. 양질의 콘텐츠가 넘쳐흐른다. 나도 요새 온라인으로 여러 가지를 학습하고 있다. 최신 IT 기술, 프로그래밍, 심지어 명상 등. 화질도 좋고, 강연자의 진행도 깔끔하고, 그래픽과 애니메이션도 훌륭하다. 너무나 쉽게 지식을 흡수할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 온라인 콘텐츠를 많이 이용하자?”


 이 글의 결론은 그것이 아니다. 오히려 책을 더 읽자는 것이다. 온라인 학습을 하면서 하나의 커리큘럼을 마치고 나면 나의 머릿속에 어떤 지식이 쌓인 것 같지만 왠지 휘발성으로 느껴진다. 동영상을 끝내고, 학습을 마치고 나면, 그동안 배운 것이 날아가는 느낌이다. 물론 옆에 노트 필기를 하고 나의 것으로 소화하면 된다. 

 하지만 그래도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책을 펼쳤다. 책의 목차를 쭉 훑어보고 내용을 한 번 살펴보니 느낌이 다르다. 뭔가 더 정돈되고, 활자의 힘이 느껴진다. 작가와 편집자의 고심이 보인다. 


 예를 들어서 독서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유튜브나 세바시 등 강의를 시청한다고 하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나 일반인들이 독서의 매력에 대해서 설명할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지만 동영상을 끄고 나면 배운 내용이 빠른 속도로 나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30분의 시간을 투자했다면 나에게 남는 기억은 1분도 채 안될 것이다. 


 그런데 책은 어떠한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을 펼쳐서 쭉 훑어보다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 한 구절을 찾는다. 거기에 밑줄을 긋고, 나의 생각을 책에 남기거나 SNS, 블로그 등에 쓴다. 만약 유시민 작가의 강연을 실제로 듣는다면 60분 동안 집중해서 들어야 하고, 그중에 나에게 정말 도움이 되고, 건질 수 있는 것은 많아야 두, 세 개 정도다. 그의 책을 읽으면 몇 분 만에 답을 찾을 수 있는 데도 말이다. 


 물론 동영상은 동영상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우리에게 스토리를 들려준다.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은 스토리를 좋아한다. 스토리에 울고, 웃고, 감동한다. 하지만 효율성인 측면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크지 않다. 우리가 어떤 강의를 1시간 동안 듣고, 내용을 정리해보라고 하면 몇 줄이나 적을 수 있을까? 


 따라서 공부를 하려면 책이 필요하다. 독서를 해야 한다. 책에서 나에게 필요한 내용, 감동을 주는 내용을 찾아서 밑줄을 치고 나의 의견을 적으면서 내 것으로 소화해야 한다. 


 앞으로 온라인 콘텐츠는 더 넘칠 것이다. 수많은 프로와 아마추어가 좋은 시스템 환경에서 콘텐츠를 올릴 것이다. 5G 시대가 오면 빠른 데이터 속도 때문에 더 많은 이들이 콘텐츠의 소비자가 되면서 동시에 생산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늘어나는 콘텐츠로 인해서 우리는 양질의 콘텐츠를 찾는데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막상 좋은 콘텐츠를 찾아도 5분 길게는 30분을 지켜봐야 한다. 건지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고, 기억 속에서 빨리 사라진다. 수동적인 공부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책도 가만히 읽기만 하면 수동적인 행위가 된다. 능동적으로 그 책에 빠져서 줄을 치고, 저자와 같이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것이 된다. 


 온라인 콘텐츠에는 분명히 장점이 있다. 우리가 상상만으로 힘든 부분을 해결해 준다. 앞서 언급한 홈 트레이닝이 대표적이다. 아무리 책의 사진을 보고 동작을 연구해도 동영상만큼 효과가 없다. 또한 동영상에서 뛰어난 트레이너와 같이 운동을 하면서 나도 그 사람처럼 될 수 있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한다. 


 이러한 장, 단점을 의식해야 한다. 온라인 콘텐츠의 가장 큰 문제는 무분별한 클릭이다. 내가 필요한 내용만 보면 되지만, 끊임없이 나의 호기심과 본능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넘친다. 결국 양질의 콘텐츠를 검색하는데 걸리는 시간, 그리고 무분별한 클릭으로 나의 학습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공부를 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 책으로 나의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독서는 시작이고 끝이다. 온라인 콘텐츠는 서포트하는 역할이다. 객이 주가 되면 안 된다. 


 지금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가? 영어, 글쓰기, 독서, 낚시, 골프 등등. 좋은 책을 가이드 삼아서 공부를 시작하자. 독서는 최고의 공부법이다. 앞으로 100년이 더 지나서 인공지능이 판을 치더라도 근본은 바뀌지 않는다.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인간만이 살아남는다. 독서는 가장 능동적인 행위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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